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청춘FC의 프로팀 창단 가능성이 언급되었다. 물론 유명 매체가 아닌데다가 후속 기사나 소식이 전무한 것으로 보아, 어디선가 카더라를 들은 기자의 뇌내 망상이거나 여론 떠보기식의 기사였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찌라시를 흘려듣지 못하고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건 내가 청춘FC의 팬이기 때문이겠지. 프로그램 끝나고 불확실한 현실속으로 뿔뿔이 흩어질 아이들이 눈에 밟히니까. 아이들이 계속해서 축구선수로 남아있길 바라니까. 아이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더 보고싶으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청춘의 프로팀 창단 가능성이 작다고 보지만, 현실이야 어쨌든간에 프로팀 창단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단, 반드시 지켜져야 할 전제조건을 준수한다는 가정 하에 말이지.






  내가 생각하는, 청춘FC의 프로팀 창단(청춘FC의 프로팀화)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조건들이 있다.


  첫째, 현재 소속된 스물 세 명의 선수들은 물론, 남은 두 명의 예비 엔트리까지도 본인의 의사만 있다면 모두 데려갈것.

  청춘FC를 프로팀으로 만든다면서 선수 중 일부만 데려간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건 청춘FC를 이용해먹겠다는 말 밖에는 안된다. 사실, 청춘FC가 국민적 사랑을 받고 관심과 지지를 받는 이 시점에, 새로운 구단을 창단하면서 청춘FC를 흡수하겠다는 것 자체가 청춘FC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용? 물론 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하면 청춘FC는 지금 이용 당하고 말고를 걱정할 처지가 아니다. 청춘FC를 흡수해 줄, 아니,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거둬줄' 곳만 있다면 이용을 하든 활용을 하든 상관 없을 정도다. 문제는, 이용해먹기'만' 하면 안된다는 거지. 청춘FC로 꿀은 빨고 싶은데, 감당하지 못할 선수들까지 데려가는게 싫다면 그야말로 이용해먹기'만' 하겠다는 심보라 안된다는 거다.

  청춘FC라는 팀의 스쿼드가 그닥 두꺼운 편은 아니다만, 또 엄청 얇은 편도 아니다. K챌린지에 청춘FC보다도 스쿼드가 빈약한 팀도 있으니. 문제는 23명에서 최대 25명까지 되는 그 선수들 간에도 실력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1군 2군 나눌 정도까지는 아니다만은, 그래도 현재 상태에서 주전선수와 비주전선수간의 격차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청춘FC의 선수들은 최소 1년 이상 축구를 쉬다가 다시 훈련을 시작한지 이제 겨우 4개월 남짓이 되었을 뿐이다. 앞으로 어떤 선수가 더 발전하고 기량을 회복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런 상태에서 당장의 실력만 가지고 일부 선수만 빼돌려 팀을 창단한다면 그건 청춘FC라는 팀을 프로로 창단시키는 게 아니다. 그냥 청춘FC 출신 선수를 영입하는 거지. 게다가, 청춘FC는 소속된 모든 선수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훈련을 도와가면서 만들어진 팀이다. 일부 선수들이 아직 기량회복이 덜 되었거나 덜 성장했다고 해서 지금의 청춘FC가 있기까지의 그들의 공을 경시해서는 안된다.

  또한, 처음 청춘FC 멤버가 정해지던 순간 감독들이 말했듯, 예비 엔트리까지도 모두 청춘FC의 선수들이다. 그들도 원한다면 프로팀으로 창단하는 청춘FC에 합류할 수 있어야 한다. 청춘FC 선수는 모두 25명이다. 이 모두가 함께하지 않는 한(자의로 참여를 원치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그 팀은 청춘FC가 아니다. 청춘FC라는 팀을 프로팀으로 창단하려 한다면 이 부분이 가장 중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최소한 1년간은 성적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훈련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할것.

  앞서 말했듯 청춘FC의 선수들은 최소 1년에서 최대 12년까지 축구를 쉬었던 선수들이다.(K리그, 내셔널리그, U리그까지의 경력만 선수 경력으로 본다. 아마추어 리그인 K3리그에서의 경력은 제외.) 그런 선수들이 이제 겨우 4개월 남짓 훈련을 받으면서 겨우 14경기를 치뤘다. 실력 향상, 기량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이번 K챌린지 선발팀과의 경기에서도 보였듯, 솔직히 청춘FC의 실력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당장 챌린지 리그에 참여한다면 지금 꼴지인 팀과도 아주 어려운 싸움을 할 것이 자명하다. 한동안은 소위 승점자판기 신세를 면치 못할것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실력을 이만큼 끌어올린 것으로 볼 때, 그리고 청춘FC 소속 선수들이 한때는 자신들의 기량을 인정받았던 유망주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몸이 더 만들어지고 기량이 회복되면서 꾸준하게 경기를 소화하며 실력이 향상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정말 말 그대로 최소한이다.) 1년간은 구단과 프런트, 그리고 서포터들이 성적과 관련해 청춘FC에게 그 어떠한 압력이나 부담을 주지 않고 성장을 응원하며 지켜봐주어야 한다. 또한 성적이 부진하다 하여 지원이 축소되는 일 없이, 오히려 더 많은 지원을 해줌으로써 선수들이 축구 외의 문제에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고, 성적과 상관없이 적절한 연봉이 보장되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어야 한다. 여론도 청춘FC의 성적이 저조하다 하여 조롱하거나 비난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건 뭐 불가항력이니...

  어쨌든, 적어도 1년간은 성적과 상관없이 팀을 운영할 자신이 없다면,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하여 3개월, 6개월만에 찬밥 신세 만들 요량이라면, 괜히 선수들 두번 상처주지 말고 차라리 팀 창단을 하지 않는것이 낫다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셋째, 최소한 3년간은 운영이 보장될것.

  앞서 말했듯 청춘FC는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추기까지 아무리 빨라도 1년은 걸릴 것이다. 그런데 1년 조금 지나서 운영이 흐지부지 되면, 이 선수들은 챌린지 리그 꼴찌팀의 수준미달 선수들이라는 낙인이 찍힌채 시장에 나가게 된다. 실력을 갖춘 뒤에 스스로를 증명할 기회를 주려면, 적어도 3년간은 운영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 다음에 운영이 어려워 팀이 해단하고 선수들이 자유계약 선수로 풀린다고 해도 다른 곳에서 계속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기회를 찾을 수가 있다. 3년 안에 자신들의 실력을 증명하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지만, 청춘FC라는 팀을 프로팀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최소한 그 3년간의 기회는 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자신할 수 없고 담보할 수 없다면, 청춘FC라는 팀에 관심있는 것이 아니라 청춘FC라는 팀을 이용해 자신들을(그것이 지자체든 기업이든) 홍보하고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단으로 이용해 먹는데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다. 청춘FC를 축구 팀으로 보지 않고 청춘FC의 선수들을 축구 선수로 보지 않는다면, 그저 자신들을 빛내줄 장신구로 여기고 도구로만 여긴다면, 그들이 주체가 되어 청춘FC를 프로팀으로 만드는 것에는 반대한다. 그건 결코 선수들을 위하는 길이 아니며 선수들에게 축구로 상처를 줄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넷째, 선수들을 활용할 감독이 아닌, 선수들에게 활용될 감독에게 팀을 맡길것. 현 감독인 안정환 감독과 이을용 감독이 맡아주면 가장 좋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아이들을 이해하고 제대로 키워줄 감독에게 맡길것.

  또 다시 말하지만, 청춘FC는 당장 축구단으로 써먹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러므로 그 누구든, 청춘FC를 맡게될 감독은 청춘FC 선수들을 데리고 당장 성적을 내는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나는 청춘FC의 팬이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그렇다. 즉, 그 어떤 대단한 감독이 와도 당장 청춘FC 선수들을 활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말이다. 오히려 청춘FC에는 자신이 가진 모든것을 '빼먹힐' 각오가 되어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활용해 먹을 수 있는 감독, 그런 능력과 열정이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 안정환 감독과 이을용 감독처럼 말이지.

  그래서 가능하면 안정환 감독과 이을용 감독을 그대로 기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두 감독처럼 청춘FC 선수들의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하면서도 그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감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선수들을 활용해 성적을 내는 데 열정이 있는 감독이 아니라, 선수들이 자신을 활용해 성장하는 데 관심이 있고 열정이 있는, 안정환과 이을용 같은 감독은 정말 드물다. 그러니 얼마를 주더라도 가능한 한 두 감독을 모셔와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안정환과 이을용처럼 아이들을 이해하고 제대로 키워줄 수 있는 감독을 어떻게든 찾아 맡겨야 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청춘FC라는 팀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사실상 크지 않다.


  다섯째, 셀링 구단이 되는것을 꺼리지 않을것.

  청춘FC라는 팀을 흡수한다면 청춘FC의 기획 의도 또한 흡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이유로든 축구를 버렸거나 축구에게 버림받은, 그럼에도 아직까지 축구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축구 미생들에게 두번째 기회를 준다는 그 기획 의도가 구단의 정신이자 모토로 남아야 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지금 청춘FC의 선수들 같은 선수들을 발굴해낸다면 더 좋은 일이고, 무엇보다, 훌쩍 성장해 더 큰 물에서 헤엄칠 능력이 되고 또 그래야 마땅한 선수들은 미련없이 더 큰 물로 갈 수 있도록 놓아줄 줄 알아야 한다. 셀링 구단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스토리를 발견하고 재생산하면서 구단이 가지는 스토리는 점점 더 커질 수 있고, 그럼으로써 더 많은 팬층을 확보할 수도 있다. 청춘FC 선수들의 스타성에 집착해 행여 선수의 앞길을 막는 구단이 되지 않겠다는 다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상이 내 기준에서 보는, 청춘FC라는 팀이 프로팀으로 창단된다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사항들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것이라 생각한다. 다 제쳐두고, 챌린지 리그에 팀을 창단하기 위해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비용과 지원을 감당할 곳이 있을지부터가 의문이다. 기업 스폰도 아나고 시민구단이라면 더더욱 어렵지 않을까 싶다. 하물며 내가 주장하는 저 다섯가지 조건이 모두 실현 가능한 팀이 창단된다는건 사실 기적에 가깝다.


  그렇지만, 청춘FC의 팬으로서, 아주 희박한 가능성이라고 할 지라도, 청춘FC라는 팀이 그대로 프로팀이 될 수만 있다면 정말 기쁘겠다. 어렵겠지만 불가능한것은 아니니, 일단은 관련 논의가 긍정적인 결과로 맺어지길 온 마음을 다해 바라는 중이다. 기적이라는 것은 분명 존재하니까, 청춘FC 선수들이 가진 열정과 꿈은 그 기적을 가지기에 충분하니까.


  부디,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결론나기를. 청춘FC의 유니폼을 입고 챌린지 리그 경기장에 선 스물 다섯명을 볼 수 있는 날이 있기를. 부디, 아이들의 간절한 꿈이 모두 이뤄지기를.

  현실적인 나지만, 비현실적인 바람이란걸 알면서도 간절해진다. 머리도 마음도 복잡하지만, 단 하나 명료하게 보이는 것이 있다. 청춘FC 선수들이 가진 꿈. 그거 하나만은 정말 명료하게 보인다. 현실이 아무리 명료해봤자 아이들의 꿈보다 더 뚜렷하겠으며, 현실이 아무리 밝아봤자 아이들의 꿈보다 더 빛나랴. 그래, 그러니 일단 응원하고 보는거지.






+ 겸사겸사, 청춘FC 앰블럼의 남색과 라임색으로 블로그 컬러를 바꿨다. 뭐 별 대단한 건 아니지만, 그냥, 애들 응원하는 의미에서.


+ 청춘FC라는 예능용 아마추어 팀이 그리 쉽게 프로화 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 없다. 청춘FC 팬들이라고 물정 모르는 거 아니다. 어려울 거 알면서도 부딪히는게 청춘이고, 그럴 가치가 있으니까 꿈 아닌가? 응원은 못해줄 망정 조롱하고 비아냥대는 개축빠(이새끼들은 국축빠가 아니라 개축빠들임. K리그 욕먹이고 정 떨어지게 만드는 개새끼들.) 새끼들은 지들이 뭐 1원 한 푼, 응원 한 마디 보태줄 거 아니면 그냥 닥치고 있기를. 니들만 현실 잘 아는거 아니니까 그냥 좀 닥쳐. 내가, 우리가 꿈 꾸겠다는데 니들이 뭔 자격으로 그게 되네 마네 지껄이고 접으라 마라 간섭질이야 시발놈들이. 되려 응원해주는 K리그 팬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 거르고 니놈들 개축빠들한테 도와달란 말 안 할테니까 상관 말고 꺼져. 어차피 네놈들은 도와줄 능력도 없으니까 뭐라도 되는 양 오지랖 쳐 부리지 말고. 그렇게 남의 꿈 비웃는 네놈들 꿈은 뭐 그렇게나 현실적이냐? 꿈도 희망도 없는 새끼들이 꼭 남의 꿈 비웃고 무시하더라.


+ K리그 팬들은 제발 노답 개축빠들좀 어떻게 해보시길... 저새끼들 때문에 K리그에 없던 정까지 떨어지게 생겼음. 맨날 팬 유입 늘려야한다고 타령하는 것들이 되려 팬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을 쫓아내고 있으니, 정상적인 K리그 팬들이라면 저놈의 개축빠 소리 들을만한 진상들부터 자체적으로 정화하는게 K리그에 보탬이 되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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