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면서

  아주 오래전부터 하려고 했던 작업을 드디어 시작한다.


  스갤이든, 피지알이든, 엠팍이든 또 어디든... '홍진호'로 검색하고 다니다 보면, 홍진호와 박성준, 홍진호와 조용호를 비교하는 글을 심심찮게 본다. 대부분은 홍진호를 무시하는 글이다. 그들의 논리는 단 하나, 진호에게는 정규 개인리그 우승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아주 단순하게 비교하고 평가한다. 스타판이란 이제 그들에게 '이미지'로만 남아서, 그들이 받았던 임팩트 ㅡ이를테면, 진호의 수많은 준우승이나, 엄재경이 그토록 포장했던 저그의 첫 우승 아닌 첫 우승을 이뤄낸 박성준이나, 조용호가 범죄자 마씨를 꺾고 들어올렸던 주먹이나 하는 것들ㅡ만 기억한 채로, 그것들을 근거삼아 주관적인 '감상'을 객관적인 '평가'인양 주워 섬기는 것이다. 그들은 정말 '객관적'인 자료는 찾기도 귀찮을 뿐더러 관심도 없으므로, 그들에게는 백날천날 홍진호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였는지를 설명해보았자 소용이 없다. 그들은 홍진호를 '평가'할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쩔 수 없는 팬인지라, 그들이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할 때면 그것을 반박하고 싶었다. 그러나 역시나 내게도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하는 일은 귀찮은 일이며 많은 노력과 인내심과 또한 시간을 요하는 일인지라, 단편적인 자료만 조금씩 정리했을 뿐 이렇게 엄청난 볼륨의 작업을 하겠다고 마음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 더운 날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 휴가를 소비하며 이 자료를 정리한 것은, 계속해서 폄하되는 진호의 선수시절을 더는 그냥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불타는 더위만큼이나 내 팬심이 갑자기 들끓었나? 아무튼, 선수 시절에도 폄하받던 진호는 방송계로 진출하면서 더 깎아내려지고 더 무시당한다. 다른건 몰라도 '프로게이머 홍진호'가 왜곡당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팬심이 발동해 이 무모한 노가다를 하고 있다.


  진호야, 너는 이런 팬의 마음을 알랑가 모르겄다.


  홍진호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시대 속에서 버텼는지, 많은 이들이 무시하는 홍진호의 업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 내가 왜 홍진호 짱짱을 여지껏 외치고 있는지, 뭐 그런 것들을 이 자료들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자료를 정리하다 보니... 새삼, 진호가 대견하고 안쓰럽고 그렇네. 넌 어떻게 저 시절에 그렇게 날아다녔을까? 난 네가 하늘을 날고 있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야, 아무리 네가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그런데 지금 보니 난 정말로 이기적이었구나. 다른 저그는 다 추락해도 너는 당연히 날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게 얼마나 무모한 욕심이었는지 새삼 알 것 같다. 그런데도 너는 용케, 그렇게도 멋지게 하늘을 누비며 웃고 있었구나.


  자료 정리가 끝났다. 이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함께 살펴봐주기를 청한다, 홍진호가 얼마나 어려운 싸움을 했었는지.

 

 

 


 

* 범례

 - 도표 작성시 선수들의 순서는 데뷔 순으로 한다.

 - 각 항목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선수의 기록에 해당 선수의 '퍼스널 컬러'로 강조한다. 2자 동률일 경우 두 명 모두를 강조표시하며, 3자 동률일 경우 강조처리 하지 않는다. 또한, 명확한 가치판단이 어려울 경우 별도의 강조처리를 하지 않는다.

 - 별도의 언급이 없을 시, 가장 좋은 성적을 가리는 기준은 '승률'로 한다.

 - 각 선수별 퍼스널 컬러는 다음과 같다.

    = 홍진호 : 노란색 (아이디 '[NC]...YellOw'의 노란색을 사용)

    = 조용호 : 하늘색 (별명 '어린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남자 얼인히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하늘색을 사용)

    = 박성준 : 빨간색 (질레트배의 빨간머리에서 영감을 얻어, 옅은 빨강색이라고 쓰고 분홍색이라고 읽...을 사용)

 - 각 항목별 성적 산출 방법을 적어놓았으므로, 필자와 성적 산출 방법이 다른 독자는 도표를 참고하여 별도로 계산바람.

 

 

 

 


1. 통산 기록
 

  1-0. 선수생활 기간

    1-0-0. 공식 기간의 기준 : 이 글에서는 '방송'된 '대회'의 '경기'를 기준으로 한다.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공식 데뷔일

2000. 12. 12.

2001. 02. 02.

2002. 09. 25

 공식 은퇴일

2011. 06. 25.

2007. 11. 20.

2010. 06. 11

 공식 선수생활 기간

3848일

약 128개월

2483일

약 83개월

2817일

약 94개월

 

  1-1. 통산 성적

    1-1-1. 통산 전적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통산전적

923전 527승 396패

57.1%

600전 331승 269패

55.17%

671전 390승 281패

58.12%

테란전 총 전적

427전 235승 192패

55.03%

266전 129승 137패

48.5%

279전 147승 132패

52.7%

프로토스전 총 전적

275전 165승 110패

60%

125전 84승 41패

67.2%

217전 151승 66패

69.59%

저그전 총 전적

221전 127승 94패

57.5%

209전 118승 91패

56.5%

175전 92승 83패

52.57%

    1-1-2. 전적 보정 : 선수별 통산 전적이 달라 생길수 있는 의문점은 다음의 동일 전적 비교로 확인할 수 있다. 보정 기준은 가장 전적이 적은 조용호의 통산 전적(600전)이며, 다음 표는 첫 전적부터 600전까지의 각 선수별 기록이다.

※ 홍진호, 박성준 전적 보정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통산전적

600전 382승 218

63.67%

600전 331승 269패

55.17%

600전 351승 249패

58.5%

테란전 총 전적

279전 174승 105

62.37%

266전 129승 137패

48.5%

255전 137승 118패

53.73%

프로토스전 총 전적

160전 105승 55패

65.63%

125전 84승 41패

67.2%

187전 129승 58패

68.98%

저그전 총 전적

161전 103승 58패

63.98%

209전 118승 91패

56.5%

158전 85승 73패

53.8%

 

  1-2. 전성기 성적

    1-2-0. 전성기의 정의 : 이 글에서는 '총 승률 60% 이상'의 연 단위 기간을 의미한다.

    1-2-1. 전성기 성적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전성기 기간

2001 - 2004

2002 - 2003

2004, 2006

전성기 총 성적

594전 379승 215패

63.8%

268전 164승 104패

61.19%

232전 151승 81패

65.09%

전성기 테란전 성적

276전 173승 103패

62.68%

133전 74승 59패

55.64%

107전 68승 39패

63.55%

전성기 프로토스전 성적

160전 105승 55패

65.63%

56전 42승 14패

75%

70전 48승 22패

68.57%

전성기 저그전 성적

158전 101승 57패

63.92%

79전 48승 31패

60.76%

55전 35승 20패

63.64%

    1-2-2. 전성기 기간 보정 : 홍진호의 전성기 기간(4년)이 조용호와 박성준의 전성기 기간(2년)의 두배이므로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가 어렵다고 생각될 경우, 홍진호의 전성기중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한 2년간의 '최고 전성기 기록'으로 동일한 기간(2년)동안 세 명이 기록한 성적을 비교할 수 있다.

※ 홍진호의 기간 보정 결과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전성기 기간

2001 - 2002

2002 - 2003

2004, 2006

전성기 총 성적

334전 221승 113패

66.17%

268전 164승 104패

61.19%

232전 151승 81패

65.09%

전성기 테란전 성적

149전 102승 47패

68.46%

133전 74승 59패

55.64%

107전 68승 39패

63.55%

전성기 프로토스전 성적

97전 61승 36패

62.89%

56전 42승 14패

75%

70전 48승 22패

68.57%

전성기 저그전 성적

88전 58승 30패

65.9%

79전 48승 31패

60.76%

55전 35승 20패

63.64%

 

  1-3. 최고 성적

    1-3-0. 연 최고 성적 산출 방법 : 총 승률, 각 종족별 승률이 가장 높은 연 단위 성적을 각각 기재. 단, 승률이 가장 좋은 해의 전적이 30전 미만일 경우 승'률'기록으로서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 그 다음으로 좋은 기록을 기재.

    1-3-0. 100전 최고 성적 산출 방법 : 총 승률, 각 종족별 승률이 가장 높은 100전 구간의 성적을 각각 기재.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연 최고 성적

2002년

210전 143승 67패

68.1%

2002년

109전 67승 42패

61.47%

2004년

143전 95승 48패

66.43%

테란전 연 최고 성적

2002년

95전 68승 27패

71.58%

2002년

48전 27승 21패

56.25%

2004년

73전 50승 23패

68.49%

프로토스전 연 최고 성적

2004년

30전 22승 8패

73.33%

2003년

32전 25승 7패

78.13%

2008년

30전 22승 8패

73.33%

저그전 연 최고 성적

2003년

47전 32승 15패

68.09%

2002년 

37전 23승 14패

62.16%

2005년

36전 21승 15패

58.33%

100전 최고 성적

75승 25패

01.11.28 - 02.04.10

69승 31패

03.06.25 - 04.03.29

71승 29패

03.11.19 - 04.08.13

테란전 100전 최고 성적

73승 27패

01.11.16 - 02.11.29

59승 41패

03.02.15 - 04.11.21

64승 36패

03.12.08 - 05.06.10

토스전 100전 최고 성적

69승 31패

02.11.03 - 06.02.04

71승 29패

02.02.24 - 06.08.05

72승 28패

04.04.10 - 07.06.07

저그전 100전 최고 성적

70승 30패

01.10.01 - 03.08.16

62승 38패

01.06.05 - 04.02.12

64승 36패

03.11.11 - 07.05.25

 

  1-4. 랭킹기록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역대 프로게이머

통산 다승랭킹

5위

18위

10위

역대 케스파 랭킹

1위 횟수

기록 없음

공동 9위

4회

2006.07 - 2006.10

6위

11회

 2005.04 - 2006.02

역대 케스파 랭킹

2위 횟수

3위

12회

2002.09 - 2003.02

2003.10 - 2004.03

18위

1회

2006.11

공동 7위

6회

2005.02 - 2005.03

2006.03 - 2006.06

역대 케스파랭킹

3위 이내 횟수

공동 5위

24회

공동 15위

7회

11위

17회

역대 케스파랭킹

5위 이내 횟수

5위

32회

공동 11위

24회

공동 11위

24회

역대 케스파랭킹

10위 이내 횟수

공동 6위

44회

8위

43회

공동 14위

31회

역대 케스파랭킹

저그랭킹 1위 횟수

2위

27회

2002.05 - 2004.07

6위

4회

2006.07 - 2006.10

3위

23회

2004.08 - 2006.06

역대 케스파랭킹

저그랭킹 2위 횟수

8위

7회

2002.03 - 2002.04

2004.09 - 2005.01

1위

18회

2003.03 - 2004.05

2006.05 - 2006.06

2006.11

15위

2회

2008.10

2009.01

역대 케스파랭킹

저그랭킹 3위 이내 횟수

2위

46회

3위

41회

4위

33회

 



 

 

2. 양대 정규 개인리그 기록
 

  2-1. 결승 진출 횟수와 성적

    2-1-0. 성적 산출방법 : 우승 2점, 준우승 1점. 필자와 성적 산출방법이 다른 독자는 도표를 토대로 계산바람.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OSL 결승 진출 횟수

2회

2회

5회

OSL 결승 진출 결과

0회 우승, 2회 준우승

0회 우승, 2회 준우승

3회 우승, 2회 준우승

MSL 결승 진출 횟수

3회

2회

0회

MSL 결승 진출 결과

0회 우승, 3회 준우승

1회 우승, 1회 준우승

전적 없음

양대리그 결승 진출 횟수

5회

4회

5회

양대리그 결승 진출 결과

0회 우승, 5회 준우승

1회 우승, 3회 준우승

3회 우승, 2회 준우승

 

  2-2. 4강 진출 횟수와 성적

    2-2-0. 성적 산출방법 : 우승 4점, 준우승 3점, 3위 2점, 4위 1점. 필자와 성적 산출방법이 다른 독자는 도표를 토대로 계산바람.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OSL 4강 진출 횟수

7회

2회

5회

OSL 4강 진출 결과

준우승 2회, 3위 3회, 4위 2

준우승 2회

우승 3회, 준우승 2

MSL 4강 진출 횟수

3회

6회

0회

MSL 4강 진출 결과

준우승 3회

우승 1회, 준우승 1회

3위 1회, 4위 3

전적 없음

양대리그 4강 진출 횟수

10회

8회

5회

양대리그 4강 진출 결과

준우승 5회, 3위 3회, 4위 2회

우승 1회, 준우승 3회

3위 1회, 4위 3회

 우승 3회, 준우승 2회


  2-3. 본선 진출 횟수와 성적

    2-3-0. 본선의 범위 : 스타판 전반기에는 본선의 범위가 16강까지였던 반면, 스타판 중후반기에는 본선위 범위가 최대 36강까지 늘어났다. 따라서 본선범위를 각 대회의 기준에 준하는 본래기록과, 스타판 전반기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16강까지로 제한한 보정기록을 동시에 싣는다.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OSL 본선 진출 횟수

단, 최대 36강까지

14회

10회

15

OSL 본선 진출 횟수

16강까지

13회

8회

13회

MSL 본선 진출 횟수

단, 최대 36강까지

8회

11회

8회

MSL 본선 진출 횟수

 16강까지

8회

11회

6회

양대리그 본선 진출 횟수

단, 최대 36강까지

22회

21회

23

양대리그 본선 진출 횟수

16강까지

21회

19회

19회


  2-4. 맵 밸런스

    2-4-0. 데이터를 인용할 맵의 기준 : 해당 선수가 4강 이상 진출한 대회에서 사용된 맵. (8강 이하의 성적을 올린 대회는 작성자의 노가다가 너무 심해 생략한다.) 단, 해당 선수가 해당 종족과의 전적이 없는 맵은 제외한다.

    2-4-0. 맵 밸런스 기록 방법 : 모든 전적을 싣는것을 원칙으로 한다. 단, 너무 오랜 기간 쓰여 밸런스가 보정된 맵의 경우 리그 당해년도의 기록을 표기한다. 특정연도의 기록만 표기할 경우 해당하는 연도를 별도로 표기한다. 또한, 한 맵의 기록은 모두 같은 기간동안의 데이터를 사용한다. (예 : vs T 전적을 '모든 전적'이 아니라 '2001년 기록으로 한정'했을 경우, 선수의 기록도 2001년의 데이터만 인용한다.) 

    2-4-0. 맵 정렬 : 저그의 승률이 낮은 순으로 정렬한다. 단, 승률이 같을 경우 전적이 더 많은 순으로 정렬한다. 또한, 결승에서 사용된 맵은 붉은색으로 강조하되 동족전의 경우 강조하지 않는다.

    2-4-1. 홍진호

    2-4-2. 조용호

    2-4-3. 박성준

    2-4-4. 3자 비교

      2-4-4-0. 카운팅 방법 : 소숫점 아래는 버림.

      2-4-4-0. 생략원칙 : 세명 모두 수치의 변화가 없는 구간은 지면상 생략.

※괄호안 수치는 전체 맵 대비 비율.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vs T 저그 승률 0%인 맵

1개 / 33개

(3.03%)

0개 / 27개

(0%)

0개 / 17개

(0%)

vs T 저그 승률 10% 이하인 맵

2개 / 33개

(6.06%)

0개 / 27개

(0%)

0개 / 17개

(0%)

vs T 저그 승률 15% 이하인 맵

3개 / 33개

(9.09%)

0개 / 27개

(0%)

1개 / 17개

(5.88%)

vs T 저그 승률 20% 이하인 맵

3개 / 33개

(9.09%)

0개 / 27개

(0%)

2개 / 17개

(11.76%)

vs T 저그 승률 25% 이하인 맵

4개 / 33개

(12.12%)

0개 / 27개

(0%)

2개 / 17개

(11.76%)

vs T 저그 승률 35% 이하인 맵

10개 / 33개

(30.3%)

3개 / 27개

(11.11%)

2개 / 17개

(11.76%)

vs T 저그 승률 40% 이하인 맵

15개 / 33개

(45.45%)

8개 / 27개

(29.63%)

4개 / 17개

(23.53%)

vs T 저그 승률 45% 이하인 맵

23개 / 33개

(69.7%)

13개 / 27개

(48.15%)

8개 / 17개

(47.06%)

vs T 저그 승률 50% 미만인 맵

26개 / 33개

(78.79%)

16개 / 27개

(59.26%)

8개 / 17개

(47.06%)

vs T 저그 최저 승률 맵

0% Silent Vortex,

7.69% Ragnarok

33.33%

Face Off

15.38%

개척시대

vs T 저그 최고 승률 맵

68.52%

Neo Legacy Of Char

75%

Acheron

57.14% Forte,

57.14% (2005)

Rush Hour 2

vs T 맵 평균 저그 승률

36.6%

47.41%

44.67%

vs P 저그 승률 0%인 맵

1개 / 26개

(3.85%)

0개 / 24개

(0%)

 0개 / 15개

(0%)

vs P 저그 승률 25% 이하인 맵

2개 / 26개

(7.69%)

0개 / 24개

(0%)

 0개 / 15개

(0%)

vs P 저그 승률 30% 이하인 맵

3개  / 26개

(11.54%)

1개 / 24개

(4.17%)

 0개 / 15개

(0%)

vs P 저그 승률 45% 이하인 맵

3개 / 26개

(11.54%)

1개 / 24개

(4.17%)

 2개 / 15개

(13.33%)

vs P 저그 승률 50% 미만인 맵

6개 / 26개

(23.08%)

6개 / 24개

(25%)

5개 / 15개

(33.33%)

vs P 저그 최저 승률 맵

0% Silent Vortex,

22.22% (2001)

Neo Hall of Valhalla

29.6%

Indian Lament

45.05%

Troy

vs P 저그 최고 승률 맵

77.78%

River Of Flames

80%

Raid-Assult 2 (2005)

80%

Alchemist

vs P 맵 평균 저그 승률

52.82%

58.67%

57.97%

결승전별 맵의 저그 최저 평균 승률

36.89%

2001 코카콜라

41.24 %

2006 신한은행 시즌1

28.31

2005 신한은행

결승전별 맵의 저그 최고 평균 승률

45.2%

2002 KPGA 1차

48.06%

2002 KPGA 4차

60.79%

2004 질레트

결승전 맵의 저그 평균 승률

39.7%

44.95%

47.08%


  2-5. 종족 대진운

    2-5-0. 정의 : 16강 이상 진출한 대회에서, 각 종족별 대전횟수와 그 비율.

    2-5-0. 강조 : 4강 이상 진출한 대회는 붉은색으로 표시.

    2-5-1. 홍진호

    2-5-2. 조용호

    2-5-3. 박성준 

    2-5-4. 3자 비교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테란전 평균 비율

98전 / 185전

52.97%

76전 / 174

43.68%

76전 / 158전

48.1%

토스전 평균 비율

 46전 / 185전

24.86%

24전 / 174전

13.79%

49전 / 158전

31.01%

저그전 평균 비율

41전 / 185전

22.16%

74전 / 174전

42.53%

33전 / 158전

20.89%

4강 이상 진출한 대회

테란전 평균 비율 

75전 / 132전

56.82%

55전 / 124전

44.35%

40전 / 69전

57.97%

4강 이상 진출한 대회

토스전 평균 비율 

27전 / 132전

20.45%

15전 / 124전

12.1%

21전 / 69전

30.43%

4강 이상 진출한 대회

저그전 평균 비율 

30전 / 132전

22.73%

54전 / 124전

43.55%

8전 / 69전

11.59%


   2-6. 선수 대진운

    2-6-0. 정의 : 4강 이상 진출한 대회에서, 상대했던 모든 선수들의 당해연도 총 성적과 대저그전 성적.

    2-6-0. 정렬기준 : 저그전 승률이 높은 순으로 정렬. 단, 승률이 같을 경우 전적이 더 많은 순으로 정렬. 전적까지 같을 경우 총 승률을 기준으로 함.

    2-6-1. 홍진호

      2-6-1-1. 4강 이하

      2-6-1-2. 결승

당해년도 저그전 성적

당해년도 총 성적

2003 TG삼보 최연성 (2003)

32전 27승 5패 (84.4%)84.38

87전 68승 19패 (78.2%)78.16

2001 코카콜라 임요환 (2001)

94전 77승 17패 (81.9%)81.91

216전 159승 57패 (73.6%)73.61

2002 KPGA 2차 이윤열 (2002)

110전 78승 32패 (70.9%)70.91

238전 169승 69패 (71.0%)71.01

2003 올림푸스 서지훈 (2003)

73전 51승 22패 (69.9%)69.86

129전 85승 44패 (65.9%)65.89

2002 KPGA 1차 임요환 (2002)

87전 55승 32패 (63.2%)63.22

170전 102승 68패 (60.0%)

평균

74.06%

69.74%

    2-6-2. 조용호

      2-6-2-1. 4강 이하

      2-6-2-2. 결승

 

당해년도 저그전 성적

당해년도 총 성적

2002 파나소닉 이윤열 (2003)

2002 KPGA 4차 이윤열 (2003)

79전 55승 24패 (69.62%)

177전 116승 61패 (65.54%)

2006 신한은행 한동욱 (2006)

33전 21승 12패 (63.64%)

78전 44승 34패 (56.41%)

2005 CYON 마재윤 (2006)

43전 30승 13패 (69.77%)

116전 84승 32패 (72.41%)

평균

67.68%

64.79%

    2-6-3. 박성준

      2-6-3-1. 4강 이하

      2-6-3-2. 결승

 

당해년도 저그전 성적

당해년도 총 성적

2005 신한은행 최연성 (2006)

27전 19승 8패 (70.37%)

95전 61승 34패 (64.21%)

0405 IOPS 이윤열 (2005)

66전 39승 27패 (59.09%)

129전 73승 56패 (56.59%)

2008 EVER 도재욱 (2008)

36전 21승 15패 (58.33%)

110전 75승 35패 (68.18%)

2004 질레트 박정석 (2004)

40전 23승 17패 (57.5%)

105전 64승 41패 (60.95%)

2005 EVER 이병민 (2005)

35전 20승 15패 (57.14%)

86전 53승 33패 (61.63%)

평균

60.49%

62.31%

    2-6-4. 3자 비교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4강 이하 상대의 당해년도 저그전 성적 평균

57.84%

56.38%

54.38%

4강 이하 상대의 당해년도 성적 평균

56.57%

56.98%

54.4%

결승 상대의 당해년도 저그전 성적 평균

74.06%

67.68%

60.49% 

결승 상대의 당해년도 성적 평균

69.74%

64.79%

62.31%


  2-7. 양대 정규 개인리그 활동 결과
    2-7-1. 양대 정규 개인리그 활동 기간

      2-7-1-1. 양대 개인리그 활동 기간 : 양대 개인리그 본선에서의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까지의 기간. 본선의 기준은 각 대회에 준한다.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OSL 첫 본선

2001 한빛소프트

2002 SKY

2004 질레트

OSL 첫 4강

2001 코카콜라

2002 파나소닉

2004 질레트

OSL 첫 결승

2001 코카콜라

2002 파나소닉

2004 질레트

OSL 마지막 결승

2003 올림푸스

2006 신한은행 시즌1

2008 EVER

OSL 마지막 4강

2006 신한은행 시즌1

2006 신한은행 시즌1

2008 EVER

OSL 마지막 본선

2006 신한은행 시즌2

2006 신한은행 시즌3

2009 박카스

MSL 첫 본선

2002 KPGA 1차

2002 KPGA 2차

2004 스프리스

MSL 첫 4강

2002 KPGA 1차

2002 KPGA 2차

전적 없음

MSL 첫 결승

2002 KPGA 1차

2002 KPGA 4차

전적 없음

MSL 마지막 결승

2003 TG삼보

2005 싸이언

전적 없음

MSL 마지막 4강

2003 TG삼보

2005 싸이언

전적 없음

MSL 마지막 본선

2005 우주닷컴

2006 프링글스 시즌2

2010 하나대투

OSL 활동 기간

2043일

01.02.16 - 06.09.20

1637일

02.07.12 - 07.01.03

1842일

04.05.07 - 09.05.22

MSL 활동 기간

1205일

02.02.21 - 05.06.09

1618일

02.04.18 - 06.09.21

2143일

04.05.20 - 10.04.01

양대 개인리그 활동 기간

2043일

01.02.16 - 06.09.20

1722일

02.04.18 - 07.01.03

2156일

04.05.07 - 10.04.01

      2-7-1-2. 본선 범위 보정에 따른 양대 개인리그 활동 기간 : 2-8-1-1의 기록은 본선의 범위를 24강, 36강까지 확대하여 개최한 스타판 중후반기 리그의 기록을 포함한다. 따라서 본선이 16강까지였던 스타판 전반기와의 형평성을 위해 본선 범위의 기준을 16강까지로 좁힌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본선 범위 보정 결과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OSL 첫 본선

2001 한빛소프트

2002 SKY

2004 질레트

OSL 첫 4강

2001 코카콜라

2002 파나소닉

2004 질레트

OSL 첫 결승

2001 코카콜라

2002 파나소닉

2004 질레트

OSL 마지막 결승

2003 올림푸스

2006 신한은행 시즌1

2008 EVER

OSL 마지막 4강

2006 신한은행 시즌1

2006 신한은행 시즌1

2008 EVER

OSL 마지막 본선

2006 신한은행 시즌1

2006 신한은행 시즌1

2008 BATOO

MSL 첫 본선

2002 KPGA 1차

2002 KPGA 2차

2004 스프리스

MSL 첫 4강

2002 KPGA 1차

2002 KPGA 2차

전적 없음

MSL 첫 결승

2002 KPGA 1차

2002 KPGA 4차

전적 없음

MSL 마지막 결승

2003 TG삼보

2005 싸이언

전적 없음

MSL 마지막 4강

2003 TG삼보

2005 싸이언

전적 없음

MSL 마지막 본선

2005 우주닷컴

2006 프링글스 시즌2

2008 곰TV 시즌4

OSL 활동 기간

1945일 

01.02.16 - 06.06.14

1423일

02.08.02 - 06.06.24

1758일

04.05.07 - 09.02.27

MSL 활동 기간

1205일

02.02.21 - 05.06.09

1618일

02.04.18 - 06.09.21

1352일

04.05.20 - 08.01.31

양대 개인리그 활동 기간

1945일

01.02.16 - 06.06.14

1618일

02.04.18 - 06.09.21

1758일

04.05.07 - 09.02.27

    2-7-2. 양대 개인리그 최종 성적 

      2-7-2-0. 기록 인용 범위 : 각 리그 본선. 본선의 기준은 각 대회에 준한다. 진출전(예선, 듀얼 토너먼트, 서바이버 토너먼트 등) 제외.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OSL 테란전 성적

69전 37승 32패

(53.6%)

34전 13승 21패

(38.2%)

64전 29승 35패

(45.3%)

OSL 토스전 성적

34전 17승 17패

(50.0%)

7전 3승 4패

(42.9%)

39전 29승 10패

(74.4%)

OSL 저그전 성적

31전 23승 8패

(74.2%)

22전 12승 10패

(54.5%)

29전 16승 13패

(55.2%)

OSL 종합 성적

134전 77승 57패

(57.5%)

63전 28승 35패

(44.4%)

132전 74승 58패

(56.1%)

MSL 테란전 성적

31전 18승 13패

(58.1%)

46전 24승 22패

(52.2%)

15전 6승 9패

(40.0%)

MSL 토스전 성적

14전 5승 9패

(35.7%)

18전 10승 8패

(55.6%)

14전 6승 8패

(42.9%)

MSL 저그전 성적

10전 6승 4패

(60.0%)

55전 33승 22패

(60.0%)

13전 6승 7패

(46.2%)

MSL 종합 성적

55전 29승 26패

(52.7%)

119전 67승 52패

(56.3%)

42전 18승 24패

(42.9%)

양대리그 테란전 성적

100전 55승 45패

(55.0%)

80전 37승 43패

(46.2%)

79전 35승 44패

(44.3%)

양대리그 토스전 성적

48전 22승 26패

(45.8%)

25전 13승 12패

(52.0%)

53전 35승 18패

(66.0%)

양대리그 저그전 성적

41전 29승 12패

(70.7%)

77전 45승 32패

(58.4%)

42전 22승 20패

(52.4%)

양대리그 종합 성적

189전 106승 83패

(56.1%)

182전 95승 87패

(52.2%)

174전 92승 82패

(52.9%)

 



 


3. 비정규 / 이벤트 주요 개인리그 기록


  3-0. 성적 인용 기준 : 8강 이상의 대회일것, 상금이 있을것, 방송 대회일것. 4강 이상의 기록만 기재한다.


  3-1. 홍진호

    3-1-1. 우승

      2001 iTV 신인왕전 우승 (VS 장진남)

      2002 KT 왕중왕전 우승 (VS 조정현)

      2003 KTEC KPGA Winners Championship 우승 (vs 임요환)

      2003 벼룩시장 FindAll 챌린저 오픈 우승 (VS 이윤열)

      2003 iTV 5차 랭킹전 우승 (VS 성학승)

      2005 스니커즈 올스타리그 우승 (VS 이윤열)

      2005 블리즈컨 스타크래프트 부문 우승 (VS 박정석)

    3-1-2. 준우승

      2001 쉐르파배 오픈 준우승 (VS 조성봉)

      2002 WCG 준우승 (VS 임요환)

      2004 KT Megapass 프리미어 리그 준우승 (VS 박태민)

      2006 Blizzard WWI 스타크래프트 부문 준우승 (VS 강민)

    3-1-3. 3위

      2003 KT Megapass Nespot 프리미어리그 3위

    3-1-4. 4강

      2004 KT-KTF 프리미어 통합 4위 (VS이윤열)


   3-2. 조용호

    3-2-1. 우승

      2003 iTV 6차 랭킹전 우승 (VS 김정민)

    3-2-2. 준우승

      기록 없음.

    3-2-3. 3위

      2003 3rd GhemTV 스타리그 3위 (VS 한웅렬)

      2003 KTF bIgi 프리미어리그 3위

      2004 KTF Fimm 프리미어리그 3위

    3-2-4. 4강

      기록 없음.


   3-3. 박성준

    3-3-1. 우승

      2004 iTV 7차 랭킹전 우승 (VS 최연성)

      2004 KTF Fimm 프리미어리그 우승 (VS 이윤열)

      2004 KT-KTF 프리미어 통합 우승 (VS 박태민)

    3-3-2. 준우승

      2006 WCG 준우승 (VS 최연성)

    3-3-3. 3위

      2005 스니커즈 올스타리그 3위 (VS 이윤열)

    3-3-4. 4강

      2009 곰TV TG삼보-인텔 클래식 시즌3 4위 (VS 김정우)






4. 프로리그 기록


  4-1. 프로리그 통산 성적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프로리그 총 성적

85전 34승 51패

40%

69전 39승 30패

56.52%

101전 55승 46패

54.46%

프로리그 테란전 성적

29전 11승 18패

37.93%

27전 14승 13패

51.85%

35전 19승 16패

54.29%

프로리그 프로토스전 성적

25전 13승 12패

52%

16전 10승 6패

62.5%

25전 21승 4패

84.0%

프로리그 저그전 성적

31전 10승 21패

32.26%

26전 15승 11패

57.69%

41전 15승 26패

36.59%


  4-2. 프로리그 최고 성적 : 총 승률, 종족별 승률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연단위로 각각 기재함. 단, 5전 미만일 경우 승'률'로서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 그 다음 성적을 기재. 팀리그 성적 반영.

 

홍진호

조용호

박성준 

프로리그 최고 성적

2003년

22전 13승 9패

59.09%

2003년

26전 20승 6패

76.92%

2008년

13전 9승 4패

69.23%

프로리그 테란전 최고 성적

2003년

7전 4승 3패

57.14%

2003년

10전 8승 2패

80%

2009

6전 4승 2패

66.67%

프로리그 토스전 최고 성적

2003년

5전 5승 0패

100%

2003년

5전 4승 1패

80%

2008년 

6전 6승 0패

100%

프로리그 저그전 최고 성적 

2003년

10전 4승 6패

40%

2003년

11전 8승 3패

72.73%

2004년

7전 4승 3패

57.14%




 


5. 기타


   5-1. 종족 기여사항

    5-1-0. 이하의 내용은 제 짧은 안목으로 평가하는 개인적 평가이며, 반론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5-1-1. 홍진호 : 라바 관리와 최적화의 개념 정립. 저그의 타이밍 개념 정립. 회전율의 개념 정립. 투햇 래어 체제 정립. 대테란전 기본개념 정립. 저저전 기본개념 정립.

    5-1-2. 조용호 : 하이브, 목동 저그의 개념 정립. 소울류, 대프로토스전 기본개념 정립. 저저전 기본개념 정립.

    5-1-3. 박성준 : 컨트롤의 중요성 시사. 투햇 래어 체제 마스터. 대테란전 개념 심화. 대프로토스전 개념 심화.

 

  5-2. 상대전적

    5-2-1. 홍진호 : 조용호 = 9 : 6 / 홍진호 : 박성준 = 5 : 3

    5-2-2. 조용호 : 홍진호 = 6 : 9 / 조용호 : 박성준 = 2 : 5

    5-2-3. 박성준 : 홍진호 = 3 : 5 / 박성준 : 조용호 = 5 : 2


 


 

 
6. 마치며

 

  노가다 하느라 죽을 뻔 했다.
  그래도, 의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중간에 때려칠까 하고 몇번이나 생각했는데, "한번 해 놓기만 하면 써먹을 데 많을꺼야!" 하는 생각에 인내하고 또 인내했다. 일하다가도 짬날때면 조금씩 정리하고, 출퇴근길에 와이고수 들락거리며 휴대폰으로 정리하고, 휴가 중 이틀을(물론 작업했던 시간은 24시간도 채 안되지만) 반납하면서까지 이 글을 쓴 보람이 있을까.
  단 한명이라도, 홍진호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였는지를 이 글을 통해 안다면, 충분히 보람있을 것 같다.


  자료를 보면 알겠지만, 홍진호는 조용호나 박성준보다 '압도적으로' 불리한 시대와 환경 속에서도 그들을 능가하는 성적을 거뒀고, 그들보다 뒤처지는 부분도 아주 적은 차이로 뒤지고 있다. 전적 차이나 시대 차이를 감안한다면, 홍진호가 그들보다 절대 뒤쳐졌다고 말할 수 없다.


  홍진호가 혈혈단신으로 싸웠던 시대와 조용호, 박성준이 싸우던 시대는 다르다.
  홍진호가 맞서 싸웠던 이들과 조용호, 박성준이 상대했던 이들은 다르다.
  홍진호가 서 있어야 했던 기울어진 운동장과 조용호, 박성준이 서 있을수 있었던 운동장은 다르다.
  그래도 이들을 동일한 선상에서 그저 '양대리그 우승'만으로 평가하려고 하는가?


  이토록 뛰어났음에도 지독한 불운, 뭐 반쯤은 만들어진 불운이지만, 아무튼 운이 지지리도 없었고, 또한, 이런 저런 농간에 당하느라 훼손당한 나의 가엾고 위대한 사람. 그러면서도 꿋꿋하게 오르고 또 올랐던 나의 자랑스러운 사람. 자칭 스타팬이라는 이들이 그토록 주워섬기는 '정규리그 우승'만 없을 뿐, 당당히 저그를 호령했고 당당히 시대를 주무르던 사람.

  그게 바로 홍진호였다.


  박성준, 조용호보다 아래에 있는 선수가 아니라, 그들을 있게 한 선수. 그리고 그들보다 더 높이 두기에 전혀 모자람 없는 선수. 난세를 짊어졌음에도 버림받았지만, 그럼에도 잊혀져서는 안되는 선수.

  그게 바로 홍진호다.


  그래도 홍진호가 박성준, 조용호보다 아래라고 말할텐가?

 

 

 

 


7. 인용과 참고

 

  7-1. 인용

    + 전적 및 기록 : 와이고수 전적검색 (http://www.ygosu.com/reports/?m2=search)

    + 케스파랭킹 관련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trialhero&logNo=157442033

 

  7-2.참고

    + 코카콜라배 스타리그에서 사용된 맵과 그 맵들에서 싸운 홍진호의 자세한 기록 : http://yusongi.tistory.com/413
    + 이 글을 홍진호 팬의 시점에서 쓴 다른 글 : http://yusongi.tistory.com/442

 


Nujabes - Aruarian Dance


















0.


  비가 내린다. 가뭄에 마음 아파하던 이들을 위한 단비다. 저를 애타게 기다려온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는 무심히 땅을 적실 뿐이다. 해갈하는 땅을 보면서, 구겨졌던 가슴 한구석이 펴지며 저릿해지는 마음을 부여잡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건방진 말일지 모르지만, 그들의 마음을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6년 전 내린 비가 나에게 그랬으니까.


  그 날도 비가 내렸다.

  그 날, 폭풍이 불었다.






1.


  정말 잘 지은 별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말 그대로 '폭풍'이었다. 정신없이 휘몰아치면서 닥치는 대로 쓸어버렸다. 그의 경기를 보고 나면, 가슴 속에 묵혀왔던 것들이 비에 씻겨져 내려간 듯 속이 시원했다. 그의 경기를 보면서, 설사 그가 지는 경기를 보았더라도 갈증 같은 것은 느끼지 못했다. 그는 지는 순간에도 자신의 스타일대로 경기를 적셨기 때문이리라.

  그의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벌판 한가운데서 몰아치는 바람을 정면으로 맞고 선 기분이 들었다. 그의 경기에 묻어나는 비바람 냄새를 맡으면서, 문득 한 번씩은, 그 벌판 한가운데 홀로 서서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버티는 그가 어떤 기분일까 하고 상상하곤 했다. 그도 나처럼 속이 시원했을까? 아니면, 되려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더웠을까? 혹여, 자신이 일으키는 폭풍에 쓸려버릴까 싶어 두렵지는 않았을까.

  2001년 한빛소프트배부터 2003년 올림푸스배까지 그는 거침없이 몰아쳤다. 스타판에는 항상 바람이 불었다, 그가 일으키는 거센 바람이. 나는 광란의 질주를 즐기듯, 그가 저그의 이름으로 퍼붓는 폭풍을 실컷 즐겼다. 그는 가장 최후의 순간에 한 번씩 삐끗하긴 했지만, 나는 그가 더 큰 폭풍을 몰고 올 것이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그러면 그는 보란 듯이 더 큰 바람을 다시 일으켰다. 나는 그의 폭풍이 사그라들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하늘 꼭대기에서 한 번씩 휘청이는 그의 폭풍까지도 사랑했다. 할 수만 있다면, 휘청이는 그의 폭풍을 끌어안아 지탱해주고 싶다는 헛된 꿈을 꾸기도 했다.


  그는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힘을 잃어갔다. 나는 그가 일으키는 바람의 위세가 예전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차츰 깨달았으나,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부족한 힘을 짜내고 짜내어 끝끝내 벌판에 버티고 서서 바람을 일으켰다. 폭풍의 크기가 이전만 못하고 그 폭풍이 이전처럼 모든 걸 휩쓸지는 못해도, 나는 여전히 그가 일으키는 바람을 맞으며 열을 식히고 마음을 씻었다.

  2006년, 그는 마지막 남은 모든 힘을 쏟아부어 바람을 일으켰다. 나는 다시 그가 이전의 위력적이었던 폭풍으로 돌아간 것인가 싶어 비 오는 날의 개처럼 펄쩍펄쩍 뛰어댔다. 잠들어있던 폭풍의 귀환에 기뻐하느라 그 폭풍의 한가운데서 죽을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모든 걸 불태우는 그는 제대로 보지 못했다. 아마, 2006년의 그 폭풍 한가운데는, 그가 이전에 일으켰던 그 어떤 폭풍의 중심부보다 뜨거웠으리라. 너무 뜨거웠던 탓일까, 그는 최후의 순간을 두 발 앞두고 장렬하게 불타올랐다. 그를 녹여버린 불씨는 그가 일으켰던 바람을 먹이 삼아 잡아먹고는 토독토독 타오르다가 모든게 꿈이었다는 듯 연기가 되어 흩날렸다.


  폭풍은 그렇게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이들은 그의 폭풍이 단지 지나가는 바람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벌판 한가운데서 그가 일으켰던 그 거대한 바람이, 사실은 우리 모두의 환각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말도 했다. 사실은 그의 바람이 하늘 끝까지 닿은 적이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그들과 싸우다가 지쳐 입을 다물어버렸다. 화를 내느라 더웠고 말을 하느라 목이 말랐다. 비와 바람이 필요했다. 그가 필요했다.

  나는 내 품에서 소용돌이치던 그의 바람이 절대 꿈이 아니었다고 되뇌면서, 그가 없는 벌판에 앉아 그를 기다렸다. 그가 일으키는 바람을.






2.


  그 날은 비가 내렸다.


  사실, 그 즈음의 나는 반쯤은 포기한 상태로 말라가고 있었다. 그가 더이상 '폭풍'이 아니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전과 달리 질 때에도 '폭풍'답지 못한 모습으로 패배하는 일이 잦아지면서부터 나는 목이 타는 듯 말랐다. 그는 언젠가부터 패배는 고사하고 경기에도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고(이건 순전히 그의 탓만은 아니지만) 나는 내가 앉아 그를 기다리는 땅이 말라 비틀어지다가 급기야는 갈라지는 걸 보았다. 그곳이, 그가 폭풍을 일으키고 내가 그를 기다리던 그 땅이 내 마음 한 곁이었다는 것은 아주 나중에서야 알았다.


  그날도 그는 부스에 들어가 컴퓨터 앞에 앉아 헤드셋을 끼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았다. 나는 기대하고 싶은 마음 반, 포기하고 싶은 마음 반으로 그를 지켜보았다. 고백하자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 더 컸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습관처럼 그가 일으키는 폭풍을 기다렸다. 거세게 나를 파고들어 끌어안던 그의 시원한 바람을.


  투해처리 레어는 구시대의 유물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삼 센티미터 드롭은 화석과도 같은 빌드였다. 어쩌면, 이미 구시대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그가 폭풍을 일으키기에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개인리그도, 프로리그 결승전도, 하다못해 에이스 결정전도 아닌 일개 프로리그의 한 경기에 그가 지나온 세월을 쏟아붓는 듯 했다. 비가 창문을 두드렸다. 눈이 뜨거워졌다. 창문이 바람에 덜컹거리는 소리보다, 내 심장이 왈칵 거리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폭풍이 불었다.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떨리는 몸을 채 일으키지도 못하고, 숨죽여 그의 폭풍이 들이닥치는 것을 바라보았다. 이전처럼 커다란 폭풍이었다. 그 한가운데에 그리웠던 그가 있었다. 눈물 때문에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가 혼신의 힘을 다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언젠가처럼 스스로의 화염에 잡아먹히지 않고, 도리어 초연한 표정이었다. 폭풍 속에서 그를 연호하는 소리가 빗소리를 집어삼켰다. 거대한 폭풍을 다시 일으키기까지 그가 흘렸을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리는 것 같았다. 메마른 땅이 젖었다. 갈라진 마음이 차오르며 찌르르하고 가슴이 저렸다. 가슴 한켠에 쌓였던 울분의 조각들이 씻겨져 내려갔다. 아마 그 조각들은 그의 가슴을 내리치고 튕겨져나온 비수의 파편들이리라. 나는 바람에 흩날리는 비를 실컷 들이키고 가슴을 펴 바람을 안았다.


  GG! 해설자들이 입을 모아 승리를 외치고, 그는 부스 밖을 나와서야 겨우 웃었다. 인사를 하는 그의 손이 떨렸다. 그 순간, 그 인사를 위해 그 손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키보드 위에서 악착같이 뛰었을 것이다. 카메라를 응시하는 눈동자에서 그의 735일이 보이는 듯도 했다. 온 힘을 다해 바람을 일으키는 연습을 해왔을 그가, 아무도 없는 벌판에서 살을 태우는 태양이나 때로는 타인이 만든 비바람이나 또 언젠가는 살을 에는 눈보라를 맞으며 홀로 서서 버텼을 그가.

  그렇게 모진 시간들을 필사적으로 버텼을 그를 알기에 나는 그를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 그건 이전의 내가 어느 글에서 말했듯 의리 같은 거였는지도 모른다.

  나는 네가 은퇴하던 순간까지 언젠가 네가 우승할 날이 반드시 있을 거라고 우겼고 그렇게 믿고 싶었지만, 사실 알고 있었다. 너의 시대는 끝난지 오래였고 너는 끝물을 넘어서 퇴물이 되어 있었다는걸. 그럼에도 너는 위태롭게 그 판에서 버텼고 그래서 나는 끝까지 꿈을 꿀 수 있었다. 누군가는 오기라고 하겠지만 나에게는 의리같은 거였다. 사실 네가 더이상 가망이 없다는 것은 네 스스로 제일 잘 알고 있었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에게 치여 험한 꼴을 보면서도 네가 그 판에서 포기하지 않고 버텼던 것은 그때까지도 너를 응원하던 이들에 대한 일종의 의리였고, 나 역시 그런 너를 끝까지 믿는 것이 그런 너의 눈물나는 노력에 대한 보답이었다.

- 천칭자리, http://yusongi.tistory.com/343

  

  폭풍은 더이상 없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폭풍은 그저 시대의 환상이었고 사실은 그저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했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보란 듯이 그날은 폭풍이 불었다. 그가 모두에게 불어닥쳤다.






3.


  한 때, 잠깐이지만 폭풍은 소멸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두려워했던 적이 있었다. 그가 더이상 바람을 일으킬 수 없어진 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하기도 했다. 그가 일으키는 바람의 냄새를 잊어갈 때 즈음이었을 것이다. 그 즈음, 그는 방송을 가장한 동료와의 술자리에서 지친 내색을 보이기도 했으므로 나는 그가 포기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 즈음의 그는, 그의 비와 바람을 기다리다 지친 이들이 실망감에 던지는 질책이나, 장난을 핑계 삼아 군중이 던져댄 악의적 비수에 맞아 엉망진창인 상태였다. 당시의 그는 스스로와의 싸움은커녕 제 자리에 버티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지경이었으니 나는 그가 설령 포기를 해버렸대도 원망 한마디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보란 듯이 버텨내고 서서 다시 폭풍을 일으켰다. 긴긴 시간 속에서 그 바람을 다시 일으키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이 있었을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속으로 삼켰을지 짐작해보았다. 그제야, 솟아오르는 폭풍의 한가운데 서 있는 그의 흉터들이 보였다.


  그는 이후로도 한 번씩 폭풍을 일으켰다. 폭풍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는 것뿐이라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이. 그를 기다려왔던 오랜 시간이 결코 헛된 기다림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이. 그가 선수 생활 후반에 일으킨 폭풍에는, 오랜 선수생활 속에서 지켜온 그의 혼이 담겨있었다. 그의 폭풍은 이따금 그를 기다리는 나에게 들이닥쳐 온 힘을 다해 외쳐댔다. 그가 아직 GG를 선언하지 않았다고, 그의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그를 기다리는 마음이 말라서 갈라졌다가, 다시 젖어들어 꿈틀대다가를 반복했다. 오랫동안 갈라졌던 부분에는 흉터가 생기기도 했다. 그의 폭풍 어딘가, 폭풍을 일으키는 그의 마음 어딘가에도 같은 흉터가 있을지도 몰랐다. 한 번씩 몰아치는 폭풍을 끌어안을 때마다, 흉터가 간지러웠다.


  선수 생활 후반에 그가 일으킨 폭풍에서는 그가 오랜 시간 삭혀온 눈물의 냄새가 났다. 그 바람을 안으면, 그가 모진 세월을 버티며 지켜온 꿈의 노랫소리가 들렸다. 폭풍이 몰아치면, 그가 내리고 그가 불었다.






4.


  그는 공식적으로 폭풍의 휴지기를 선언하고 잠시간을 쉬었다. 그러나 그의 게임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상대로 그는 돌아와 새로운 게임에 뛰어들었고, 우승을 했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새로운 게임 앞에 서 있다. 나는 늘 기다리던 곳에서 그의 폭풍을 기다리고 있다.


  6년 전 그 날처럼, 그가 내리고 그가 불어닥치리라 믿는다.

  다시 폭풍이, 홍진호가 오기를.






5.


  당신을 응원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마음이 아팠던 적도, 속상해서 운 적도 있었지만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당신은 늘 내게 고마운 사람입니다.


  언제나 당신을 응원합니다.






+ 함께 보면 좋은 경기들

 











* 이 글은 pgr21에도 게시되었습니다.








 



BGM : October - Time To Love

출처 : 브금저장소 (http://bgmstore.net/view/Xn1U4)






1.

 

 이제는 그럴 일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스타(이 글에서는 스타크래프트 1을 지칭)와 스타리그(이 글에서 스타리그는 개인리그와 프로리그를 통칭하며 필요할 경우 각각 개인리그와 프로리그로 구별)를 사랑했던 사람들과 가끔씩이나마 그 시절 그 경기와 그 선수들에 관해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기쁘고 또 즐거운 일이다. 때로는 함께 추억에 젖기도 하고 또 때로는 신이 나게 키보드 배틀을 하기도 하면서 나는 십여 년 전 어느 지점으로 돌아가 내가 사랑했던 선수와 함께 보낸 청춘의 열정을 복기한다.


 내게 홍진호라는 이름은 흉터다. 너무 뜨겁게 사랑해서, 데여 버린 상처 또한 지워지지 않는 그런 이름. 오글거리지 않느냐고? 전혀 그렇지 않다. 몇 년 뒤에 내가 이 글을 다시 읽어본대도 나는 이불을 뻥뻥 차기는커녕 여전히 가슴 아릴 것이다. 그만큼 그를 사랑했던 것은 진심이었다. 그를 사랑했던 그 오랜 기간동안, 연애하는 것만큼 행복했고 가슴 아팠던 것도 사실이었다.


 홍진호가 가진 이름은 많았다. 지금이야 많이 희석되었다지만 그가 그토록 싫어했던 '콩'이라는 이름엔 원래 비하의 의미가 가득했었다. '만년 2인자', '무관의 제왕', '비운의 저그'나 '이벤트 전의 황제', '테란을 일으킨 자' 정도는 나쁜 이름에 들지도 못한다. '육회저그', '종필저그', '포풍', '콩익덕'... 홍진호를 부르는 수많은 이름은 아주 오랫동안 그를 조롱하고 비하하면서 그의 이미지도 바꿔갔다. '라이언킹', '홍매너', '홍랜덤', '폭풍'같은 이름은 서서히 잊혀져갔다. 동시에 시대를 호령한 최고의 저그라는 이미지도 묻혀버렸다.


 이제는 오래전인 그 어떤 지점서부터는 홍진호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타인과 싸워야 할 때가 많아졌다. 그들과 내가 홍진호를 부르는 이름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나는 열심히 키배를 떠 가면서 홍진호의 진짜 이름이 무엇인지를 주장했으나 허사일 때가 많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아마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기억하고 사랑했던 이름이 홍진호의 이름이듯이, 그들이 기억하고 조롱했던 이름도 홍진호의 이름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국, 나는 홍진호가 가진 이름들을 모두 인정하고 상대도 그렇게 하는 선에서 논쟁이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서로 어디에 방점을 찍을 것인가는 각자의 기준과 취향의 문제이므로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지만, 그래도 나는 홍진호의 부정적인 이름을 우선으로 놓는 이들을 볼 때마다 속상해서 씩씩거리곤 했다.


 최강의 저그가 누구인가를 꼽는다면 스타팬들은 99.9%의 확률로 이제동을 꼽을 것이다. 나 역시 이견이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그다음 자리를 놓고 주말에도 신나게 논쟁을 벌였지만, 그 논쟁 속에서 거론된 것은 아니나 다를까 홍진호의 부정적인 이름이었다. 골든 마우스에 빛나는 투신 박성준, 저그 빌드에 크게 기여하고 성적도 준수했던 목동 조용호, 압도적 포스를 자랑했던 운영의 마술사 박태민.. 거론되는 여러 이름 가운데 홍진호는 0회 우승의 준우승자로 불렸다.

 메이저 스타리그가 끝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홍진호는 재평가는커녕 여전히 그 시절의 오명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것의 억울함을 호소하려면, 홍진호의 오명을 기억하는 이들의 그 지점보다 한참을 더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시간이 지나 잊혀져가는 지점, 후대의 영광에 가리워진 그 지점을 찾아 거꾸로 오르는 것은 매우 귀찮고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그 지점을 찾지 않고 자신들이 기억하는 지점에서 홍진호를 부르는 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럼에도 홍진호의 팬으로서 여전히 억울한 마음은 어찌할 수 없었다.

 

 “홍진호의 이름, 그 시작에 어떠한 것들이 있었는지를 기억해달라.”

 누군가에게는 아주 번거롭고 귀찮은 일일 것이다. 다른 저그를 사랑하는 누군가에게는 내키지 않는 일일 것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관심 없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누구에게도 차마 강요할 수 없는 주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 글을 쓴다. 홍진호가 가진 이름, 그중에 이제는 잊혀져 가는 이름을 위하여.

 

 

 

2.

 

 테란 암울의 시기가 끝나고 테란 최강 시기가 시작되는 그 지점에 그가 있었다. 테란의 시대라는 서사 첫머리에서 테란과 맞서 싸운 저그가 있었다. 자연히 저그의 희망과 저그라는 굴레를 동시에 짊어져야 했던 선수가 있었다. 테란의 수장이 바뀌는 동안에도 여전히 홀로 최후의 저그로서 그들을 상대했던 저그의 수장이 있었다. 홍진호가 있었다.

 

 그야말로 테란 천하였다. 스타판 전체에서 손꼽힐만한 천재적이고 압도적인 선수들이 모두 테란을 잡았다. 의도적이었든 아니었든 간에 테란을 위한 맵이 넘쳐났다. 상성에서 뒤처지는 저그로, 역사에 길이 남은 불리한 맵과 역사에 길이 남은 최강의 선수들을 상대해 저그의 자존심을 지켰던 것은 홍진호였다. 그래서 그 시절, 홍진호의 이름은 최강의 저그였고 최고의 프로게이머였고 영원한 우승 후보였다. 분명 홍진호에게는 그런 이름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 시절 홍진호의 이름은 저그 그 자체였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새끼 사자에서 멋지게 자라나 왕이 된 라이언킹이라는 이름도 있었고, 팬들과 상대 선수에게 그리고 경기 매너가 좋아 붙은 홍매너라는 이름도 있었다. 저그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다른 종족도 잘해서 홍랜덤이라는 이름도 가졌었다. 그리고 내가 영원히 잊지 못할 폭풍이라는 이름도 있었다,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벅찬 이름이.

 

 홍진호가 군림했던 시기는 아직 원시적이었다. 스타판이라는 생태계는 이제 겨우 조금씩 제대로 된 틀을 갖춰가고 있었다. 그 혼란 속에서 홍진호가 남겼던 자취들은 지워지거나, 잊혀지거나, 아니면 별것 아닌 것으로 취급되기도 했다.

 원시적이었던 것은 스타판 뿐만 아니라 저그도 마찬가지여서, 빌드 정립이라든가 전략이라든가 하는 부분에서 세 종족 중 가장 원초적이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 시기에, 홍진호는 다른 저그들과 조금 달랐다. 해설자의 설명처럼 '공격적이다'라고 단정하기에는 모자란 무언가가 있었다. 당시에는 그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다만, 그 무엇인가가 홍진호와 다른 저그를 구별하는 지점이며 홍진호가 최고의 저그일 수 있는 이유일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었다.

 많은 저그들이 그를 따라 했다. 어떤 선수는 부대 지정까지도 따라 했다고 했다. 그러나 홍진호와는 달랐다. 저그라는 종족 자체가 타 종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빌드가 정립되기 어려운 종족이어서였을까. 홍진호 경기의 핵심은 빌드가 아니라 감각이었고 홍진호에게는 순간적인 판단과 센스가 곧 빌드였다. 어쩌면 원시적이었던 그 시기에 가장 걸맞은 저그의 제왕이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대엔 아주 찬란한 작품이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고 시대가 바뀌면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해버리는 것은 쉬웠다. 그 원초적이었던 시기에 가장 빛났던 홍진호의 감각은 빌드로 인정받지 못했다. 따라 할 수 있는 이가 없고 정립되기에 부적합하다는 이유였다. 그렇게 홍진호는 벼락이라도 맞듯이, 저그 빌드에는 기여한 바 없이 그저 혼자만 잘했던 저그라는 평가를 받았다.

 모든 문명은 원시시대의 산물을 토대로 발전하였으나,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이룬 문명이 원시를 거쳤다는 것을 부정이라도 하듯 지난 시대는 무시되었다. 그 시기가 문명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였고 태초에 그 시대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시대와 문명의 존재가 어찌 되었을지 모른다는 것들을 계산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모두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문명에 도취해 그들이 누리는 시대를 찬양하기 바빴다. 그렇게 원시시대는 폄하 받았고 잊혀져갔다. 그리고 그 구시대의 상징에 홍진호가 있었다.

 

 스타판의 시간은 빨랐고 선수들의 개화기는 짧았다. 홍진호가 피웠던 꽃은 시들어가고 새로운 강자들이 등장해 꽃을 피웠다. 홍진호는 새로운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자 발버둥 쳤지만,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었다. 홍진호는 자신이 만개할 때 시들어갔던 이전의 강자들처럼 저무는 해가 되어갔다. 새로운 시대의 저그는 홍진호가 지배하던 시대를 거름 삼아 더 화려하고 커다란 꽃을 더 오래 피웠다. 저그가 우승을 차지하고 왕좌를 가졌다.

 홍진호가 폄하되는 구시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그 시점부터였을 것이다. 홍진호가 피투성이로 죽을 힘을 다해 싸웠던 시대, 도저히 저그가 테란을 이길 수 없었던 그 시대의 책임은 홍진호 개인의 책임으로 귀속되었다. 홍진호가 혈혈단신으로 저그를 이끌었기에, 그래서 저그가 우승하지 못한 것은 도리어 홍진호의 책임이 되었다. 홍진호가 흘린 피와 땀이 후대의 양분이 되었다는 것을 기억하고자 하는 이는 별로 없었다. 그저 후대가 이룬 것을 진작 성취하지 못했던 홍진호를 비난하거나 비하하기 바빴다. 홍진호에게 저그라는 이름을 주었던 이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이름을 거두어갔다. 그리고 이제껏 홍진호에게 있었던 이름들이 아닌, 다른 이름들이 붙기 시작했다. 사실, 그것들은 이름이라기보다는 폭력에 가까웠다.

 

 시대는 발전을 계속해나갔고 세대도 여러 번 바뀌었다. 그 사이 평가가 바뀐 선수들도 많았다. 평가가 높아진 선수들도 있었지만, 평가 절하당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홍진호와 홍진호의 시대만큼 지속적으로 그 가치를 부정당한 경우도 없을 것이다. 박성준도 조용호도 박태민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혹은 시대가 지날수록 평가가 더 좋아지기도 했지만, 홍진호만큼은 예외였다. 홍진호의 업적은 대역죄로 몰락한 가문의 자손들처럼, 홍진호라는 죄인의 기록이란 낙인이 박힌 채로 역사 속에 파묻혔다. 저그의 문명이 발전해갈수록, 저그로 우승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저그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홍진호가 지은 '우승하지 못한 죄'는 더 선명해졌다. 저그는 태초의 부진을 부정이라도 하듯 홍진호에게 더 매몰찼다.

 

 홍진호는 까였다. 저그 최초의 우승을 달성한 박성준과 비교당하며 까였고, 운영형 저그의 기틀을 닦은 조용호와 비교당하며 까였고, 저그로 엄청난 포스를 내뿜었던 박태민과 비교당하며 까였고, 저그로 모든 것을 이룬 이제동과 비교당하며 까였다. 그가 지배했던 저그의 시대는 이후의 강자들이 지배했던 저그의 시대보다 열등했다며 까였고, 그래서 그 시대의 유물이나 업적은 보잘것없다고 까였다.

 홍진호가 지배했던 시기가 얼마나 저그에게 잔인했고 그 매서운 시대 속에서 홍진호가 처절하게 이뤄낸 것들이 얼마나 값어치 있는 것인가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얼마 없었다.

 

 

 

3.

 

홍진호가 개인리그에서 상대했던 당대 선수들

 (홍진호가 4강 이상 진출한 개인리그에서, 4강 이하에서 상대해 승리한 선수들)

김정민(2001) : 134전 89승 45패 (66.4%) / vs Zerg 57전 45승 12패 (78.9%)

변길섭(2002) : 144전 87승 57패 (60.4%) / vs Zerg 89전 64승 25패 (71.9%)

이윤열(2002) : 238전 169승 69패 (71.0%) / vs Zerg 110전 78승 32패 (70.9%)

이윤열(2003) : 177전 116승 61패 (65.5%) / vs Zerg 79전 55승 24패 (69.6%)

이병민(2003) : 57전 42승 15패 (73.7%) / vs Zerg 27전 18승 9패 (66.7%)

전상욱(2006) : 92전 59승 33패 (64.1%) / vs Zerg 38전 25승 13패 (65.8%)

강도경(2002) : 145전 87승 58패 (60.0%) / vs Zerg 46전 30승 16패 (65.2%)
장진남(2002) : 181전 97승 84패 (53.6%) / vs Zerg 48전 31승 17패 (64.6%)

이병민(2004) : 121전 66승 55패 (54.5%) / vs Zerg 31전 20승 11패 (64.5%)

한동욱(2006) : 78전 44승 34패 (56.4%) / vs Zerg 33전 21승 12패 (63.6%)

기욤패트리(2002) : 113전 58승 55패 (51.3%) / vs Zerg 44전 28승 16패 (63.6%)
박정석(2002) : 184전 108승 76패 (58.7%) / vs Zerg 112전 71승 41패 (63.4%)
임요환(2002) : 170전 102승 68패 (60.0%) / vs Zerg 87전 55승 32패 (63.2%)

조용호(2002) : 109전 67승 42패 (61.5%) / vs Zerg 37전 23승 14패 (62.2%)

박성준(2004) : 143전 95승 48패 (66.4%) / vs Zerg 29전 18승 11패 (62.1%) 

최인규(2002) : 155전 88승 67패 (56.8%) / vs Zerg 70전 43승 27패 (61.4%)

김동수(2001) : 88전 52승 36패 (59.1%) / vs Zerg 38전 23승 15패 (60.5%)

조정현(2001) : 63전 36승 27패 (57.1%) / vs Zerg 38전 23승 15패 (60.5%)

한웅렬(2002) : 121전 76승 45패 (62.8%) / vs Zerg 55전 33승 22패 (60.0%)

조용호(2003) : 159전 97승 62패 (61.0%) / vs Zerg 42전 25승 17패 (59.5%)
베르뜨랑(2002) : 119전 71승 48패 (59.7%) / vs Zerg 64전 38승 26패 (59.4%)

김현진(2002) : 64전 36승 28패 (56.2%) / vs Zerg 27전 16승 11패 (59.3%)

박경락(2002) : 150전 95승 55패 (63.3%) / vs Zerg 53전 30승 23패 (56.6%)

박정석(2001) : 59전 34승 25패 (57.6%) / vs Zerg 23전 13승 10패 (56.5%)
김현진(2003) : 105전 52승 53패 (49.5%) / vs Zerg 49전 25승 24패 (51.0%)

이병민(2006) : 77전 41승 36패 (53.2%) / vs Zerg 26전 15승 11패 (57.7%)

박정석(2004) : 105전 64승 41패 (61.0%) / vs Zerg 40전 23승 17패 (57.5%)
임요환(2004) : 113전 60승 53패 (53.1%) / vs Zerg 47전 27승 20패 (57.4%)
전상욱(2004) : 120전 78승 42패 (65.0%) / vs Zerg 37전 21승 16패 (56.8%)

 

그리고 이들을 꺾고 올라가 결승에서 만난 선수들

2001 코카콜라 임요환 (2001) : 216전 159승 57패 (73.6%) / vs Zerg 94전 77승 17패 (81.9%)
2002 KPGA 1차 임요환 (2002) : 170전 102승 68패 (60.0%) / vs Zerg 87전 55승 32패 (63.2%)
2002 KPGA 2차 이윤열 (2002) : 238전 169승 69패 (71.0%) / vs Zerg 110전 78승 32패 (70.9%)
2003 TG삼보 최연성 (2003) : 87전 68승 19패 (78.2%) / vs Zerg 32전 27승 5패 (84.4%)
2003 올림푸스 서지훈 (2003) : 129전 85승 44패 (65.9%) / vs Zerg 73전 51승 22패 (69.9%)

 

이 과정에서 홍진호가 극복해야 했던 맵들

 (홍진호가 4강 이상 진출한 개인리그에서 사용된 맵들 중, 저그 승률이 45% 이하인 맵)

Silent Vortex   T100% : Z0% / P100% : Z0%

Ragnarok   T92.8% : Z7.1%

Pelennor   T87.5% : Z12.5% / P66.7% : Z33.3%

Crimson Isles   P80% : Z20%

U-Boat   T75% : Z25%

Indian Lament   P70.3% : Z29.6% / T60.7% : Z39.2%

815Ⅲ   T67% : Z33%

Incubus   T65.6% : Z34.4%

Enter The Dragon   T65.5% : Z34.4%

개마고원   T64.6% : Z35.4%

Symmetry Of Psy   T62.5% : Z37.5%

Neo Hall of Valhalla   T61.7% : Z38.2%

백두대간   T59.2% : Z40.7%

River Of Flames   T59.1% : Z40.8%

신개척시대   T59% : Z41%

Rush Hour3   T57.5% : Z42.5%

Neo Forbidden Zone   T57.1% : Z42.9%

Requiem   T56.9% : Z43%

Nostalgia   T56.7% : Z43.3%

Neo Bifrost   T56.3% : Z43.7%

Plains To Hill   T56% : Z43.9%

Jungle Story   T55.9% : Z44%

Blade Storm   T55.3% : Z44.7%

 

이러한 맵들에서 홍진호의 종족 기여도

 (미리 분석해 둔 데이터가 2001 코카콜라배 뿐이라 이것만 예시로 들겠으나, 이런 사례를 찾자면 여럿 찾을 수 있을 것이다.)

Hall of Valhalla

 - 비공식전 포함 총 전적   T66.6% : Z33.3% -> T70.3% : Z29.6% => 종족 기여도 3.7%

 - 공식전 전적   T53.3% : Z46.6% -> T71.4% : Z28.5% => 종족 기여도 18.1%

 

Jungle Story

 - 비공식전 포함 총 전적   T55.6% : Z44.3% -> T58.2% : Z41.7% => 종족 기여도 2.6%

 - 공식전 전적   T50% : Z50% -> T62.5 : Z37.5% => 종족 기여도 16.3%

 

Ragnork

 - 종족 기여도   100%

 

 

이 모든 악조건 속에서 홍진호가 남긴 기록들

2001년 : 123전 78승 45패 (63.4%)
vs Terran 54전 34승 20패 (63.0%)
vs Protoss 33전 20승 13패 (60.6%)
vs Zerg 36전 24승 12패 (66.7%)

 

2002년 : 210전 143승 67패 (68.1%)
vs Terran 95전 68승 27패 (71.6%)
vs Protoss 64전 41승 23패 (64.1%)
vs Zerg 51전 34승 17패 (66.7%)

 

2003년 : 164전 99승 65패 (60.4%)

vs Terran 85전 46승 39패 (54.1%)
vs Protoss 33전 22승 11패 (66.7%)
vs Zerg 46전 31승 15패 (67.4%)

 

2004년 : 95전 58승 37패 (61.1%)
vs Terran 42전 25승 17패 (59.5%)
vs Protoss 30전 22승 8패 (73.3%)
vs Zerg 23전 11승 12패 (47.8%)


연간 역상성 종족전 최고 승률 보유 저그 : 2002년 71.6%, 비공식전 포함


역대 케스파랭킹 2위 횟수 3위 : 12회[2002.09-2003.02(6회), 2003.10-2004.03(6회)]

역대 케스파랭킹 3위 이내 횟수 공동 5위 : 24회, (공동 5위 김택용)

역대 케스파랭킹 5위 이내 횟수 5위 : 32회

역대 케스파랭킹 10위 이내 횟수 공동 6위 : 44회, (공동 6위 임요환)

(홍진호 위에 랭크된 선수들 : 이영호, 이제동, 김택용, 임요환, 이윤열, 송병구)

 

역대 케스파랭킹 저그랭킹 1위 횟수 2위 : 27회[2002.05-2004.07(27회)]

역대 케스파랭킹 저그랭킹 2위 횟수 8위 : 7회[2002.03-2002.04(2회), 2004.09-2005.01(5회)]

역대 케스파랭킹 저그랭킹 3위 이내 횟수 2위 : 46회

(홍진호 위에 랭크된 저그 : 이제동)

 

역대 양대 리그 4강 진출 횟수 : 4위(10회)
[1위 : 이제동 (12) / 2위 : 이윤열, 이영호 (11) / 5위 : 임요환, 최연성 (9) / 7위 : 강민, 조용호, 송병구 (8) / 10위 : 김택용, 정명훈 (7)]


역대 두 번째로 억대연봉 장기계약 체결
역대 두 번째로 온게임넷 스타리그 100승 클럽 가입
역대 두 번째로 온게임넷 스타리그 명예의 전당 등록
역대 온게임넷 스타리그 다승순위 2위
역대 프로게이머 통산 다승순위 5위

 

통산전적 923전 527승 396패 (57.1%)
대테란전 427전 235승 192패 (55%)
대토스전 275전 165승 110패 (60%)
대저그전 221전 127승 94패 (57.5%)

 

 

 

4.

 

 타 종족에 비해 저그가 선수들의 순위를 매김에 있어 의견 충돌이 잦은 것은 결국 홍진호의 존재 때문이다. 홍진호가 우위냐 박성준이 우위냐, 홍진호가 우위냐 조용호가 우위냐를 놓고 몇 년 동안 답이 없는 설전이 벌어지는 것은 근본적으로 홍진호가 우승하지 못한 저그라는 것에서부터 기인한다. 결국, 우승 한번 하지 못한 홍진호가 죄인이 된다.

 

 후대의 저그들은 쉽게, 압도적으로 차지한 그 우승을 홍진호는 차지하지 못했으므로 홍진호는 평가 절하되어야 하는가? 우승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홍진호가 남긴 업적과 기록은 그 가치를 상실하거나 일부만 인정받아야 하는가?

 홍진호가 결승에서 맞서 싸운 상대와 박성준, 조용호, 박태민이 맞서 싸운 상대는 다르다. 그것을 그저 승패만을 놓고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인가?

 각자 세대가 다르고 전성기를 맞이한 시대가 다른 선수들을, 각 시대와 세대의 차이를 무시한 채 거시적 관점에서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있을 것인가?

 홍진호의 전성기는 박성준의 전성기나 조용호의 전성기나 박태민의 전성기와 견주어 보아도 더 좋은 승수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래도 홍진호는 우승이 없으니 그들보다 못한 저그인가?

 나는 잘 모르겠다.

 

 어떠한 선수를 평가할 때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함은 옳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되도록이면 수치화된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으려고 한다. 그러나 저마다 최강과 최고를 가리는 기준은 주관적일 수 있다. 그러니까, 스타팬들이 가장 손쉽게 꺼내는 그 '커리어'에 우승 횟수만 포함시킬 수도 있고 나처럼 전성기 승률과 승수, 누적 승률과 승수, 역상성 종족전 전적, 맵 밸런스, 상대해온 선수들, 시대와 시기, 랭킹, 종족 기여도, 상징성(이 상징성이라는 것이 결코 스타성에서만 기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외모나 성격, 경기 스타일, 성적 등을 포괄한다고 보며, 따라서 이것이 완전히 주관적인 기준인가라는 의문에 나는 부정적이다.)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객관적인 기준은 없다. 어떤 것에 더 점수를 줄 것인가도 결국은 주관적이다.

 그러므로 홍진호를 최고의 저그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최강의 저그를 꼽을 때 이제동 다음 자리에 홍진호가 아닌 다른 저그를 넣을 수도 있다. 서로의 기준 차이일 뿐, 어떤 것도 정답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홍진호라는 선수를 평가할 때, '0회 우승의 준우승 저그'라는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가 있다면, 그러한 이름으로 홍진호를 부르는 것이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만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떠올린 그 이름의 시작에 어떠한 것들이 있었는지를 부디 돌이켜 봐주었으면 좋겠다. 그대들의 기억 속에도, 그대들이 홍진호에게 붙여준 '저그'라는 이름이 있고 '폭풍'이라는 이름이 있고 홍진호가 애처롭게 싸우며 지켜낸 저그의 시대가 있을 것이다.

 "0회 우승의 저그 따위가 어딜 감히 3회 우승의 저그에게?"와 같은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홍진호에게 너무 잔인한 말이다.

 

 

 

5.

 

 홍진호가 가졌던 예쁘고 영광스러운 이름은 홍진호의 시대와 함께 잊혀져가고 있다. 추억은 미화되기도 한다지만, 그보다 더 손쉽게 바래지기도 한다. 우승 한 번 하지 못한 죄로 홍진호의 이름과 홍진호의 시대는 점점 더 그 가치를 잃을 것이다. 홍진호는 계속해서 평가 절하 받을 것이고 나는 그것을 억울해 할 것이고 그래서 눈이 뒤집혀 키배를 뜨다가도 "그러게, 한 번만이라도 우승했다면 어떻게든 좋게 평가해 볼텐데.." 하는 말을 들으면 속상해서 눈시울이 뜨거워질 것이다. 그렇게 홍진호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 앞으로도 콩, 2인자, 비운의 저그 등 좋지 않은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릴 것이다.

 

 그러나, 절대 그의 시대를 잊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가 이뤄낸 업적과 가치를 고스란히 인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의 진정한 이름으로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의 진짜 이름이 무엇인지를 두고 열정적으로 키배를 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전히 그를 최고의 저그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가 가진 수많은 이름, 그중에서도

폭풍 홍진호의 진정한 이름, ‘저그의 혼’으로 그를 부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 전적 출처 : http://www.ygosu.com

+ 참고자료 (홍진호의 종족 기여도) : http://yusongi.tistory.com/413

+ 이 글은 PGR21에도 게시되었습니다.


김연우 - 이미 넌 고마운 사람
 
 
 
 
 
홍진호
HongJinhO
[NC]...YellOw
 
 
1982. 10. 31.
 
 
前 프로게이머
前 프로게임단 감독/프런트
現 방송인
 
 
 
 
 
서른 세 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주의 : 14년 치 팬심 꽉꽉 담은 글
 
 
 
 
 
프로게이머 홍진호
 
 
방송 데뷔 : 2000. 12. 10. iTV 게임월드 <고수를 이겨라> (VS강도경)
공식 데뷔 : 2000. 12. 12. 쉐르파배 오픈대회 (VS나건동)
공식 은퇴 : 2011. 06. 25. 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 (VS전상욱)
 
 
통산전적 923전 527승 396패 (57.1%)
대테란전 427전 253승 192패 (59.2%)
대토스전 275전 165승 110패 (60%)
대저그전 221전 127승 94패 (57.5%)
 
 
선수생활을 하면서,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경기를 치른 선수
전성기가 끝난 이후부터는 주구장창 지면서 승률을 까먹고도 통산 승률이 50%대 후반이었던 선수
역상성 종족인 테란을 상대로 게이머 생활 막판까지 60%에 가까운 승률을 보유한 선수
만년 2인자라 놀림받았지만, 사실은 스타크래프트1 역사 첫 머리에 기록된
저그의 제왕
 
 
 
 
 
'저그'라고 쓰고 '홍진호'라고 읽는다
 
 
다른 저그 프로게이머들이 테란에 무너질 때에도 끝까지 저그의 자존심을 지켰던
Lord of Zerg
 
 
연간 역상성 종족(테란)전 최고 승률 보유 저그 : 2002년 71.6%, 비공식전 포함
이 기록은 스타크래프트1 리그의 역사가 끝날 때까지 깨지지 않았다.
 
 
전성기 : 2001-2004
 
2001
통산전적 123전 78승 45패 (63.4%)
대테란전 54전 34승 20패 (63.0%)
대토스전 33전 20승 13패 (60.6%)
대저그전 36전 24승 12패 (66.7%)
 
2002
통산전적 210전 143승 67패 (68.1%)
대테란전 95전 68승 27패 (71.6%)
대토스전 64전 41승 23패 (64.1%)
대저그전 51전 34승 17패 (66.7%)
 
2003
통산전적 164전 99승 65패 (60.4%)
대테란전 85전 46승 39패 (54.1%)
대토스전 33전 22승 11패 (66.7%)
대저그전 46전 31승 15패 (67.4%)
 
2004
통산전적 95전 58승 37패 (61.1%)
대테란전 42전 25승 17패 (59.5%)
대토스전 30전 22승 8패 (73.3%)
대저그전 23전 11승 12패 (47.8%)
 
 
이후, 흔히 놀림감으로 많이 거론되는 '삼연벙 사건'이 터지면서 홍진호는 기나긴 슬럼프를 겪었고,
홍진호의 전성기는 2004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전성기를 끝내버린 임요환을, 홍진호는 원망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실제로 그 사건이 일어난 뒤, 며칠 안 되어 임요환과 히히덕거리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다만, 홍진호는 4강이라는 멋진 무대에서 허무하게 진 것보다는,
오랜만의 임진록을 기다렸을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홍진호는 그런 선수였다.
 
 
 
 
 
폭풍이라고 불렸던 선수
 
 
가난한 상태에서 최소한의 자원으로 가장 효율적인 전투와 운영을 했던 선수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생각하며, 경기 내내 공격을 쉬지 않았던 선수
폭풍처럼 몰아치며 상대를 끈질기게 괴롭혔던 공격적인 선수
 
 
전략적이고 가난한 홍진호의 스타일을 보며 사람들은 저그답지 않은 저그라고 했지만,
사실은 저그의 본질을 가장 먼저 파악했던, 그래서 가장 저그다웠던 선수
 
 
언제나 압도적인 힘으로 상대를 찍어누르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휘몰아칠 땐 그 누구보다 두려웠던 선수
아슬아슬하고 처절한 경기마저도 그것이 매력적이었던 선수
 
 
홍진호라서 가능했던 폭풍 스타일,
그것은 스타크래프트1 역사에 꼽히는 매력적인 경기방식이었고
그래서 홍진호는 가장 사랑받는 '스타일리스트'였다.
 
2003 Olympus 스타리그 16강 : 홍진호 VS 김현진
 
2003 LG IBM PC TEAM LEAGUE : 홍진호 VS 박태민
 
2003 MyCube 스타리그 16강 : 홍진호 VS 강민
 
누가 봐도, 설사 게임을 모르는 이가 보아도
이 경기들을 보면 홍진호가 왜 '폭풍'이라고 불렸는지 알 수 있을것이다.
 
 
 
 
 
독하지 못했던 천재의 끈질긴 도전
 
 
홍진호 자신은 부정하지만, 홍진호는 스타크래프트1 역사상 손꼽히는 천재성을 가진 선수였다.
저그 플레이어로서 그가 가진 순간 최적화 능력은
계산이나 연습에 의한 것이 아니라 타고난 감각에 의한 재능이었다.
홍진호는 피지컬이나 연습이 아니라, 천부적인 감각으로 경기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홍진호는 독하지 못한 천재였다.
자신의 라이벌처럼 지독하게 연습에 매달리지도 않았으며,
그 라이벌처럼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한다'는 마인드도 없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예민하고 날카로웠으나 홍진호는 무디고 둥근 편에 속했다.
말하자면, 한량 같은 선수였다.
 
 
홍진호는 영리하지 못했다.
지면 탈락, 이겨야 4강에 진출하는 상황을 앞두고 홍진호는 프로토스를 상대로 8강에서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맵은 저그:프로토스의 전적이 1:9(최종 전적 기준)인 극악의 프로토스 맵.
당대 3대 저그였던 저그 선수도 종족을 테란으로 바꾸어 플레이할 만큼 저그에게 무덤과도 같은 맵이었다.
홍진호는 당시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도 타 종족 플레이를 잘하기로 손꼽히는 실력자였기에
영리하게 다른 종족으로 플레이할 수도 있었지만,
“저의 보잘것없는 저그를 팬들께서 사랑해 주시기에 저그로 승리해 보이고 싶습니다.”라며 저그를 택했다.
당연히 경기는 저그인 홍진호에게 불리하게 진행되었으나,
홍진호는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이라도 지겠다는 듯 악착같이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네트워크 사정이 좋지 않아 계속해서 경기가 끊겼고, 재경기를 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닥치자
홍진호는 네트워크가 연결된 찰나의 순간에 재빠르게 항복 선언을 했다.
네트워크 사정에 의한 재경기는 선수의 과실이 아니었고, 4강 진출이 간절했던 홍진호가 조금만 더 영리했다면
네트워크가 완전히 끊기기를 기다렸다가 재경기를 노려볼 수도 있었겠지만,
홍진호는 되려 자신이 항복 선언을 하지 못해서 재경기가 될까봐 걱정된다는 듯 행동했다.
홍진호는 그런 선수였다.
아무리 불리한 경기도 악착같이 버티며 지더라도 마지막까지 '한 방'을 쏟아 붓고 항복했지만,
떳떳하고 당당하지 못한 승리에는 아무런 미련도 없는, 승부 앞에서 누구보다 순수한 선수였다.
아쉬운 8강을 마치고, 상대 선수이자 아끼는 동생에게 웃으며 "꼭 우승해라." 하고 등을 두드려 줄 줄 아는 선수였다.
 
 
홍진호는 모질지도 못했다.
결승전 징크스, 비운의 준우승자 이미지가 생겨날 무렵 모처럼 오른 결승전에서
홍진호는 1경기 승기를 다 잡은 채 상대의 항복 선언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때 상대 선수는 항복 선언이 아니라,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 사운드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였다.
홍진호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에서의 석연찮은 경기 중단 요청이었다.
홍진호는 재경기를 거부하고 경기 강행을 요구할 수도 있었으나, 상대의 경기 중단 요청을 받아들이고 재경기를 했다.
결승전에서는 1경기와 5경기에 같은 맵을 사용하게 되어 있었다.
홍진호는 방금 사용한 전략 대신, 5경기에 사용하고자 준비했던 전략을 미리 앞당겨 사용해 1경기에 승리했으나,
박빙의 승부로 4경기 안에 결승전을 끝내지 못했고, 결국 5경기에서 앞서 사용한 전략을 다시 사용했다가 패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분명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홍진호는 웃으며 동생의 우승을 축하해주는 선수였다.
불이 꺼진 무대 뒤에서 홀로 주저앉아 울지라도.
 
 
멍청하다 느껴질 정도로 영리하지 못했고, 모질지 못했으며 독하지 못한 홍진호였지만,
홍진호는 누구보다도 끈질기게 도전하는 선수이기도 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몇 번씩이나 우승을 눈앞에 두고 실패하면서
수년간 쌓인 절망과 좌절의 벽을 넘어
홍진호는 끈질기게 우승을 향해 내달리는 선수였다.
모두가 "홍진호는 끝났다"고 말하고, "홍진호는 안된다"고 비웃고 비난할 때에도, 그 비난을 견뎌가면서.
 
 
 
 
 
노장은 죽지 않는다
 
 
홍진호의 전성기는 사실상 2004년에 끝났다.
2006년,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개인리그 우승에 도전했지만 3위에 그쳤고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홍진호는 2005년, 2006년에 이미 스타판의 '노장'이었으며 '끝물' 소리를 들었고
2007년 이후 홍진호는 '먹튀', '퇴물'로 불렸다.
개인리그는 물론이고 프로리그(팀 단위 리그)에서도 얼굴을 보기 힘들었으며
마지막 '발버둥'이었을 2008 개인리그 32강에서 탈락한 이후 군에 입대했다.
 
 
홍진호는 공군 프로게임단인 공군 에이스로 입대했다.
홍진호는 '프로게이머로서의 마지막 도전'이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상 선수생활 마무리를 위한 행보쯤으로 여겼다.
팬들도 홍진호를 응원하긴 했지만, 홍진호의 회생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현역 선수로서의 홍진호, 프로게이머로서의 홍진호는 그렇게 끝나는 듯했다.
 
0809 신한은행 프로리그 : 홍진호 VS 김택용
735일 동안 공식전에서 승리해보지 못한 퇴물 선수와
대저그전 최강 프로토스, 대저그전 7연승 중인 케스파 공인 랭킹 2위의 선수의 경기.
누구도 홍진호가 이길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팬인 나조차도 그랬다.
그랬는데............
거짓말처럼 홍진호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것도 한창 전성기 시절의 폭풍 스타일로.
노장은 죽지 않는다는 것을, 홍진호는 경기로 보여줬다.
 
0910 신한은행 프로리그 : 홍진호 VS 이제동
전성기가 6년 전에 끝난, 한때 최강이었던 저그와
동족전 제일 잘하는 저그, 당대 최강의 저그이자 역대 최강 저그의 경기.
'저그의 시작'과 '저그의 끝'이 맞붙은 이 경기에서,
제 손으로 저그의 역사를 열고 그 첫머리에 이름을 올렸던 이가 승리했다.
저그라는 종족을 더 잘 알고, 더 잘 다뤘던 홍진호의 승리였다.
왜 저그의 진정한 왕이 홍진호인지를, 홍진호는 경기로 증명했다.
 
0910 신한은행 위너스리그 : 홍진호 VS 신상문
프로리그(팀 단위 리그) 꼴찌 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랭킹 75위의 노장 선수와
한 팀을 사실상 책임지고 있는 에이스이자 대저그전 7승 무패, 랭킹 14위 젊은 선수의 경기.
피지컬이 좋지 못한 홍진호가 11년이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는 경기양상을 흡수해 자신의 경기 스타일과 접목했기 때문이었다.
전성기가 끝난 지 6년이나 지난 선수의 경기임에도 왜 홍진호의 경기는 여전히 재미있는지,
홍진호가 왜 대테란전 스페셜리스트였는지를 알 수 있는 경기.
 
 
홍진호가 선수생활 후반에 보여준 기적과도 같은 승리는,
전성기는 끝났을지언정 선수로서의 삶은 아직 끝나지도 포기하지도 않았다는
선언 같은 것이었을는지도 모르겠다.
 
 
 
 
 
저그의 진정한 왕
 
 
홍진호의 은퇴식에서, 홍진호의 팬을 포함한 많은 e스포츠팬들이 홍진호에게 했던 말
“저그의 진정한 왕, 부디 영원하소서.”
 
 
역대 케스파랭킹 2위 횟수 3위 : 12회[2002.09-2003.02(6회), 2003.10-2004.03(6회)]
역대 케스파랭킹 3위 이내 횟수 공동 5위 : 24회, (공동 5위 김택용)
역대 케스파랭킹 5위 이내 횟수 5위 : 32회
역대 케스파랭킹 10위 이내 횟수 공동 6위 : 44회, (공동 6위 임요환)
+ 케스파랭킹 : 한국 e스포츠 협회 공인 랭킹
역대 케스파랭킹 저그랭킹 1위 횟수 2위 : 27회[2002.05-2004.07(27회)]
역대 케스파랭킹 저그랭킹 2위 횟수 8위 : 7회[2002.03-2002.04(2회), 2004.09-2005.01(5회)]
역대 케스파랭킹 저그랭킹 3위 이내 횟수 2위 : 46회
 
 
홍진호는 스타크래프트1 리그가 시작될 즈음부터 그 리그가 막을 내릴 즈음까지 선수생활을 했다.
그 오랜 기간동안 수많은 선수들이 데뷔하고 은퇴했으며 이름을 날렸지만
역사에서 홍진호 위에 랭크된 선수들이라고는 이영호, 이제동, 김택용, 송병구, 이윤열, 임요환 정도다.
그나마도 이영호, 이제동, 김택용, 송병구는 1~2세대 뒤의 선수들이다.
이들은 이전 세대의 유산을 받아 진일보함으로써 세대교체에 성공한 선수들이니
앞세대 선수들보다 실력상 우위에 있음이 당연하고, 따라서 단순 비교가 어렵다.
홍진호와 동시대에 경쟁했던 선수들 중 홍진호 위에 랭크된 선수는 이윤열, 임요환이 전부다.
당시에 홍진호가 이들을 상대로 얼마나 불리한 맵에서 싸웠는지, 얼마나 불리한 종족으로 싸웠는지를 안다면
홍진호가 이들보다 뒤처지는 선수였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저그 플레이어 중 홍진호보다 상위에 랭크된 선수는 이제동뿐이다.
홍진호 이후 그리고 이제동 이전 사이에 수많은 저그들이 이름을 날렸지만
누구도 홍진호 위에 랭크되지 못했다.
홍진호가 최강의 저그는 아닐지 몰라도, 최고의 저그였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이 때문이다.
 
 
역대 두 번째로 억대연봉 장기계약 체결
역대 두 번째로 온게임넷 스타리그 100승 클럽 가입
역대 두 번째로 온게임넷 스타리그 명예의 전당 등록
역대 온게임넷 스타리그 다승순위 2위
역대 프로게이머 통산 다승순위 5위
 
 
누군가는 또 2를 찾아내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팬들의 기억이 흐려지고 구전되는 말들이 왜곡되어도
홍진호는 기록이 증명하는 뛰어난 선수였다.
비록 최고가 아닐지라도, 최강이 아닐지라도
홍진호의 흥망성쇠를 모두 지켜본 이들 중에서 홍진호가 ‘저그의 진정한 왕’임을 부정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저그가 힘들던 시절에 저그를 일으키고, 지탱하던 선수
저그의 자존심이었던 선수
마지막까지 ‘저그의 왕’으로서의 자존심을 잃지 않았던 선수
 
0910 신한은행 프로리그 : 홍진호 VS 임요환
 
 
가장 ‘홍진호다웠던’ 선수
가장 ‘저그다웠던’ 선수
그리고, e스포츠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받았던 선수.
 
 
 
 
 
‘프로게이머 홍진호’의 주요 수상내역
 
 
2000 게임아이배 주장원전 우승
2000 아이티비 한게임배 서바이벌리그 우승
2001 PSB메가패스배 사이버그랑프리 리그 우승
0001 쉐르파배 오픈대회 준우승
2001 한빛소프트배 스타리그 8강
2001 코카콜라배 스타리그 준우승
2001 스카이배 스타리그 4강
2001 한빛소프트배 KPGA 위너스 챔피언십 준우승
2001 아이티비 신인왕전 우승
2001 KT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왕중왕전 우승
2002 KPGA TOUR 1차리그 준우승
2002 Reebok KPGA TOUR 2차리그 준우승
2002 네이트배 스타리그 16강
2002 SKY배 스타리그 3위
2002 펩시 트위스트 KPGA TOUR 3차리그 6강
2002 파나소닉배 스타리그 3위
2002 WCG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 스타크래프트 개인전 준우승
2003 스타우트배 MSL 16강
2003 올림푸스배 스타리그 준우승
2003 TG삼보배 MSL 준우승
2003 마이큐브배 스타리그 8강
2003 벼룩시장 FindAll배 GhemTV 챌린저 오픈 우승
2003 KTEC배 KPGA 투어 위너스챔피언쉽 결승 우승
2004 하나포스 센게임배 MSL 16강
2004 스프리스배 MSL 16강
2004 에버배 스타리그 4강
2004 KT-KTF 프리미어리그 4강
0405 아이옵스배 스타리그 8강
2005 에버배 스타리그 16강
2005 우주닷컴 MSL 16강
2005 So1 스타리그 16강
2005 스니커즈배 올스타 리그 우승
2005 블리즈컨 스타크래프트 부문 우승
2006 WWI 준우승
2006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1 3위
2006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2 24강
2008 곰TV 클래식 시즌1 32강
2009 IeSF 챌린지 스타 인비테이셔널 클래식 준우승
2009 e스타즈 서울 2009 스타크래프트 헤리티지 4강
 
 
홍진호는 e스포츠가 제대로 정립되기 이전에 전성기를 맞은 선수다.
e스포츠판의 개국공신이자 선구자였지만, 그렇기에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다.
지금 남아있는 e스포츠 초창기의 기록은 완전한 것이 아니다.
홍진호의 초창기 기록 역시 많은 부분 누락되었다.
그나마도,
훗날 e스포츠가 보다 프로화된 이후, 스타판의 역사를 정리하면서
홍진호의 기록과 성과의 많은 부분이 축소되었다.
1세대라서 희생해야 했고 손해를 봐야 했던 기록들,
그것을 홍진호는 덤덤히 받아들였다.
 
 
 
 
 
은퇴 후에도 여전히, e스포츠의 ‘레전드’로서
 
 
2011 스타크래프트2 개인리그 도전(홍진호의 Project A)
2012 대한민국 e스포츠 명예의 전당 헌액
2012 LOL 프로게임단 제닉스스톰 감독
2013 LOL 프로게임단 제닉스스톰 프론트
2013 소닉 스타리그 레전드매치 출전 (VS박정석, 승리)
2014 몬스터짐 스타 파이널포 개최, 우승
2014 제1회 콩두 스타즈 파티 개최, 우승
2014 위메프 곰 클래식 시즌4 8강
2014 하스스톤 인비테이셔널 참가
2014 프로게이머 매니지먼트사 콩두컴퍼니 설립
 
 
은퇴 이후에도 홍진호는 e스포츠를 떠나지 않았다.
자신의 20대 전부를 바친 곳, 자신의 20대 그 자체였던 곳에 계속해서 애정을 쏟았다.
팬들이 원하는 스타2에 도전하기도 했고, 지도자로 e스포츠에 종사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게임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이벤트리그를 개최하기도 했다.
스타1을 아직도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그리고 e스포츠와 스타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부탁하면서
자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실력자 후배들과 이벤트 전에서 함께 경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사회적 경험이 부족하고 미래가 불안정한 프로게이머 후배들을 위해 프로게이머 매니지먼트사도 차렸다.
홍진호는 은퇴한 뒤에도 여전히 e스포츠계의 레전드로서, 프로게이머 선배로서 e스포츠를 이끌고 있다.
"연예인 다 됐네" 하고 팬들이 농담할 만큼, 소위 '뜬' 지금까지도.
 
 
자신의 뿌리이자 고향을 잊지 않는 사람.
자신이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되돌려주려는 사람.
입버릇처럼 이야기했듯, 스타판의 선구자로서 존경받는 선수가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
그래서 선수생활을 하며 e스포츠판에서 그토록 상처를 받았음에도
홍진호는 여전히 e스포츠를 위해 무언가 하려고 한다.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의 새로운 도전 : 방송인 홍진호
 
 
2013 tvN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우승
2013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
2013 온게임넷 《더지니어스 비하인드》
2014 SBS 파워FM 《영스트리트 - 스무고개》
2014 tvN 《공유TV 좋아요》
2014 tvN 《김지윤의 달콤한 19》
2014 tvN 《SNL 코리아 시즌 5》
2014 tvN 《로맨스가 더 필요해》
2014 JTBC 《크라임씬》
2014 tvN 《오늘부터 출근
 2014 CF 〈트윅스〉
2014 CF 〈KT〉
 
 
여전히 머리 쓰는 것을 즐거워하고, 여전히 승부를 좋아하고,
여전히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홍진호는 은퇴 이후 지니어스를 통해 방송에도 발을 들였다.
선수 시절부터 팬이었던 누군가의 눈에는 여전히 프로게이머 같은 그 모습이
홍진호를 방송으로 접하고 방송인으로 인식하는 어떤 이들에겐 새삼스럽고 매력 있나 보다.
홍진호는 지니어스1에서의 활약과 우승에 힘입어 제법 성공적으로 방송계에 안착했다.
그 일련의 과정들이 여전히 승부사다워서, 여전히 폭풍 같아서 기뻤었다.
 
 
소위 머리 쓰는 예능을 제외하고는 방송을 잘 못 할 것 같아 걱정했는데,
기우였는지 다른 방송에도 제법 잘 적응하고 어느샌가 CF도 따내면서 꽤 잘 나가고 있다.
십 년 가까이 몸담았던 팀의 모기업 CF에 출연한 것을 보고,
홍진호는 이제 프로게이머가 아닌 방송인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홍진호는 이제 방송인으로 점차 자리를 잘 잡아나가고 있는듯하다.
20대에 해보지 못한 도전을 이제 하는 것뿐이라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겠다는 홍진호.
길을 정하면 뒤를 보지 않고 앞을 향해 내달렸던 프로게이머 시절과 다름없이, 여전히 폭풍 같은 그를
응원한다, 여전히.
 
 
 
 
 
 
청춘을 그와 함께할 수 있어 즐거웠었다.
부디 행복하기를.
스타판에서 몸도 마음도 상처투성이였던 그를 보며 늘 바랐었던 그의 평온과 행복이
부디 영원하기를, 그의 생일을 맞아 다시금 기원합니다.
 
 
 
 
 
 
폭풍 홍진호를 응원했고, 아꼈고, 사랑했던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오래된 팬이
 
홍진호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부디 많은 분들께서 함께 축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일 축하한다, 진호야.
너의 경기를 볼 수 있음에 감사했었다.
너의 팬으로서 가슴아프고 힘든 시간속에서도
너를 응원하고 너를 사랑하게 된 것을 후회 한 적이 없다.
내겐 영원히 고마운 사람,
부디 지금처럼 행복하게 잘 살아라.
 
 
 
 
 

 

 

 

 

 

+ 이 글은 베스티즈와 pgr21에도 게시되었습니다.

 윤일병 사건을 차치하고서라도, 요 몇해간 군 관련 사고 소식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최근들어 유독 군대에서 사건이 많이 발생다기 보다는 최근들어 군 사고가 세간에 알려지는 거겠지. 미디어의 발달, 특히나 인터넷의 발달에는 부작용도 많지만, 이런 긍정적인 효과 또한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인터넷이 아니었다면 그 누가 억울한 청년들의 죽음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겠는가, 기십년전까지 그래왔듯 군 내부에서 조용히 덮고 묻었을테지.

 

 오래전에 육군을 만기 전역한 남동생이 있지만, 전역한 남자들이 밥자리에서든 술자리에서든 흔히 꺼내놓는다는 군시절 이야기를 듣기는 어려웠다. 워낙 과묵한 놈이라 그런지, 휴가를 나오거나 가끔 집에 전화를 걸었을 때에도 군 생활 어떠냐는 질문에는 그저 "괜찮아요." 한마디로 답했고, 제대한 이후에도 좀체 군시절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부모님께서 '진짜 사나이'를 보시고 "너 때도 저런거 있었니?" 하고 물으실 때마다 "그래도 요즘은 군대 많이 좋아졌나보네요." 하는 정도가 다였다. 지난 임병장 사건이나 그 이전에 군사건이 터졌을 때에도 나와 어머니는 신나게 군대의 문제점이라던가 하는 것들을 성토하는데 반해 동생은 "죽은 놈도 불쌍하고, 총기 난사한 그 놈도 불쌍하고..." 하며 '군대에 있는 놈들은 모두 불쌍한 놈들'이라고 했다. 이정도의 이야기가 동생 입에서 나온 군대 이야기의 전부다.

 동생이 전역한 이후로 한동안 내가 들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기억하고 있는 군대에 대한 것들은 아주 사소한 것들 뿐이었다. 물론 술자리나 회식에 동석한 동료나 상사나 또 다른 누군가가 군복무 시절의 무용담을 거나하게 풀었던 적이 있었을테지만, 기억하지 못한다. 역시 나는 내게 '의미있는' 사람의 것이 아니면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것이 이야기든, 기억이든, 생일이나 혈액형 같은 아주 사소한 것이든간에. 공무와 관련되어 기록해 놓은 것이 아닌 이상 사적인 것들은 좀처럼 기억에 상주하지 못한다.

 

 그런 내가 남동생 이후에 군대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기억'하는 경우는 딱 두가지 경우다. 하나는 우리 막내 도련님이 군대 갔을 시절이고, 또 하나가 이 글의 주제인 진호가 군대 갔을때의 이야기다.

 막둥이 앤디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공익 복무를 하느라 기초 군사 훈련밖에 받지 못한 4명과 그나마도 받지 못하고 면제된 1명의 이야기는, 팬의 입장에서도 사실 딱히 쓸 것이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말할수록 까먹기 십상이라 아예 언급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사실, 막내도 군생활을 딱히 힘들게 한 편이 아니라서 더더욱 그렇다. 불법으로 병역을 기피하지는 않았으므로 부끄러울 것도 없지만, 딱히 자랑할 거리도 안되고 하니 그냥 그런갑다 하는 정도다. 사실 막내가 군입대한 직후에는 걱정도 많았고 안타까운 것도 많았으나(추운 겨울에 간 건 둘째치고 생일은 좀 지나고 가지 싶었던 것들 등) 짬 좀 차면서부터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당시 홍보단(연예병사)의 분위기가 괜찮아 보였기에 막내의 군복무에 대해서는 크게 응어리 진 것이 없다.

 그러나 진호의 경우에는 좀 다른데, 오늘은 그 부분에 대해서 좀 적어보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공군 시절의 홍진호와, 공군 프로 게임단인 공군 에이스(Airforce ACE, 이하 한글로 표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최근에 윤일병 사건에 부들부들 하다가, 오늘 우연찮게 다시 성춘쇼를 돌려보고는 빡쳐서 급 작성하는 글이다. 그래서 미리 말해두건대, 공군 에이스에 대한 비난과 공군 에이스 소속이었던 몇몇 선수들에 대한 비난 내지는 비하가 이 글에 넘칠 예정이므로 공군 에이스에서 악명을 떨쳤던 선수의 팬들은 이 글을 보지 않는 것이 좋다.

 

 먼저, 이 글에서 가장 먼저 확실하게 전제할 것이 있다. 공군 에이스는 다른 스포츠 상무팀과 마찬가지로, 이스포츠의 '프로 상무 게임팀'이라는 것이다.

 "게임은 마약이다!" 따위의 정신나간 주장을 하는 인사가 국회의원직에 앉아 있는 대한민국에 뭘 바라겠냐만은, 2014년 현재도 '이스포츠'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젊은이들 많은 커뮤니티에서조차 "컴퓨터 앞에 앉아서 키보드 두드리는게 스포츠면 유치원생이 놀이터에서 뛰어 노는것도 스포츠다." 식의 비난이나 "엄마 천원만 주세요, 피씨방 가서 스포츠 한시간만 즐기다 올게요." 따위의 비아냥대는 댓글이 달리기 일쑤다. 심지어 게임팬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조차 이스포츠를 '스포츠'와 동등한 개념의 것인지, 이스포츠가 '스포츠'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빈번하게 논란이 일어나며, 부정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프로게이머를 그저 게임 중독자 정도로 취급하고, 프로게이머가 받는 억대 연봉을 마뜩찮아하며, '선수'들의 '경기'에 환호하는 게임팬들을 게임 폐인으로 본다. 하물며, 공군 에이스가 창설되던 2007년에는 지금보다 그 '업신여김'의 강도가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보다 무려 7년 전에, 한국에서 '세계 최초의 상무 게임단'이 창설된 것이다. 군 내부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절대적이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적으로도 부정적인 시선이 더 많았으며 심지어 게임팬들 사이에서조차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스타판 관계자들의 노력, 특히나 문체부 인사 몇명과 국회의원 원희룡 등의 소위 '높으신 분들'의 노력으로 불가능할 것만 같던 일을 이뤄냈다. 그리고 이들이 '노력'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임요환'이었다.

 나는 블로그에서 몇번이고 내가 '극렬 임까'임을 밝혀왔다. 임요환이라는 사람 자체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홍진호의 라이벌인 임요환'을 미워했고 어느 시점부터는 '게이머로서의 임요환'을 싫어하게 된 경우다. 특히나 나는 임요환의 '과장된 역사와 업적'을 부정하는 사람이다. 예를 들면 "이스포츠(혹은 스타판) 임요환이 없었더라면..."으로 시작하는 시리즈 같은 것들 말이다. 스타판은 당시 게임채널 관계자들과 게임팬들, 그리고 임요환과 홍진호를 비롯한 1세대 게이머들 모두가 함께 만들어나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거의 유일하게 인정하는 임요환의 '(게임 내의 업적이 아닌) 이스포츠계의 업적'을 꼽자면 바로 "공군 에이스 창단은 임요환 덕에 가능했다."라는 명제다.

 2007년 당시 임요환은 내일 모레면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였고, 선수로서의 입지도 좁아진 상태였다. 임요환은 진작부터 '30대 프로게이머'의 꿈을 공공연히 얘기해왔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군복무 해결이라는 선결과제가 있었다. 그러나 단 며칠만 연습을 쉬어도 손이 굳어버리는 프로게이머란 직업의 특성상, 특히나 프로게이머로서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대의 임요환에게 군입대 결정은 쉬운 것이 아니었고 이 즈음에 자칭 임빠인 원희룡 의원과 만나게 되면서 이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상무 게임팀' 공군 에이스가 창설된다. 게이머들에게는 군복무를 해결하면서도 2년이라는 시간동안 연습과 경기 출전이 가능하다는 어마어마한 메리트가 있었고, 이것은 특히나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경기 출전을 잘 하지 못하는 미필 선수들이나 군입대를 더이상 미루기 힘든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선수생활'을 위한 한줄기 빛이자 희망이었다. 또한 공군의 입장에서는 공군의 이미지를 보다 젊고 활기차게 쇄신하고, 스타팬의 대부분이 곧 성인이 되어 군입대 해야 하거나 입대 적령기에 있는 젊은 남성이었기에 공군을 홍보하기에도 적합하다는 계산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계산이 맞아떨어지기 위해서는 가장 흥행성 높은 카드가 필요했다. 그래서 공군 에이스의 창단 조건은 '임요환의 공군 입대'였다. 이러한 사실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로, 따라서 내가 제아무리 극렬한 진성 임까라지만 공군 에이스 창단의 일등공신이 임요환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창설된 공군 에이스는, 다시한번 말하지만,

1. 프로게이머들의 선수 생활 지속을 돕기 위해(라는 명목으로) 창설되었다.

2. 프로게이머들의 군복무 문제를 해결한다.

3. 프로게이머들이 일반 군복무시 생길 수 있는 '프로 선수'로서의 능력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습 환경을 제공한다.

4. 프로게이머들이 일반 군복무시 생길 수 있는 '프로 선수'로서의 경험과 경력의 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경기 출전 기회를 제공한다.

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진 '상무 게임팀'이었다. 일반적인 특기병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전제하고 글을 시작한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지만 나는 늘 용두사미의 글을 쓰니 괜찮을거다.

 

 상술한대로, 공군에이스는 '임요환을 위해 창설된 상무팀'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혜택을 가장 먼저 받은 것도, 그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것도 임요환이 아니었다. 길 가다 로또맞은 행운의 주인공은 바로, 후술될 모든 악습과 폐단을 만드는데 관여한 강도경이었다. (강도경의 동기인 최인규, 조형근도 있지만 별다른 성토가 나오지 않았으므로 일단 강도경만 논한다.)

 공군 에이스의 창단 논의가 시작될 무렵, 강도경은 은퇴를 선언하고 은퇴식을 가진 후 코치로 전향해 군입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공군 에이스 창단이 가시화되면서 공군은 우선 프로게이머를 전산특기병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이즈음에는 WBC 병역특례 논란의 여파로 공군 에이스의 창단이 사회적으로도 제법 이슈거리가 되었고 반발 또한 거셌는데, 이 시기 강도경은 "프로게이머의 병역특례는 말도 안된다."와 같은 발언으로 상무 게임단 창설에 부정적인 뉘앙스의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전산특기병 모집을 시작하자 강도경은 전산특기병 선발에 가장 먼저 응모했고, 결국 제 1기 전산특기병(전산특기병은 원래도 존재하던 보직이고 지금도 존재하는 보직이지만, 이 글에서는 '공군 에이스 입단'을 목적으로 선발된 전산특기병을 지칭하며 그래서 기수도 강도경부터 1기로 계산한다.)으로 공군에서 군복무를 시작했다. 제1기니 내무반에서 선임이라고 쪼아댈 사람도 없고, 그야말로 '꿀 빠는' 군생활을 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원래대로라면 전산특기병(이하 전특병) 1기로 군복무를 시작해야 했을 임요환은 이래저래 일정이 꼬이고, 미뤄져 전특병 2기로 입대한다. 당시 임요환은 그 어떤 선수의 은퇴식과는 비교되지 않을 수준의 '송별식'과 '헌정 방송' 그리고 수많은 인터뷰와 이벤트를 가졌다.(가끔 [임]이 은퇴식을 안한 건, 이때 받은 걸로 충분히 퉁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농 반, 진 반의 생각을 한다.) 임요환 팬이 아닌 다른 선수의 팬이라면 누구나 부러워 할 만큼, 그리고 시기할 만큼 유례없는 수준이었다.

 전특병 1기는 공군의 중앙전산소에 배속되는데 그쳤을 뿐, 아직 공군 에이스가 창단된 것은 아니었다. 전특병 2기인 임요환이 입대하고 난 이후에야 비로소 중앙전산소 소속 전특병 4명은 '공군팀'으로 경기에 설 수 있었으며, 임요환 입대 이후에야 비로소 공군 에이스가 정식으로 창단되었다. 그야말로 임요환의, 임요환에 의한, 임요환을 위한 팀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극렬 임까인 나조차 인정하는 이 분명한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은퇴 이후까지 "공군 에이스가 만들어 진 것은 결코 임요환 때문이 아니었다."는 망언을 하고 다닌 이가 있었으니, 바로 강도경이었다.

 

 강도경은 전특병 1기로 입대한 3명중 가장 형이었고(단, 동갑인 최인규가 생일은 더 빠르다.) 가장 먼저 데뷔한 선배였으며, 성격 또한 조용히 뒤에 있기보단 앞에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전특병 내무반의 권력은 강도경이 거머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람의 본모습은 돈과 권력을 쥐었을 때 비로소 나온다고 했던가? 강도경은 일반 사병으로서는 두려울 것 없는 위치에서 전특병 내무반을 제멋대로 주물렀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악습이 탄생했다.



빙산의 일부.


 임요환을 오래 봐 온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중간에 보이는 임요환의 저 빡친 표정은 진심이다. 그것도 보통 빡치면 저런 표정이 안 나온다.

 진호가 제대하고 나서도 지켜본 바로는, 공군 에이스 출신들은 군시절 있었던 좋지 못한 일화들을 정말 어지간해서는 매체에다 얘기하지 않는 편이다. 제 얼굴에 침뱉기라고 생각해서인지, 가뜩이나 창단 이후 끊임없이 해체 압박과 여론에 시달리는 공군 에이스의 이미지에 먹칠하면 후배들에게 해가 될까봐 걱정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공군 에이스 내부의 일을 얘기할때 굉장히 조심스럽게 얘기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임요환이 얘기한 저 일화만으로도 공군 에이스 내무반에서 강도경이 가졌던 절대적 권력을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다만은, 임요환이나 진호나 공군 에이스 시절 힘들었던 일화에 대해 얘기할때면 항상 '일일히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이라는 전제를 붙여가며 아주 사소한 일화만 얘기하는 편이다.

 사실, 공군 전역자들의 인터뷰나 알려진 발언들을 종합해 볼 때, 이건 빙산의 일각이다. 휴가 나온 성학승을 불러서까지 갈구는 바람에 성학승을 울렸던 일화는 뭐 유명하고, 게이머들이 일일히 밝히지 않은 수많은 악습의 근원에는 강도경이 있었다(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이야기한 게이머들이 꽤 있었다.). 공군 에이스 내무반 밖, 다른 중앙 전산소 병사들에게까지 유명했을 정도이니 아마 상상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강도경은 뭐 스타판 초창기부터 송병석과 아이들의 일원으로서 임요환에게 적대심을 가진 대표적 게이머였으며 성깔로 유명했으니 후임으로 들어온 임요환에게 열폭하는 것이야 어느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지만, 임요환을 제외한 다른 후임들에게도 얼마나 진상짓을 떨었는지 군생활 하며 강도경에게 이를 간 게이머가 한둘이 아니었다.

 공군에서 쓰이는 은어로 '꼽창', ''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상식 이상의 수준으로 후임들을 죽어라 갈궈대는 선임을 이르는 말이다. 원래부터 성격이 꼬인 인간이 짬 차며 꼽창이 되는 경우와, 후임을 받지 못해 짬이 차고도 선임을 오랫동안 모시는 꼬인 군번이 한꺼번에 쌓인걸 푸느라 꼽창이 되는 경우 두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는데, 뭐 유의미한 구분은 아니고 한마디로 개진상 떠는 선임들은 모두 꼽창이라 불린다. 공군 중앙전산소에서 가장 유명한 두명의 꼽창이 전설로 내려온다는데 한명은 상술한 강도경이요, 나머지 한명은 후술할 이주영이다. (다만 이주영은 후자의 경우로, 강도경에게 하도 들들 볶였던 것을 후임들에게 한꺼번에 푸느라 꼽창이 되었다는 말도 안되는 설이 있긴 하다만은 동기인 박대만에 비해 악명이 상대적으로 드높았던 것을 보면, 꼽창은 결국 그냥 꼽창일 뿐이다.)

 

 또 하나의 꼽창으로 꼽히는 이주영은 전특병 5기로 입대한 이후 1년이 넘도록 후임을 받지 못하는 와중에 시간이 흘러 전특병 1기(이하부터 공군 에이스 1기라고 호칭을 바꾸겠다.)가 전역한다. 그리고 임요환이 최고참일 때 공군 에이스 6기로 박정석과 오영종 그리고 한동욱이 입대했으며, 두달 뒤 홍진호와 차재욱이 공군 에이스 7기로 입대하게 된다. 그리고 홍진호가 자대 배치를 받기도 전에 임요환은 제대했다.

 원래 진호는 공군 에이스 6기로 입대할 예정이었다. 5기가 제대로 꼬인 군번인 반면에 6기는 제대로 풀린 군번으로, 1기를 제외하면 공군 에이스 중에서 가장 '꿀 빤' 기수가 되겠다. 그러나 일이 꼬여 입대가 미뤄졌고 진호는 7기로 입대하면서 군생활은 한층 더 꼬이게 된다.



ㅋ.......


중간에 잠깐 딴 얘기가 나오긴 하는데, 별로 길진 않다.


 방송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인터뷰로 서너번 더 이주영과 박정석에 대해 성토했지만, 방송에서 언급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인터뷰 기사는 생략하겠다.

 진호를 아주 오랜 기간동안 지켜보면서 의문이었던 점 중 하나는, 저 애는 대체 속에 부처가 몇명이나 들어앉아 있는걸까, 였다. 존경받는 게이머가 되기 위해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까지도 조심했던 시절도 있었다지만, 진호 멘탈이 산산조각나 그런 것에 더이상 신경 쓸 겨를이 없었을 때에도 진호는 인간적으로 정말 착한 게이머였다. 아무래도 노력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천성이라고 봐야 옳을 것이다. 가장 단적인 예로, 지은 죄도 없는 자신을 죽일 기세로 달려들던 수많은 자칭 '게임팬'들(블로그의 다른 글에서도 수차례 말했지만, 단순히 디씨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었다.)의 조롱과 멸시와 비난에 마음이 부서지고 멘탈이 가루가 되면서도 버티고 버텨 지금은 그냥 같이 웃어 넘기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는 것만 봐도, 홍진호의 천성이 얼마나 사람을 미워하지 못하고 사람에게 다정한지를 알 수 있다.

 스타판의 0세대, 1세대라고 불리는 형뻘 선수들부터 자신과 함께 활동했던 1.5세대 선수들은 물론이고 스타판 가장 마지막 세대의 막내동생뻘 선수들까지 거의 모두와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는 선수는 거의 진호가 유일했다. 가족같은 분위기였던 스타판 초창기에는 물론이고, 보다 경쟁이 심화되고 체계가 갖춰져 같은 또래끼리도 서먹한 선수들이 많았던 스타판 마지막까지 홍진호가 스타판에서 가장 발이 넓은 선수라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지금이야 스스로 '콩드립'도 쳐대지만, 선수시절까지만해도 그토록 싫어했던 콩드립을 까마득한 후배가 쳐도 허허 웃어 넘기고, 그 까마득한 후배가 방송에서 콩댄스를 춰도 같이 춰주고, 동생들이 방송에서 콩간지 표정을 따라해도 그냥 농으로 받아줄 정도로 진호는 동생들과 후배들에게 관대한 형이자 선배였다. 진호의 곁에 늘 사람이 많았던 것은, 진호가 착한 성격을 타고 난 것 외에도 진호가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 사람을 미워하지 못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진호는 누가 자신에게 잘못한 것이나 누군가에게 서운했던 것을, 대체로는 마음에 담아두는 성격이 아니다. 가장 극단적으로는 삼연벙 사건만 봐도, 사실 범인이라면 삼연벙이라는 그 세번의 경기 자체만으로도 임요환에 대한 미움을 금방 털어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진호는 그 사건이 터진지 며칠 안되어 임요환과 만나 시시덕거리며 웃었을 정도로 속 없는 사람이다. 뿐인가? 그 사건으로 아주 오랫동안 슬럼프를 겪었고 더 오랫동안 사람들의 비난과 조롱에 시달려야 했으며 결과적으로는 그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전성기가 허무하게 막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진호는 여전히 임요환과 친하게 지낸다. 임요환이 순간적으로 밉긴 했지만 원망하지는 않는다고 말하면서. 홍진호는 그런 사람이다. 또 하나 얘기해 보겠다. 진호는 자신을 데뷔시킨 송호창 감독(이라고 불러주기도 싫지만...)에게 피씨방 사업을 빙자해 이용당하고, 사기당했던 일이 있었다. 당시 투나SG의 돈줄이었던 홍진호를 절대 KTF로 보내지 않으려 버둥거렸던 송호창조차도 진호를 보내줄 수 밖에 없었을 만큼 심각한 사건이었고, 당시에 진호가 부진을 겪은 이유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호는 KTF로 이적후 송호창의 악행을 잊었는지, 또 금방 투나SG에 놀러 다녔고 송호창과도 나쁘지 않게 지냈으며 선수생활을 은퇴할 때 까지도 자신이 사기당한 사실을 함구하고 지냈다. 게임업계 사람들도 진호가 송호창에게 사기당한 내용을 거의 모를 정도로. 홍진호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 홍진호를 잘 알기 때문에, 은퇴하고 나서도 한참이 지나서까지 여전히 진호가 언급하는 군시절의 박정석과 이주영에게 좋은 감정을 가질래야 가질 수가 없는 것이다. 적당히 했으면 이전까지 그랬듯 혼자 속으로 삭히고 잊어버렸을 홍진호란 걸 잘 알기 때문에.

 

 상기 2개의 동영상에서 언급된 공군 에이스 내의 똥군기에 대해, 먼저 여기서 정리해 두고 이하에서 자세히 후술하겠다.

01. 아직 입대하지도 않은 선수에 대해 밖에서 예능하다 왔다며, 게이머로 보지 않을 정도로 안좋은 이미지로 낙인부터 찍음.

02. 자대배치 받고 일주일도 안된 신병에게 아무것도 안 알려주고 일단 갈굼부터 시작. "예 알겠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아닙니다" 외에 "잘 모르겠습니다." 했다고 갈굼.

03. 홍진호가 먼저 나서서 뭘 한게 없다는 박정석의 제대후 발언.

04. 후임은 선임이 경기장에서 받은 선물을 받아 들어야 한다는 관행이 있었음. 선임이 한번 거절해도 후임은 서너번까지 애원하듯, 빼앗듯 나서서 선임 짐을 받아 들어야 하고 그러한 행동을 선임들은 원하고 즐겼음. 가끔 그런거 싫어하는 선임이 있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 지 몰라 망설이면 해당 선임이 아니라 맞선임에게 끌려갔음.

05. 박정석曰 뒤지고 싶냐?

06. 이주영에 대한 홍진호의 평가 : 사람이 이렇게까지도 싫어질 수 있구나, 미친 줄 알았다, 보통 꼽창이 아니다, 대놓고 말하는 게 아니라 뒤에서 누구 시켜 괴롭히는 스타일이다. (김)선기처럼 대놓고 하면 순간 그 자리에서는 화나도 지나가면 아무것도 아닌데.

07. 지 게임 졌다고 승질내서 후임들이 눈치보게 만듦, 그래놓고 홍진호가 게임 져서 혼자 삭히고 있는거 보고 아니꼬워서 갈궜다고 자랑스럽게 인터뷰한 홍진호 아버지군번들.

08. 신병은 배틀넷 접속도 못하게 하는 똥룰, 심지어 사전에 얘기도 안 해줌.

09. 신병은 늦게까지 연습하지도 못하게 하고 취침시간 되면 바로 취침해야 함.

10. 군대에서 흡연하는것 가지고 갈구는 것으로도 모자라 냄새나니까 흡연후 밖에서 10분 대기, 가글한뒤 비누로 손 씻은 후 내무반 입장하라고 시킨 이주영.

11. 자기들보다 나이 많고, 선배고, 인기 많고, 선수로서 우월했던 홍진호를 위해 계획된 기죽이기.

 

 아, 새삼 다시 정리하니 빡친다. 이제까지는 욕과 비하를 꾹꾹 자제해 왔지만 이하부터는 욕과 비난, 비하 등등이 난무할 예정이므로 읽는데 주의를 요한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나는 '인간 박정석'이나 '게이머 박정석'을 싫어하지 않는다, 절대로. 호불호를 따지자면 오히려 好에 가깝다. 정석이가 진호랑 한솥밥 먹고 지낸 시간이 얼마며 KTF에서 동고동락 하기 이전부터 또 얼마나 친하게 지냈는지를 잘 아는데, 그 오랜 시간동안 든 정이 있는데 어찌 싫어할 수 있겠는가. 박정석이 얼마나 FM인지, 얼마나 곧은 성격인지에 대해서 역시나 나도 박정석의 팬들만큼이나 오래 지켜보았으므로 잘 안다. 공군 이후에도 진호가 정석이를 얼마나 아끼고 좋아하는지도 물론 잘 알고, 둘이 잘 지내고 있는 것 또한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전히 불편해하고 서운해하고 미워하는 박정석은 '인간 박정석'이나 '게이머 박정석'이 아니라, '공군 에이스 시절의 박정석'임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또한, 이주영은 진호와 별다른 접점이 없었기에 나는 이주영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감정이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될 것이다. 나는 이주영에 대해서는 '공군 에이스의 이주영' 이전에는 어떠한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다시 말하자면 호감도 불호도 가지고 있지 않은 0의 상태에서 '공군 에이스의 이주영'을 접한게 거의 전부였음을 밝힌다. 따라서 '드론 많이 뽑는 출산드론'이라는 것 이외에는, 내게 이주영은 오로지 '공군 에이스의 이주영'일 뿐이다.

 

 먼저 <아직 입대하지도 않은 선수에 대해 밖에서 예능하다 왔다며, 게이머로 보지 않을 정도로 안좋은 이미지로 낙인부터 찍은 것>에 대해 말해보겠다.

 까놓고 말해보자. 진호가 신병일때 공군 에이스에 있었던 이재훈, 김환중, 김선기, 이주영, 박대만, 박정석, 오영종, 한동욱 중에서 '게이머로서' 진호보다 우월했던 놈이 누가 있나? 그래, 박정석 정도나 진호와 동급으로 봐줄 수 있겠다. 그런 박정석 조차도 진호에게 경력, 경기수, 다승, 승률, 다전제 경험 등등 모든 분야에서 다 밀린다.(스카이 우승 얘긴 하지 말자, 열받아서 말 길어지니까. 농담 아니고 진지하게 말해서 진호도 우승 많이 했다.) 하물며 다른애들? 오영종과 한동욱이 고작 스타리그 우승 한번씩 해봤다고 진호에게 비벼볼 수 있을 것 같은가? 진호보다 우승 횟수로조차 밀리는게 오영종과 한동욱이다. 앞서 언급한 다른 분야에서 뒤지는 것은 뭐 말할 것도 없고. 이재훈, 김환중, 김선기는 말할 것도 없고 저그였던 이주영? 까놓고 말해서 감히 진호 옆에 이름이나 쓸 수 있겠나?

 게이머로서 별달리 이뤄논 것도 없는 것들이, 끽해야 우승 한번 한 놈들이(스타리그 중심으로 왜곡된 스타판 초창기의 리그와 훼손된 진호의 역사적 가치와 우승에 대해서는 내가 이전에 설명한 글이 있으니 참고 바란다. 홍진호는 우승 존나 많이 했다. http://yusongi.tistory.com/343 그리고 http://yusongi.tistory.com/346) 감히 '게이머로서의 홍진호'를 논해?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진호가 게이머로 안 보이면, 지들은 대체 뭘까 생각이나 해봤는가 모르겠다. 분수를 알고 주제를 알아야지.

 그리고 진호가 밖에서 예능 하다가 왔다고 고깝게 봤다니 그것도 웃겨서 말이 안 나온다. 팀에서 사실상 짐 빼고 나와서 공군 입대 기다리는 와중에 공군쪽에서 일이 꼬여서 진호가 한 기수 늦게 들어가게 된것도 억울한데, 그 시간동안 다시 KTF 매직엔스(이하 케텝) 가서 연습하기도 어정쩡하고, 마침 온게임넷에서 방송 제의가 들어와서 한게 뭐 나쁜가? 이것도 까놓고 말해보자. 방송사에서 예능은 아무나 시켜주나? 그것도 메인으로 이름 걸고? 그거 아무나 안 시킨다. 네임밸류, 흥행성, 시장성 같은걸 다 따져보고 시키는거지. 지들은 '가치'가 없어서 안 시켜준 예능 좀 했다고 아니꼽나? 지들이 인기 없고, 네임밸류 떨어져서 '못'한거지 '안'한건가? 공군에이스 제대하자마자 예능부터 시작한 이주영은 뭔가?ㅋㅋㅋ 어떻게 열폭을 해도 그렇게 '없어뵈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예능 좀 하다 왔다고 홍진호가 게이머로 안 보였으면, 아예 은퇴하고 공군 에이스 입단한 강도경은 뭐냐?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가 없다. 그냥 열등감 폭발시킬 꼬투리 잡기였을 뿐이다.

 

 <자대배치 받고 일주일도 안된 신병에게 아무것도 안 알려주고 일단 갈굼부터 시작한 것>과 <"예 알겠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아닙니다" 외에 "잘 모르겠습니다." 라는 말을 했다고 갈군 것>에 대해 얘기해 보자.

 내가 저 성춘쇼 보고 하도 기가막혀서 동생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야, 군대 가면 처음에 아무것도 안 알려줘놓고 일단 갈구기부터 하냐?" 하고. 답변은 "한번은 알려줘. 두번을 안 알려줘서 그렇지." 였다. 또, "야, 군대에서 잘 모르겠습니다, 하면 까이냐?" 하니 "아니." 하는 짤막한 답변이 돌아왔다. 군대 다녀온지 십년은 된 동생이 군생활 할 때도 그랬다는데 2009년에 저게 왠 똥군기였는지 진짜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를 일이다.

 상식적으로, 이제 막 자대배치 받은 신병이 뭘 아나? 눈치로 하는것도 어느정도 눈치를 볼 수 있을만한 데이터가 있을 때의 얘기지, 아예 제로베이스에서 뭘 어떻게 알고 알아서 하라는건지. 최소한 한번은 알려주는게 옳은거다. 가르쳐 주지도 않고 알아서 잘 하길 바라는건 뭔 개떡같은 심술보인가. 그리고 신병이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는게 대체 왜 죄란거냐? 모르는걸 모른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해? 아님 처음부터 알려주길 하던가. 내가 또 이게 너무 기막혀 주위 몇명에게 물어보니 십수년 전에 군복무한 이들도 "잘 모르겠다고 하면 한번은 알려주는 편이야, 빡쳐하긴 하지만. 아예 못 물어보게 하진 않아." 란다. 진짜 2009년에 왠 개떡같은 똥군기냐.

 이건 정말이지 상식선에서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 까기도 기막힌다. 뭐라고 까야 하는거야, 이거. 그냥 몰상식하다.

 

 <홍진호가 먼저 나서서 뭘 한게 없다는 박정석의 제대후 발언>은 내가 참 어이가 없어서ㅋㅋㅋ

  내가 진호를 공군에 보내놓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 진호 성격이 워낙 귀차니즘 자주 앓고, 대충대충 설렁설렁 하기 좋아하는 성격인데다가 오랜 시간동안 스타판 최고참으로 군림했으니 어린애들 선임으로 모시며 막내생활 잘 할 수 있을까 싶어서. 공군 입대가 결정된 시점부터 진호가 "각오하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와 같은 말들을 여러번 했지만, 그래도 어쩐지 바지런떨고, 열심히 하는 홍진호가 잘 상상이 가질 않아서. 그래서 진호 공군 들어간 이후로 혹시나 어디선가 공군에서의 진호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하고 얼마나 여기저기 뒤지고 다녔는지.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자 같이 입소한 동기들의 후기라던가 아니면 같은 중앙전산소에서 복무하는 일반병들의 목격담 같은 것들을 몇개 볼 수 있었는데, 하나같이 열심히 한다, 친절하다, 착하다, 솔선수범한다 와 같은 얘기들 뿐이어서 한시름 놓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성춘쇼를 볼 때, 대체 박정석이 왜 저런 얘길 했는지 당최 이해가 가질 않았다. 여러개의 후기들이 다 조작일 리도 없고, 설마 진호가 박정석 앞에서만 아무것도 안했을 리는 없고. 방송이니까 그냥 재미삼아 한 말일수도 있지만 솔직히 저건 좀 아니지 않나. 방송에서 공군 에이스 내부 얘기를 부추기는거 아는데, 본인이 후임이라 '당한 입장'인것도 아니고, 선임이라 '갈군 입장'에서 저런 얘길 함부로 해도 되는건가? 진호 이미지는?

 아니면 바로 아래에 서술할 내용때문이냐 박정석? 혹시 너도 니 선물 안 들어준다고 진호 갈궜니?

 

 <후임은 선임이 경기장에서 받은 선물을 받아 들어야 한다는 관행>은 진짜 기가 막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후임이 선임한테 예쁨 좀 받으려고 자발적으로 선임 짐도 들어주고 그럴 수는 있지. 근데 그게 당연한 것처럼, 강제되는 분위기는 대체 뭐냐ㅋㅋㅋ 그것도 모자라서, 선임이 한번 거절해도 후임은 서너번까지 애원하듯 빼앗듯 나서서 선임 선물을 받아 들어야 하고 그러한 행동을 선임들은 원하고 즐겼다니 진짜 똥군기도 이따위 개똥같은 똥군기가 없네. 단체로 뭘 옮겨야 하는데 선임이 짐을 드는걸 보고도 후임이 멍하니 놀았으면 문제지. 근데 선물은 개인 소유 아니여? 그걸 후임이 안 들어줬다고 갈구는 것도 어이없는데 한두번 거절했다고 그런갑다 하면 그게 또 고깝다니ㅋㅋㅋㅋㅋㅋ 시팔, 이게 말이여 방구여? 후임이랑 연애하나? 밀당해? 서너번 튕겨가며 후임 갈구는 시간에 연습이나 쳐 할 것이지, 그딴 사소하고 거지같은 것에 목매고 후임들 갈구면서 허튼짓이나 하고 다니니 경기력이 그따위들이었지.

 게다가 진호 말마따나 그런거 싫어하는 선임도 있는데, 짬 좀 차면 모를까 아무것도 모르는 신병은 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냐? 게다가 정말 자기 선물을 자기가 들고싶어하는 선임인것 같아 그냥 두면 그 선임한테는 안 불려가도 맞선임에게 끌려갔다는(이건 정확히 나온 말은 아니고, 진호가 제대로 말을 안 해서 문맥상 내가 해석한거다. 물론 그 해당 선임한테 불려갔다면 그건 더 거지같은 경우고. 이게 너무 말도 안되는 경우라 맞선임에게 불려갔다고 해석했다.) 개같은 경우는ㅋㅋㅋㅋㅋ 하...... 단체로 이따위 삽질이나 하고 있었으니 공군 성적이 그렇게 개똥같았지. 게임하라고 불러놨더니 똥군기 잡으며 일진놀이들이나 쳐 하고 있었다니ㅋㅋㅋㅋ

 그리고 위에서도 말했지만, 박정석 너, 설마 진호가 선물 안 받아 들었다고 "뭘 나서서 한 게 없다."고 한거냐? 어?

 

 <지 게임 졌다고 승질내서 후임들이 눈치보게 만들어놓고, 진호가 게임 져서 혼자 삭히고 있는거 보고 아니꼬워서 갈궜다고 자랑스럽게 인터뷰한 홍진호 아버지군번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진짜, 쏘원 16강에서 진호가 묻지마 다크관광 당한 이후로 오영종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 이후로 딱히 진호와 경기할 일도 없고 해서 싫어하지도 않았다. 별 감정 없었는데... 아마 드리머였을거다. 진호가 공군 에이스 들어간지 얼마 안 되어서, 게임 지니까 말없이 혼자 삭히고 있는걸(오영종은 "티낸다."고 표현했을거다, 아마. 내가 드리머는 가슴아파서 한번 본 이후로 다신 못봤지만 맞을거다. 어쨌든 아니꼬웠다는 표현이었다.) 보고 갈궜다고 인터뷰 했던게. 그리고 이건 오영종 혼자 갈군게 아니라 박정석도 같이 갈궜다고 알고 있다. 내가 진짜 이때 오영종한테 없던 정까지 떨어져서 진짜ㅋㅋㅋ 그럼 어떡할까? 졌는데 웃을까? 그럼 빠졌다고 갈굴꺼잖아? 게이머가 지면 당연히 기분 나빠야 하는게 정상 아니냐? 진호가 지 게임 졌다고 선임들한테 지랄한것도 아니고, 혼자 그랬다는데 게임 지고 표정관리 못한게 그렇게도 아니꼬우셨쎄요?ㅋㅋㅋㅋ

 그래놓고 박정석은 지가 서지수한테 게임 졌다고 기분나쁜 티 사방팔방 냈지. 서지수한테 뺨맞고 애꿎은 후임들 앞에서 빡쳐하니 좋더냐.

 

 <군대에서 흡연하는것 가지고 갈구는 것으로도 모자라 냄새나니까 흡연후 밖에서 10분 대기, 가글한뒤 비누로 손 씻은 후 내무반 입장하라고 시킨 이주영>은 진짜 미친놈이다.

 담배 끊었던 사람도 다시 담배 피우게 만드는 곳이 군대고, 담배 안 피웠던 사람도 담배 배워오는 곳이 군대인데(물론 게중에 소수는 정말 대단하게 금연하고 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흡연한다고 들었다.) 지깟게 뭐라고 담배가지고 씨팔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담배냄새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라, 담배냄새를 싫어하는것 자체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바로 옆에서 흡연하는 것도 아닌데 군대에서 너도나도 피우는 담배 가지고 지가 뭔데 저따위로 유난을 떠는지는 절대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꼴초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존재 자체만으로 담배냄새를 풍겨대며, 그것이 비흡연자에게 얼마나 혐오스러운지도 나는 잘 안다. 그러나 이병이 담배를 피워봤자 얼마나 피우겠는가? 일과시간에 펑펑 피울 수도 없을 것이고 기껏해야 하루 서너개비 피우는 정도일텐데 그정도는 그냥 흡연후 옷 탈탈 털기만 해도 옆사람에게 담배냄새로 피해를 주지 않는다. 대화를 많이 한다면야 가글정도는 하면 좋겠지만, 그 겨울에 밖에서 10분을 세워두고 손을 씻게하고 그따위로 안 갈궈도 담배냄새 잘 안 난다. 진호 몸에 코 박을 것도 아니고, 진호 옆에 찰싹 붙어 있을것도 아닌데.

 이주영이 그렇게 사소한거 가지고 갈궈대는 꼬장타입이었다던데, 진호가 이 일화 얘기할때 어떤식으로 꼬장피웠는지 확 알겠더라. 다른 공군 일반병들 후기 보니 사람 존나 피곤한 스타일이라는데 그 말도 이해가 되고.

 

 <신병은 배틀넷 접속도 못하게 하는 똥룰, 심지어 사전에 얘기도 안 해줌.> <신병은 늦게까지 연습하지도 못하게 하고 취침시간 되면 바로 취침해야 함.>.......... 하... 공군 에이스 정체가 뭐임???

 다시 말하지만 공군 에이스는 상무 게임팀이다. 프로게이머로서, 프로 선수로서 가진 능력과 경력이 단절되지 않기 위해 가는 곳이고 그러한 환경을 제공해 주기 위해 창설된 곳이다. 그런데 게임하러 갔더니 게임을 못하게 하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씨발. 진짜 욕나온다.

 기본적으로 프로게이머들의 연습은 배틀넷에서 이루어진다. 물론, 처음 빌드를 짜기 위해서라면 싱글모드로 놓고 빌드타임 재가면서 구상하는 일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건 다른 선수들과 붙으면서 자신이 생각했던 빌드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자신의 게임에서 문제가 되는 것들을 찾아 보완하는 것이다. 그러한 연습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배틀넷에 접속해야 한다. 그러나 이 아주 당연한 행동을 공군 에이스 내의 신병들은 할 수 없었으며, 심지어 그러한 행위를 금지한다는 것조차 사전에 고지받지 못했다. 아니, 연습을 해야 팀내 랭킹전도 하고 경기에도 나가지 연습을 못하게 하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군 에이스 왜 만듦???ㅋㅋㅋ 왜 존재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팔 장난하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훈련소에서 훈련받느라 한달동안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지 못해 현저히 감이 떨어졌을 신병들, 그래서 누구보다도 더 연습이 필요한 신병들에게 야간 훈련조차 금지했다. 오직 '신병들에게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한 개똥같은 룰의 시행 주체가 누군지 중요한데, 간부라면 모두 금지시키거나 모두 허가했지 신병만 금지시켰을 리가 없고, 99%의 확률로 개똥군기 잡기 좋아하는 공군에이스 선임들이 만든 똥룰이라고 본다. 개똥군기 잡을 게 따로있지 게임하러 갔는데 게임을 못ㅋ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임 하려고 간 공군 에이스다. 게임 하라고 부른 공군 에이스다. 근데 신병들 똥군기 잡는답시고 일진놀이하는 선임들은 신병들 연습도 안 시킨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려면 공군 에이스는 왜 만들었냐. 공군 에이스는 왜 존재하냐. 공군 에이스에 왜 들어갔냐. 저따위 개떡같은 규칙을 만들어서 일진놀이 하고 있었으니까 공군 에이스 성적이 그따위였지!!!!!!!!!!!!!!!! 진짜 개놈들. 만년 꼴지해도 괜찮다고 위로하고 잘 하라고 응원하는 팬들 보기 미안하고 부끄럽지도 않더냐? 그딴 거지같은 똥군기 잡을 시간에 서로 도와 연습을 했어도 될락말락한 실력들로, 고따구로 헛짓거리나 하고 자빠졌으니까 성적이고 경기력이고 다 그모냥들이었지!!!!!!!!!!!!!!!!!!!!!!!!!!!!!!!!!!!

 제일 화나고 빡치는게 이거다. 지들끼리 개똥군기 잡는것도 스타팬으로서는 솔직히 짜증나는데, 이건 그러한 차원을 넘어 지들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똥을 투척한 것과 다름이 없다. 팬들이 공군 에이스를 얼마나 응원했는데, 공군 에이스 해체될까봐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걱정했는데... 정작 지들은 저따위 헛짓거리나 하고 있었다니. 팬들을 기만해도 이렇게 기만할 수는 없는거 아닌가? 경기장에서 응원해주는 팬들 보면서 양심에 찔린적이나 있었느냐고 묻고 싶다.

 

 <박정석曰 뒤지고 싶냐?> <이주영에 대한 홍진호의 평가 : 사람이 이렇게까지도 싫어질 수 있구나, 미친 줄 알았다, 보통 꼽창이 아니다, 대놓고 말하는 게 아니라 뒤에서 누구 시켜 괴롭히는 스타일이다. (김)선기처럼 대놓고 하면 순간 그 자리에서는 화나도 지나가면 아무것도 아닌데.>와 관련해서.

 앞서서 내가 공군에이스는 일반 특기병이라기보다는 e스포츠 상무팀이라고 하는 이유와 정당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했다. e스포츠가 스포츠인가 아닌가의 논의와는 별개로, 공군 에이스가 e스포츠팀임을 천명했고(정확히는 군 프로게임단) 공군에이스의 대외적 존재 목표가 일반 스포츠 상무팀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일반 스포츠 상무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먼저 밝히건대 나는 다른 스포츠종목의 팬이 아니다. 그래서 스포츠 상무팀의 팬들보다는 상무팀 내부 이야기에 대해 자세히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글을 쓰기 전, 최소한 관련 내용을 검색해 본 뒤에 작성하는 성의는 잊지 않았다는 것을 명기한다.

 살다보면 듣기 싫어도 군대와 관련된 이야기, 혹은 내가 관심없는 축구나 야구나 농구나 하는 것들에 대해 들어야 할 때가 있다. 대부분은 그냥 잊어버리고 말지만, 가끔씩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아마도 내가 그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시기―그러니까 아주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남동생이 군입대를 앞뒀을 무렵, 그리고 이후로는 앤디가 군입대를 목전에 뒀을 무렵, 또 진호가 공군 에이스에 입단하겠다고 밝혔을 무렵―에 들었던 것들이었을테지. 진호와 관련된 글이니 진호의 얘기만 해 보자면, 2009년쯤, 아마 회식자리였을 것이다. 흔한 군대 이야기에서 어찌어찌 이야기가 흘러 '군기'에 대한 시덥잖은 이야기가 오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서로 저마다의 부대 군기가 그렇게도 드셌다며 자랑인지 하소연인지 모를 것들을 늘어놓다가, 이야기는 소위 '똥군기'로 유명한 부대들을 깎아내리는 방향으로 흘렀는데, 그 '똥군기'로 유명한 곳 중 하나가 '상무팀'이란 얘길 들었다.

 상무팀이라는게 기본적으로는, 사회에서 운동을 하다 나이가 차서 입대한 '프로 선수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그리고 공군 에이스의 존재 이유와 같이, 상무팀은 은퇴 직전 선수들의 요양소 개념이 아니라, 선수들의 병역을 해결해 주면서도 이후 선수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지원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따라서 상무팀으로 입대하는 병사들은 병사이자 여전히 '프로 선수'로서, 이전에 해왔던 선수 생활을 인정받은 사람들이고 앞으로도 선수 생활을 할 예정인 사람들임을 자타가 인정하는 것이다. 즉, 상무팀에서 만나게 되는 선임이나 후임은 모두 이전에 리그에서 만난 선수들이었고 팀 동료였으며 선배이자 후배였고, 제대후 상무팀에서 나와 기존의 팀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할 때 만나게 될 선배이자 후배이자 동료인 셈이다.

 상무팀 내부의 병사들이 사회에서 대개 10년정도, 혹은 그 이상 알고 지낸 선·후배·동료 사이거나, 내지는 동갑내기 친구·형·동생 사이었고, 제대후 최소 3년정도 혹은 그 이상 지속적으로도 생업에 있다면(그것이 선수로든, 코칭스텝으로든, 또 다른 어떤 식으로든) 업계에서 마주쳐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은 상무팀 내부의 '군기'가 일반적인 타 내무반의 그것과 다를 수 밖에 없음을 야기한다. 그것은 아주 필연적인 것이다, 일반병들 대부분이 사회에서 모르는 사이였던 이들끼리 만나 제대후에는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기에(물론, 관계를 지속하며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에 비해서는 소수이다. 그마저도 후술할 '일반적 군기'에 시달리지 않았을 경우에나 가능하니, 당연히 예외로 둠이 옳다.) 가능한 '일반적인 군기'가 필연적인것처럼. 사회에서 10년간 형이자 선배로 지내왔던 이가 후임으로 들어왔다고 치자. 그리고 그 후임은 다시 사회로 나가면 여전히 내게 선배이고 형이며 같은 업계에서 마주쳐야 할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후임으로 들어왔다고, 감히 함부로 할 수 있겠는가? 제대 후 바로 은퇴를 하고 업계를 떠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상무팀 내에서의 군기는 '일반적인 군기'와는 조금 다른 것이고, 그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결과다.

 물론 상무팀도 군대 내에 소속된 단체고, 그렇다 보니 가장 대전제가 되는 법규들은 군법을 따른다. 그렇다보니 소위 '군기'를 잡는 행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등병이 자대배치를 받은 뒤 짧게는 보름에서 한달 정도, 이 곳이 사회가 아니라 군대라는 점을 인식시키고 군대 내부의 규칙을 알려주는 수준에 그칠 뿐, '짬밥놀이'라든지 '똥군기 잡기'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사회에서 형이거나 선배였을 경우 후임이라 할 지라도 존중하고 대우해 주며(일반병들만 해도 나이먹고 가면 대부분은 대접 해준다는데...), 짬이 좀 찬 뒤로는 공공연히(당연히 간부 없는 곳에서만) 형이나 선배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 사회에서 선배(형)였다가 군에서 후임이 된 사람은 사회에서는 후배(동생)였을지라도 군에서 선임이 된 사람을 존중하고, 마찬가지로 군에서 선임일지라도 사회에서 선배였던 사람이 후임으로 들어왔을 때 하대하거나 꼬장부리지 않고 상호 존중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것이다. 당연히, 흔히 군 가혹행위라고 불리는 구타나 기합, 혹은 막말등은 감히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사회 나가서 매장당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군대는 계급 사회'라는 명제를 말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군대 내의 계급은 일반병에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군대는 계급 사회'라는 명제에서의 '계급'은 별 단 사람들끼리의 이야기이지, 일반병들은 군법상 모두가 그냥 '일반병 계급'일 뿐이다. 이등병, 일등병, 상병, 병장이라는 호칭은 '계급'을 칭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경력'을 칭하는 호칭이다. 말하자면, 군대 내에서 선배와 후배를 구분하기 편리하게 나누는 것일 뿐, 병장이나 상병이 '계급'이 될 수 없음을 뜻한다. 이것이 일선 군 지휘관들이 가진 귀차니즘에 의해 남용되고 있을 뿐, 군법상 일반병은 모두 일반병 계급으로 묶인 다는 것이 정석이다. 따라서, 군대 내에서 계급을 운운하며 병장이나 상병이 일병과 이병을 갈궈대는 것은, 고등학교 일진들이 일이년 선배랍시고 후배들을 모아 갈궈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들이 모두 계급상으로는 '고등학생' 신분임에도. 군대 내에서 통솔권을 가지고 명령과 복종의 관계에 있는 것은 일반병끼리가 아니라, 정말로 '계급'장을 단 이들과 일반병끼리의 관계에서나 허용되는 것이다. 뭐, 지금의 한국 군대는 명문화 된 규정과 법규에서 많이 벗어나 악습과 똥군기를 규율삼고 있다는 게 문제지만, (그래서 윤일병 사건이나, 병사 2인 동반 자살 등의 군사고가 있는 것이겠고.) 공식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러므로 사회에서 10년정도 선후배였던 관계, 그리고 제대후에도 여전히 선후배일 관계와 고작 2년여동안 군대 내에서 선후배일 관계가 충돌한다면 어떤식으로 관계를 맺어야 함이 옳겠는가? 사회에서 맺었던 관계 그리고 앞으로도 맺을 관계를 무시하는 것도, 그렇다고 군대 내에서 맺은 관계를 무시하는 것도 적절치 않으니 서로 상호 존중함이 옳을 것이다. 상호 존중, 그것이 일반병 사이의 '경력'에 대한 호칭을 '계급'이나 '서열'이라 잘못 인식하고 소위 '똥군기'를 잡는 병영문화에서 벗어나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병영문화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것은 학연이나 지연처럼 '측근 봐주기'의 악습이라기 보다는 '인지상정'이라 봐야 할 것이다. 말했듯, 상무팀은 그 특성상, 모르는 이들이 모여 있다가 모르는 이들로 흩어지는 일반 부대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사람이 모인 곳에서 '인지상정'이 어찌 나쁘다 하겠는가, 그것도 '같은 계급에 있는 일반병들'끼리.

 그런데 공군 에이스는 어떠했나? 사회에서 10년을 알고 지낸 형한테 막말도 하고, 기합도 주고(어떤 프로그램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진호가 분명히 언급했다.) 별의 별 말도 안되는 똥군기를 잡아가면서 그것을 '군대니까'라는 말로 정당화했다. 앞서 말했듯 일반병은 다 같은 일반병이다. 거기서 군기 잡겠다고 짬밥놀이 하는건, 그냥 고등학교 양아치들이 하는 일진놀이에 불과하다. '군대는 원래 그런 곳'이라고 하기에는, 공군 에이스는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었고, 그러므로 뿌리깊게 내려오는 악습이나 관행을 빙자한 폐단도 없었다. 초창기 멤버들이 어떻게 마음먹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분명 '이상적인 군대'가 될 수 있는 곳이었다. 사회에서 무작위로 모인 것도 아니고, 서로 친하거나 최소한 알고 지내던 사이들이 모였으니 병무청이 부르짖는 '선진 병영 문화 실현'이 충분히 가능한 곳이었다. 그러나 강도경이 똥물을 끼얹고 간 데 이어 나머지 멤버들마저 "위에서도 그랬으니까..." 식의 자기합리화로 어릴때 못 해봤던 일진놀이나 실컷 해대며 "군대가 그렇지 뭐."따위의 합리화까지 시전했다. 그러면서 공군 에이스를 다른 상무팀, 그 이상적인 모습(선임과 후임의 상호존중이라는 측면에서)이 아닌 일반적인 군대, 그 온갖 부조리의 구덩이와 다름없이 만들었다. 있었던 악습도 없애려고 노력해야 할판에, 창단된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곳이 창설된지 60년이 넘은(당시 기준, 지금은 70년이 다 되어간다.) 군대의 부조리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당시 공군 에이스 구성원 모두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곁다리로 얘기해 보자면, 내가 진호처럼 정석이를 너무 오래 지켜보아서인지, 그래서 정석이에게만큼은 기대라는게 있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석이가 그 부조리를 그대로, 더군다나 앞장서 행했다는 것은 굉장히 충격이었고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박정석이 FM맨이라는 걸 알지만서도, 그러한 악행과 폐단을 '군대니까'라는 핑계로, FM은 FM이지라는 식으로 그대로 따랐다는게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그것은 FM도 뭣도 아니다. 그냥, 일종의 '집단의 광기'에 휩쓸려 앞장섰던 것일 뿐. 내가 아는 박정석이라면 그따위 얼마 안된 악습(이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울 개짓거리)은 과감히 자기 선에서 끊고 안할 줄 알았다. 내가 아는 '바른 사나이' 박정석이라면. 그래서 내가 '공군 에이스의 박정석'을 떠올리면 여전히 불편하고, 서운하고, 미운가보다.

 공군 에이스 내부의 그 개똥같은 일들이 발생 가능했던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다. 첫째는 사회에서 선배(혹은 형)이었던 선수들이 후배(혹은 동생)들을 '너무 풀어줬던 것'이겠고, 둘째는 공군 에이스에 입대한 선수들 대부분이 은퇴 직전에 있었거나 사실상 이미 은퇴했던 이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스타판 초창기에는 사실상 선후배라는 개념이 없었다. 스타판 1세대부터 1.5세대까지의 선수들은 데뷔 시기가 거의 차이나지 않았던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당시에는 공식적인 데뷔의 기준이라는 것이 없었다. 게임단에 입단한 것을 데뷔로 봐야 하는 것인지, 그저 게임채널에 출연한 것을 데뷔로 봐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공식적으로 게임경기에 출전한 것을 데뷔로 봐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게임계의 자각조차 없었다. (여기에 '공식적인 게임 경기'의 기준까지 논하자면 훨씬 더 복잡해진다. 당시에는 군소 게임대회가 난립하던 시기였으므로.) 이것은 비단 이스포츠계의 특성이라기 보다는 새로 막 시작하는 업계 특성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선후배 구분은 서로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그저 모두가 '동료'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스타판 초창기에는 선수가 적었고, 따라서 서로 형·동생으로 가족같이 지내는 것이 업계 분위기였다. 게임계에서 선후배 개념이 생겨난 것은 신 사대천왕으로 불리는 2세대 선수들이 기지개를 펼 즈음인 2004년이었으며 그때까지도 게임계는 '세대'구분은 했으되 '선후배'의 개념이 흔히 통용되지 않았다. 선후배의 구분은 선수들끼리 가끔 농담식으로나 사용되었을 뿐, 여전히 스타판은 가족같은 분위기였으며 스타판에서 선후배의 구분이 보다 활발해 진 것은 2.5세대 이후나 되어서였다. 따라서, 1.5세대 선수로서 스타판이 끝나기 직전까지 현업에 있었던 홍진호는 3.5세대의 선수들을 대함에 있어서도 선후배의 개념보다는 형동생의 개념으로 동생들을 가족같이 대하는 것에 익숙했다. 앞서 말했듯, 홍진호는 스타판에서 발이 가장 넓다고 봐도 좋을 선수였다. 1세대 선수들부터 3.5세대 선수들까지 홍진호는 스타판 전 세대를 아울러 친분이 있었고 그것은 단순히 지인이나 동료의 개념이 아닌, 친한 형동생의 개념의 친분이었다. (나이와 데뷔연차가 10년 가까이 차이나는 동생·후배가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별명으로 드립치는걸 웃어 넘겨주는게 쉬운 일이겠는가.) 물론, 다른 1.5세대 선수들 역시 위계를 중시하기보다 후배·동생들과 가족처럼 지냇으나, 진호처럼 동생들에게 격의없이 대한 선수는 거의 없었다. 전상욱이 [임]의 머리크기로 드립쳤다가 임요환이 정색한 것으로 모자라 후배 관리 못한다고 최연성 갈궈서 SKT 내부가 싸해졌던건 유명한 일화고, 박정석 역시 KTF에서 군기반장 역할을 했으며, 강민 또한 G.O시절 예의없는 동생들 교육담당이었으니. 그러나 진호는 그런 것이 없었다. (아, 윤얄이도ㅠㅠ) 사람을 좋아하고 정이 많아서인지, 계급과 권위의식이 별로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진호는 후배와 동생들에게 그저 '사람 좋은 형'이었고(물론 게임할 때 건드리면 얄짤없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동생들과 후배들을 '너무 풀어줬던 셈'이 되었다. 홍진호라는 사람이 사회에서 무섭거나 두려운 존재였다면, 흔히 말하는 카리스마 있고 건드리지 못할 형이자 선배였다면 공군 에이스에서 선임이었더라도 사회에선 후배·동생인 이들이 과연 진호에게 그렇게 막 대할 수 있었겠는가?

   아예 은퇴식까지 치르고 공군 에이스에 입단한 강도경이야 말할 것도 없고, 당시 공군 에이스에 입단한 선수들 대부분은 소속 게임단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이나 하고 있거나 혹은 그마저도 할 처지가 안되는, 그야말로 설 곳이 없었던 은퇴 직전의 선수들이었다. (물론, 진호도 마찬가지다.) 스타크래프트는 정통 RTS 게임으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은 나이가 들 수록 전략 시뮬레이션이 가져오는 단점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 (나이가 들 수록 창의성이 떨어지기에 참신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전보다 힘들어 지고, 신체적 노화로 순간 반응속도가 느려지며 손가락이 굳기 때문에 멀티태스킹 능력이 떨어지고 마이크로 컨트롤이 버거워진다. 또한 나이가 먹을수록 두뇌도 퇴화되기 때문에 순간 판단능력또한 저하된다.) 공군 에이스에 입대한 선수들 대부분은 프로게이머로서의 한계에 내몰린 선수들이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자신이 가진 선수로서의 생명력이 이미 끝났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프로선수인데, 스스로의 상태를 본인이 모를 수가 없다.) 그러므로 공군 에이스에 입단한 선수들은 선수로서의 모든 것을 걸고 마지막 도전을 위해 공군 에이스에 입단했거나, 선수 생활을 마무리도 지을 겸 군문제도 해결할 겸 해서 공군 에이스에 입단한 경우, 이 두가지 경우로 나뉜다. 진호나 요환이나 박정석처럼 공군 제대 후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갔던 이들이야 전자의 이유로 공군 에이스에 입단했을 테지만, 공군을 제대하자 마자 보란듯이 제대한 많은 이들은 후자의 이유로 공군 에이스에 입단했음이 자명하다. 즉, 공군 에이스에 입단한 많은 선수들이 공군 에이스를 프로게이머로서의 마지막 관문이자 행보로 인식하고 있었고, 이는 자연히 공군 에이스의 멤버들을 공군 제대 후에는 마주칠 일이 별로 없는 이들이라 인식하게 했다. "밖에 나가서 볼 것도 아닌데"라는 마인드가 공군 에이스의 분위기를 일반 상무팀이 아닌 일반 내부반 분위기로 만드는 데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러한 마인드는 공군 에이스의 창설 목적에 가장 결정적으로 위배되었으며 공군을 제대한 공군 에이스 선수들이 보란듯이 바로 은퇴하는 것을 보고(코치직으로 옮기는 이들은 양반 수준이었다.) 게임팬들 사이에서도 공군 에이스의 존재 의의에 대해 성토하는 일이 잦아졌다. 선수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군 문제를 배려해 줬더니 그냥 거기서 남들보다 편하게(초기 멤버들이야 내무반 생활이 편했음은 확실하지만, 사실, 군 생활 자체는 힘들었다는 증언이 많다. 일반적인 군 작업이나 일과를 똑같이 했고, 경기 준비를 위한 연습 시간을 내기 어려워 일과시간 이후에 개인 시간을 빼서 연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군생활 하고서는 보란듯이 은퇴하는 것으로 모자라, 그 안에서 하라는 게임은 제대로 안 하고 일진 놀이나 하면서 똥군기 잡는데 신나 있었다- 라는 사실은 스타판을 지켜봐온 팬으로서 분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 일진놀이에 내가 아끼는 선수가 시달렸다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어쨌든, 군 제대 후에는 어자피 이 판을 떠날 계획이었던 많은 공군 에이스 멤버들은 마음놓고 개똥 군기를 잡으며 일진놀이를 즐겼고, 계획한 대로 제대 후 거의 곧바로 스타판을 떠나버렸다. 공군 에이스가 이렇게 은퇴 직전의 선수들이 쉬다 가는 요양소 역할이나 하고 있다가, 앞으로도 계속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욕있는 선수들의 집합소가 된 것은 박대경 감독이 취임한 이후 시간이 조금 지나서였고, 진호는 뭐 똥군기 놀이 하는 일진 선임들의 갈굼을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홍진호는 사회에서 무서운 형·선배도 아니었던 데다가, 이주영으로 대표되는 꼽창 선임들은 어짜피 제대 후엔 은퇴하고 진호를 볼 일이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였는지 진호를 마음껏, 아주 신나게 갈궈댔다. 다른 형들에게는 참 깍듯했던 박정석도 언제부턴가 진호에게는 다른 형들을 대할 때 보다 훨씬 더 편해 보인다고 생각해 왔었고, 그것이 진호가 군대 가기 전까지는 참 좋아 보였는데 박정석이 진호의 선임이 된 이후로 정석이의 그런 태도가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었다. 요환이나 민이나 강도경이나 하는 형들이 자기 후임으로 들어왔더라도 박정석은 진호한테 했듯이 그렇게 막말하고, 기합주고 그랬을까 싶어서. 물론 정석이는 사회 나가서 진호를 안 볼 생각으로 그런 건 아니었을 테고, 진호가 너무 편해서 그랬겠지만, 그렇기에 난 더더욱 서운했던 것이다. 이주영은 뭐.... 진호가 저렇게 평한 것 만으로도 더이상 말할 게 없다. 다시 말하지만, 진호는 워낙에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누군가에게 서운하거나 누군가가 잘못한 것을 웬만하면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 그런 진호가 저렇게까지 말을 했으니, 진짜 오죽 꼽창이었으면 진호가 몇번이나 이주영, 박정석을 언급하며 서운해 했을까 싶다.

 

 진호의 팬으로서, 이 모든 것들이 <자기들보다 나이 많고, 선배고, 인기 많고, 선수로서 우월했던 홍진호를 위해 계획된 기죽이기.>의 일환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내가 군대를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군대에서 일진놀이 하는게 그토록 신났더냐고 묻고 싶다. 사회에서 선배·형들은 프로게임계를 일궈 대기업 소속 선수로 연봉 받으며 선수생활 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거기에 더해 선수들끼리 가족같이 지내며 좋은 분위기에서 게임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더니, 기껏 그러한 선배·형들의 혜택을 받으며 게임한 놈들은 군대 조금 먼저 가서 그따위 개똥같은 군기나 잡으며 일진놀이 하니까 참 재미있었느냐고. 네놈들이 거기서 일진놀이 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네놈들이 갈궈댄 선배·형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은 알고 갈궈댔느냐고. 하여간, 승부조작 사건때도 느꼈지만, 애써 선배·형들이 개고생 해가며 판을 만들고 길을 닦으면 그 혜택을 보며 상대적으로 편하게 게임했던 것들이 배때지가 불러서 꼭 선배·형들의 노고를 말아먹는다.

 군대가 아니라면 감히 홍진호를 그렇게 갈궈 볼 수도 없는 입장들이었겠지만, 프로게이머가 게임이나 성적으로 이겨먹으려고 해야지, 그따위로 비겁하게 선배 위에 서려고 하고, 일진놀이 하려고 하는게 생각할수록 가소롭기 그지없다.

 

 여기에 더해, 공군 에이스와 관련해 박대경 감독 이야기를 잠깐 하고 싶다. 박대경 감독은 84년생이다. 진호보다 2살, 정석이보다 1살 어리다. 물론 군대는 계급 사회고, 박대경 감독이야 말로 그 '계급'장을 단 사람이니 일반병이었던 진호나 정석이보다 더 '위'에 있는 사람임은 분명하지만, 군대 내부에서야 어떻게 불러도 상관없다만은 인터뷰 등 공식 석상에서는 '진호', '정석이'로 부르기 보다는 '홍진호 이병', '박정석 일병'과 같은 식으로 부르는 센스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박대경 감독이 공군 에이스에서 가장 뛰어난 감독이었다는 것은 분명히 인정하고 그의 활약에 대해서 높이 사지만, 내가 박대경 감독을 온전히 아낄 수 없었던 것은 이전 유성렬 감독과 달리 진호보다 동생임에도 불구하고 공식 석상에서 이름을 불러대는 것이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군 내부에서야 뭐 진호야라고 부르든 야라고 부르든 상관없지만 진호보다 어린 놈이 대외에서 진호 진호 해대니까 참 보기 싫더라.

 

 쓰다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다. 사실 이렇게까지 길게 쓸 계획이 아니었는데, 글을 쓰면서 빡침이 자꾸 올라와서 그랬는지 말이 길어졌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번호 매겨가며 정연하게 쓸 걸 그랬다.

 진호가 공군 에이스에서 고생한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공군 에이스 내부에서 연습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일진놀이나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한때 공군을 응원했던 입장에서 정말 화나고 실망스러운 사실이었다. 나중에 공군 에이스에 들어올 후배들을 위해 모범이 되고 노력하기는 커녕 그러고들 있었다는 게.

 어쨌든, 나는 진호가 공군 에이스에서 고생한 게 마음아파서 공군 시절 진호를 잘 보지 못한다. 물론 공군 시절 명경기가 있으니 경기는 보지만, 드리머라던가 여기저기서 잠깐씩 나오는 백스테이지 조차도 나는 보는 것을 꺼리며, 심지어는 군 제대후 게임예능에서 군시절 얘기 하는것도 두번 이상은 잘 안 본다. 너무너무너무 불편해서.

 이 글에서 정석이를 좀 까댔는데(덤으로 빵종이도), 여전히 진호와 잘 지내고 여전히 진호가 아끼는 동생들이라는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공군 에이스의 박정석(과 공군 에이스의 오영종)이 공군 에이스의 이주영만큼이나 불편하다. 그건 아마 내가 진호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는 한, 어쩔 수 없는 한계일 것 같다. 그래도 공군 에이스 이전의 박정석은 좋아했었고, 공군 에이스 이후의 박정석도 싫어하지 않음을 다시한번 밝힌다. 물론, 정석이와 빵종이가 이전처럼 진호를 '형'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군 제대 후에도 맞먹으려 들었다면 아마 나는 [임]보다 더 미워했겠지.

 나는 왠만하면, 사람을 미워는 해도 싫어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미움도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지라 사람에게 미움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보지만,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 가능하면 나는 사람을 싫어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혹 싫어한다손 치더라도 '~로서'의 누군가를 싫어하려고 하는 편이지, 사람 자체를 싫어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임요환에 대한 나의 감정이 애증을 넘어 '게이머로서의 임요환'은 싫어했었지만, 절대 '인간 임요환'을 싫어한 적은 없었듯. (지금이야 [임]이 잠정적 은퇴 상태이니 이제 더이상 '게이머로서의 임요환'을 싫어할 일도 없다.) 그러나 내가 게이머 중에서 인간 그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딱 둘 있는데, 하나는 강도경이요 또 하나는 이주영이다. 둘은 정말 인간 그 자체로 싫다. 그래서 강도경이 KT에서 잘 나가고 있는것으로도 모자라 공군 에이스 전역자 모임에도 따박따박 끼어 있는 것을 보면 진짜 토기가 치밀 정도다. (강도경과 함께 군생활 했던 선수들이 보살이지, 절대 강도경이 군 생활을 그럭저럭 잘 한게 아니다. 진호도 그렇지만 [임]도 한동안 공군 에이스 전역자 모임이 있으면 가길 꺼려했는데, 시간이 흘렀다고 이젠 같이 어울리는걸 보니 진짜 다들 보살인듯.) 세상은 저렇게 좆같이 사는 놈이 잘된다 싶어 짜증나기도 하고. 그리고 공군 에이스 모임에서도 안 보이는 이주영은 복학했다는데, 어디서 뭐하고 사는지는 몰라도 꼭 자기보다 더한 꼽창 만나서 진호 갈군 만큼 꼭 고대로 돌려받길 바란다.(덤으로 김선기도.) 그리고 박정석 오영종.... 진호한테 잘 해라-_-...

 

 요즘 계속해서 쏟아지는 군 사고를 보며 참담한 심정이다. 특히 윤일병 기사를 볼때면 화날 때가 많다. 군 관련 부조리들이 한두개가 아니지만(터무니 없는 월급과 말도 안되는 처우, 군 관련 비리, 불법 군면제, 복무 형평성 등) 현실적으로 그 많은 것들을 한번에 다 개선할 수는 없어도, 가장 많은 군복무 애로사항이자 가장 많은 시간 함께 붙어있는 내무반의 분위기 개선은 반드시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병은 모두 일반병일 뿐, 말도 안되는 군기 잡기나 서열 나누기로 일진놀이 하지 말고 선임들은 후임들을 다독이고, 후임들은 선임들을 도와가며 상호 존중할 수 있는 병영문화가 부디 단시간 내에 자리잡을 수 있기를, 그래서 더 이상은 병사간의 가혹행위로 고통받는 이들이 없기를 바란다. 

 

 개인 블로그이고 혼자 노는 곳이라 그냥 내키는대로 글을 쓰고, 글 보는 이를 별로 의식하지는 않는 편이지만...(그, 그치만 댓글은 언제나 환영+_+!) 이 글은 너무 길어서 여기까지 다 읽은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내용도 아닌데,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네요.

 

 

 

 

6년 전에 엠겜 앳플레이에 출연했던 진호.

이때와 비교해보면 최근은 정말 아나운서급임. 스피치 속도도 훨씬 느려졌고, 발음도 더 좋아졌고.

사실 예전에도 진호 딕션이 크게 나쁘다고 생각해 보진 않았지만, 진호가 말이 진짜 빨랐던건 있었다.

아무튼, 요즘에는 정말 스피치 좋아진듯.

 

옆에서 진행하고 있는 유병준도 진호와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 그런지...

친한 형+게임하느라 정신 없음 = 속사포랩+딕션붕괴ㅋㅋㅋㅋㅋ

거기에 유병준도 흥분해서 평소보다 말도 빨라지고, 딕션도 좀 뭉개지고(해설할땐 잘하는데;;;)

완전 총체적 난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확히 알아들을 수 있는지 테스트 해봐도 재밌을듯ㅋㅋㅋ 한국어 듣기평가랄까?

밑에 내가 받아쓰기한 스크립트. 정답 채점용ㅋㅋㅋ (약간 스압)

발음은 다 알아들었는데 말이 너무 빨라서 두번만에 다 받아적었다-_-

 

 


홍진호 유병준

 

덮쳐, 덮쳐!

지금 가야돼요, 에, 고고고.
어쩔수가 없어, 가야돼 이거. 무조건 먹어야돼 이거, 못먹으면 클나.
제가 파뱃을 끊을게요, 드라군으로.
아 이거... 질럿 컨트롤 했어요? (안했어.) 컨트롤 했어야죠, 이거.

드라군 나왔잖아.

그래도, 사업이 안 돼가지고, 위험해.
어어어어? 이거 분위기 좀 이상한데요, 이거 어떡하죠? 이거?

분위기 이상하다, 이거? 분위기 이상해?

질럿으로 빨리 절 도와줘야돼요, 지금.

분위기 이상해, 이거.

뭔가 조금, 분위기가 좀 멜랑한데요?

어우 분위기 이상... (크하하하)

살아있잖... 빨리 일단 저 막아주세요, 아이.

야, 이거 왜 이렇게 잘하지? 여태까지 했던 그런... 클랜전이랑 비교가 안돼.

일단, 이거만 막으면은, 어떻게든 해볼게요, 한번. 빨리빨리, 막게.
아, 지금 프로브 찍고 있어 이사람! 아이.
좋아좋아좋아.

와, 또 왔어?

본진에, 포톤하나 지세요. 안쪽으로 견제당하잖아, 지금.

질 거예요.

지금 저그가, 저그가 지금 거의 끝났어요. 저그가 지금 드,드론이 없거든요? (확실해요?) 일단 막기만 하면 돼, 막기만 하면. 하면서...

테란은 어떻게 하게?

아 빨... 프로브, 프로브 지금 놀고 있잖아, 프로브 뭐해? 아 진짜하하하...

알았어 알았어, 테란은 어떻게 할거냐고?

테란은, 제가 드라군이, 쫌만 여섯마리만 쌓이면은, 컨트롤로 저거 어떻게 할 수 있거든요?

야, 저그가 끝난게 맞어?

저그 지금 거의 끝났어요. 그러니까 저그, 원해처리에서 계속, 계속 그것만 뽑고 있는거야.
질럿은 지금 아직 박지마요, 천천히. 최대한 시간 끌어요, 최대한. 뒤에 있어, 뒤에. 제가 그냥 드라군 왔다갔다 할게요. 알았죠?

드라군 두기로?

네, 할 수 있어. 저는 사업은 됐으니까.
아아! 많아많아많아!
아, 질럿은 싸우지 말라니까요, 아이.
알았어, 알았어. 안 싸울게.
아 이거, 위에 쩌글링 쩌글링! 쩔로 갔어, 쩌글링!
자아, (어때, 할 만 하니?) 파뱃 숫자좀... 예.

#$^*% 우리.
빨리빨리, 빽업빽업빽업빽업!

아이~ 얘가 원.

또 왔어, 또 왔어.
기달려요. 질럿 조금 뒤에 있어. (에헤! 아우 왜 이래.) 질럿이, 뒤에 있어, 뒤에. 내 뒤에. 드라군 뒤에, 드라군 뒤에. 나와 있어서 좋을 거 없어요.

자, 쫌 뺐어.

자, 자 붙어야 되는거 아니야?

아니아니아직, (야, 저글링까지 왔잖아.) 좋아좋아좋아. 빽빽빽빽빽. 빽. (빽? 빽?) 쭉 빽, 쭉 빽. 제일 나중에 싸우는 거예요. 제 본진까지, 제 본진까지 와야돼요. (알았어, 알았어요.) 그때까지 하면 제가 드라군이 더 나오니까. 쭉 빽, 쭉 빽, 쭉 빽.

어우, 너무 많이 잡혔는데...

아 진짜, 싸우지 말라니까요.
아이고... 아이고.
질럿 다 어디갔어? 옆에서 덮쳐요.

덮쳐요? 다 죽는데, 질럿이?

아 그러니까 질럿 좀 뒤에 가 있으라니까 뭐 이렇게 나가있다가 다 죽었어요. 아이~ 최대한 늦게 싸워야 되는데, 우리가. 에이...

먹지마 그럼?

그렇죠. 빨리 빨리... (먹지마?) 졌네. 에이~

아, 미쳐.

아 뭐야, 아이, 이게.

어떡해... 아, 이거 뭐야, 진거야? 야 우리 민이 말대로 되는거야, 이거? 분위기가?

졌잖아요 이거, 어떡할 거예요 지금, 이거 지금. 아이...

아, 잘하네.

아, 근데 이길 수 있었는데. 아이...

이길 수 있었어?

이길 수 있었죠. (야, 그럼 우리 저그 들어가서..^&#%$) 질럿 좀, 질럿 좀, 질럿 좀 뒤에 가 있으라니까 왜 이렇게 앞에 가 있...

워매, 이거 봐, 야 이거 봐, 이거 보이니?

아 지금 갖고 놀, 갖고 놀고 있잖아요, 지금. 아이, 지금. 장난감이예요, 지금? 아이.

자꾸 왜 나만 잘못한것처럼 얘기를 해, 지금. 어?

GG!

왜 나만 잘못한거 얘기를 해. 왜 GG는 너혼자 치고 나가? 나 아직까지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아유, 그거 좀 하고, 하라니까 좀. 질럿 좀 뒤에 있으라니까 왜 이렇게 나가 있어요 좀? 아이.
아, 예 알겠습... (질럿 좀 뒤에 있으라니까.) 지금 그것때문에 진거예요?
그게 크죠. 아이, 진짜.
그게 커요? 진짜요?
뭐하시는 거예요, 지금? (네, 하여튼,) 프로답게 딱 오더를 내렸으면은, 딱 들어가가지구 그렇게 했었어야죠. (아, 그랬어야 됐다?) 아, 왜 어물쩡 거려요. 아~
알겠습니다. 제가... 아, 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아 지금 이연패했어, 이연패.) 아직까지 기회가 많아요.
이연패 했어요, 지금. (앞으로 잘하면 되지...) 그런 저주가...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앞으로 잘하면 되잖아요! (알겠어요. 아이, 저주가....) 앞으로 잘 할게요. 아, 죄송합니다.
아, 예. 이번에는 쪼끔, 그 호흡이 잘 안 맞아서... (예예.) 그리고 상대방 실력도 청말 출중하셨구요.
아 여기, 이제부터는... 상대방의 실력 필요 없어요. 무조건 이길거예요, 그냥. (무조건?) 상대가 프로든 뭐든, 무조건 이길 거예요. (네, 알았어요.) 아 진짜 이번에는 안되겠어요. 3승... 2패! 아, 3승 2패만 해도 제가 좀 약간 좀 굴욕적인데.... (네네.) 3승 3패하면은, 아 진짜 그건 안될 것 같아요.

 

 

 지금이야 진호가 방송을 많이 하니 진호 딕션이 약점이라고 걱정하거나 놀리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진호가 게이머 할 때를 생각해 보면, 나는 진호가 말이 빠르다는 생각은 해봤어도 발음이 나쁘다는 생각은 거의 해본 적 없는 것 같다. 알아듣는데 별다른 지장도 없었고.

 물론 진호가 한창 선수로 뛸 때에도 진호 말을 잘 못 알아듣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건 사실이다만은, 그래도 김구라가 진호의 '딕션'을 지적한 탓에 진호의 발음이 더 안좋은 쪽으로 부각된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 비하면 지금은 발음 정말 많이 좋아졌는데. 말도 훨씬 천천히 하고.

 말이 빨라도, 발음이 좋지 않아도 나는 진호가 말하는 스타일이 좋다. 집중해서 듣게 되니까. 언젠가 이두희가 트위터에 이런 비슷한 글을 남겼던 적이 있다. 그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구나 싶어 놀랐었다.

 방송일을 하면서 스피치 연습도 하고, 노력 많이 하는 것으로 아는데... 개인적으로는 진호 스타일을 너무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은 케이블은 물론이고 지상파까지 출연자 발언을 자막으로 달아주는게 굉장히 흔한 일이니까, 방송일에 크게 지장이 될 것 같지도 않고 오히려 하나의 캐릭터로 만들기에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우다다다 내뱉는 말이 진호의 매력 중 하나니까.

그러고 보니, 한번도 진호가 방송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게 홍진호는 언제나 프로게이머였다. 프로 이스포츠 선수였고 나아가 프로 스포츠 선수였다.

단지 종목의 특성상 거의 모든 경기가(심지어 이벤트 경기 마저도) 방송 경기고, 다른 프로 종목보다 방송 노출이 많을 뿐.

홍진호 이름 석 자 앞에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그 이름 뒤에는 선수라는 호칭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다.

 

곰티비에서 스타1 리그를 이벤트 형식으로 열어준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벤트 리그라면서 '클래식'이라는 정규리그 네이밍을 가져다 쓴다는 게 아이러니지만,

여하튼.

허영무, 염보성 등이 출전하는 그 대회에 가장 노장으로서, 가장 선배로서 참여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 속에서 무언가 쾅, 하고 터져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냉정하게 지금 진호의 실력이 어느정도일지는 아마추어인 나도 알고 있다.

진호도 본인의 실력이 허영무나 염보성에 비할 바 못된다는 것 쯤 모르랴.

스1리그 마지막 우승자 허영무, 아프리카에서 스1 경기를 거의 직업처럼 하고 있는 염보성.

그 둘이 아니라 다른 어떤 전 프로라도, 진호 전성기 시절에 함께 전성기를 보냈던 '올드'선수가 아니라면

사실, 냉정하게 말해서, 진호를 이기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한때 스타판에 유행했던 '0나쌩'이란 말 처럼, '홍나쌩'을 외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당시엔 부정했지만 이제야 고백컨대, 프로게이머 홍진호의 선수 생명은 아무리 최대로 쳐도 07년 즈음이 마지막이었다는 걸

그 무렵의 나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택용이와의 620 대첩이나 이제동과의 저저전 승리에 그토록 환호하고 감동할 수 있었을런지도.

그러나 그 환호와 감동도 벌써 햇수로만 4, 5년이 지났다. 진호의 마지막 선수로서의 생명이 지난지도 그만큼이 흘렀다.

은퇴 시점부터 따져도, 햇수로만 3년이다.

홍진호 앞에 '프로게이머'라는 글자가, 홍진호 뒤에 '선수'라는 글자가 따라붙지 않은지 벌써 3년.

영호 같은 프로게이머도 며칠만 쉬면 손이 굳는다고 말했었는데, 진호에게 3년이라...

 

자신의 경기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경기에서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지면 자존심 상할 걸 알면서도

예전만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면, 후배에게 지면, 또 인터넷에서 미친듯 조롱받고 까일게 뻔하다는걸 알면서도

용기내어준 진호가 고맙다.

자기 자신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 팬들을 위한 결정이란걸 알아서 더 고맙다.

프로게이머 홍진호를 좋아했던 이들을, 스타크래프트와 이스포츠를 좋아했던 이들을 위하는 마음을 아직도 가져줘서 고맙다.

이제 프로게이머 홍진호가 아니라 방송인 홍진호를 좋아하는 이들도 많을텐데. 요즘 할 일도 많고 바쁠텐데.

이스포츠 팬덤이랍시고 진호를 잡아 먹을것처럼 덤벼들던 사람들을 위해, 바쁜 시간과 용기를 내지 않아도 됐을텐데.

아직도 어제일처럼 기억한다. 본인이 아니라 팬의 입장에서도 견디기 힘들 정도의 조롱들, 악플들, 비난과 모욕과 멸시들.

애정이라고 혹은 애증이라고 포장하지만 결국 분풀이용, 심심풀이용 증오밖에 되지 않았던 '스타팬'이라던 자들의 오물들.

그 오물을 투척하던 이들을 위해 시간내어준 게 고맙다.

그 오물을 뒤집어 쓰던 너를 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팬들을 위해 용기내어준 게 고맙다.

 

1세대 프로게이머로서, 그 판을 만들고 그 판을 흥행시켰던 장본인 중 한명으로서

여전히 그 판에 애정을 가지고 함께해 주는게 고맙다.

너의 이십대를 스타판에 바쳤듯이 나도 내 젊은날의 십년 이상을 널 응원하는데 썼어. 그 시간을 아깝지 않게 해줘서 고맙다.

알아, 2001년부터 너는 늘, 너를 응원하는 이들의 시간과 노력과 마음을 아깝지 않게 했던 선수였단걸.

그렇게 하려고 네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도.

아직도 선수시절처럼, 너를 응원하고 아끼는 이들에게 노력해줘서 고맙다. 여전히 그래줘서 고마워.

라스트 브루드워 레전드 매치 이후로 스타를 하는 널 볼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었어. 그래서 정말 슬펐었는데.

작년엔 소닉 리그에서 경기를 보여줘서 놀래키더니, 이제 정말 다신 볼 수 없겠지 싶었던 네 경기를 또 볼 수 있다는게

실감이 잘 나지 않네........

너에겐 마이너스 뿐인 일이란거 알아. 잘 해봤자 본전인 일이지, 이제와서 네가 경기를 한다는 건.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네 경기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경기력따윈 상관없어. 나는 그냥 가끔 한번씩, 프로게이머 홍진호를 보고싶은 것 뿐이니까.

 

고마워. 정말 고맙다, 진호야.

 

사실, 진호가 요즘 방송쪽으로 진출하려는 것 같아서 좀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래, 솔직한 내 욕심을 말하자면 나는 진호가 그냥 이스포츠계에 남아줬으면 좋겠다.

누가 뭐래도 진호는 요환이와 함께 그 판을 만들었던 사람 중 한 명이고,

누가 뭐래도 그 판을 흥행시켰던 건 진호와 요환이 둘이다. 그 판을 키운건 요환이만큼이나 진호 공로도 컸다.

그래서 계속 진호가 이스포츠를 키우고 발전시키는 일을 해줬으면 했다.

진호가 롤 감독을 맡았다고 했을 때, 물론 스타팀 감독이 아니라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기뻤다.

이스포츠판이야 말로 진호가 있어야 할 자리라고 생각했으니까.

제닉스 스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대충 알고있다. 진호도 나름대로 많이 상처받았을 거란 것도.

그래도 그 난리가 난 이후에도, 감독직을 사임한 이후에도 진호가 프론트로나마, 이스포츠판에 남아줘서 고마웠다.

요즘 지니어스다 뭐다 해서 방송이나 언론매체랑 접촉도 많고, 바쁠텐데도

아직 프론트 자리에서 일해주고, 제닉스 스톰 경기 있을때 응원도 가주고 하는게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진호가 계속 그랬으면 좋겠다.

진호야,

너와 제일 잘 어울리는 곳은 이스포츠판이야, 알잖아.

 

혹여 진호가 이스포츠판을 떠난대도 나는 진호가 '선수'로 살길 바랬다.

프로 포커 한다고 했을때도 그래서 설렜는지 모르겠다.

종목은 달라도, 승부사 홍진호의 모습을 잊지 않고 살고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엘키처럼, 프로게이머가 은퇴 후에는 승부사적 재능을 살려 프로 포커 플레이어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단걸

진호 역시 보여줬으면 했다.

 

어영부영 방송일 시작하고, 어찌저찌 2류 혹은 3류 방송인으로 살면서

선수시절 진호의 팬이었던 내가, 그리고 진호가 그토록 싫어했던 2인자, 콩댄스 뭐 이런걸 방송에서 우스갯거리로 삼고

그런 자기비하의 의미가 있는 소재들을 진호 역시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에서 희화화 하면서

그저 그런 방송인으로 살지 않길 바랬다.

정말이지...

네가 그렇게 사는게 싫다, 진호야.

 

지니어스의 진호를 응원하는 것도, 진호가 그 방송에서 '게이머'로서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타 다른 예능처럼, 다른 방송들처럼 진호가 거기서 우스갯거리가 되었거나 했다면 난 그 방송을 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 방송에 나온 진호를 다른이들은 어떻게 보고있는지 몰라도

내게 지니어스 게임 속 진호는 프로게이머 홍진호다.

 

진호야.

티비엔에서 하는 어떤 방송의 고정 패널로 출연하게 됐다는 것 같더라.

축하해. 그리고 열심히 잘 했으면 좋겠어. 기왕 하는거니까.

그런데 계속 방송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만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 진호야.

걱정돼서 그래.

나야 네 팬이고, 네가 방송하면 널 많이 볼 수 있겠지. 좋을지도 몰라.

한때 진심으로 좋아하던 이가 뭐하는지 소식 듣기도 힘들면 슬플텐데, 방송일을 하면 그럴 염려는 없겠지.

그런데 이스포츠판에서는 전설인 네가, 방송에서는 제로베이스로 시작할테니까...

방송일 하면서 무시도 당하고 놀림감도 되고 하는걸 내가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싶다.

내가 팬이었던 너는, 내가 아꼈던 너의 모습은 그런게 아니었는데... 그런 모습의 너도 응원할 수 있을런지.

 

이기적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그래도 나는, 이스포츠판에서 앞으로도 계속 홍진호를 보고싶다.

스타가 아니어도, 롤이 아니어도, 어떤 식으로든.

슬레이어즈 사건이나, 티원 감독시절에 요환이 고생해서 사람 몰골 아니었을 때를 생각하면

이런 내 욕심이 정말 이기적이라는거 아는데,

그래도... 그래도 남아줬으면.

진호야,

힘들어도 네가 시작했던 그 곳에 있어줘. 네가 잉태했었고 너를 잉태했었던 그 곳에 있어줘.

그렇게 해줘.

 

........... 곰티비 클래식에 참가한다는 소식 듣고 감동받아 몇 자 쓰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졌네.

 

진호야,

간밤에 안좋은 일 있었단 소식 들었어. 마음 많이 다쳤겠구나.

그래도 잘 추스를 수 있을거라 믿는다. 다 한 귀로 흘려버려. 헛소리 귀담아 듣고 가슴아파 하지 말고.

인터넷은 당분간 안 했으면 좋겠다. 너, 상처받을거 뻔히 알면서도 네 이름 검색하고 다니며 너 욕하는 글들 보러 다니잖아.

이십대의 네가 아니지만, 처음 가루가 될 정도로 까이던 시절의 네가 아니지만

여전히 마음 여릴 너라서 걱정된다.

 

그냥, 고맙단 얘길 하고 싶었어.

정말 고맙다는 말을.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을.

 

 

 

 

 

어제 늦게까지 술 마시고 들어와 뻗느라 곰클 소식도, 말도 안되는 논란도 이제야 알았네요.

캡쳐 정리도 다 못했고, 글도 못써서 바쁘지만 그래도 몇 자 남겨야 할 것 같아서 남깁니다.

간밤의 논란은 논란거리도 못되는, 말 그대로 어거지라서 논리적 반론의 필요성도 못 느낍니다.

그 시간과 노력이 아까울 것 같네요.

그래도 궁금하시다면,

http://hgc.bestiz.net/zboard/view.php?id=ghm&page=5&sn1=&divpage=3&sn=off&ss=on&sc=off&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5729

여기 잘 정리 되어 있으니 이 글을 참조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이 너무 커져서 진호가 직접 해명 인터뷰도 했네요.

http://isplus.joins.com/article/430/13592430.html?cloc=

그리고 저 역시 찌릉찌릉이란 단어는 처음 들어봤습니다만, 검색해보니 이런 결과가 있네요.

전 십년 전에도 못 들어본 말이지만, 쓰는 사람이 있긴 했군요.

어쨌든 말도 안되는 논란이라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이하에 쓸 제 사견은 욕설이 난무할 예정이니 불편하신 분들은 절대 보지 않기를 권합니다.

 

기분이 참 안좋네요. 일단 저는 밑에 욕 쏟아내고, 마음 좀 추스른 후 다시 캡쳐 정리하고, 글 쓰러 가야겠습니다.

연초라 그런지 술자리, 밥자리가 계속 생기네요. 글을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늦어질때마다 안절부절ㅠ_ㅠ

대충 쓰긴 싫고........ 양해좀;_; 흑흑... 빨리 쓸게요;_;

 

 

 

 

 

 

 

 

주의! : 여기서부터는 욕설과 거친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말)

 

 

 

 

 

진짜 살다살다 별 거지같은 얘길 다 듣겠다. 뭐 씨발??? 홍진호가 일베충이라고???? 진호가 일베???

뭔 거지 깽깽이 같은 소리야. 뱉으면 다 말인줄 아나.

 

진호가 민주화 논란 있었던건 알아. 본인도 사과했고. 근데 괜히 전효성인지 뭔지랑 엮어서 물타기 하려는 새끼들은 좀 꺼져.

눈깔이 삐꾸냐, 귓구멍이 막혔냐, 아님 대가리가 나갔냐? 일단 전효성인지 뭔지랑 진호가 쓴거랑은 용례부터 다름요 씨팔.

진호가 민주화 시켰다고 한 건, 말을 했던 진호의 입장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쓴거고(정복했다, 이겼다 같은)

전효성인가 걔는 부정적 의미요. 문맥에서 긍정과 부정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학창시절에 빠가였던 새끼들 아니고서야.

그러니까 진호 문제 얘기할땐 진호 얘기만 해. 괜히 다른 아이돌인지 뭔지 그런것들 끌어다가 물타기 하지 말고.

 

좌우지간 진호가 민주화 발언 한 건 잘못한 거 맞아. 그거 잘했다고 할 생각 없어.

본인도 사과했듯이 무지도 죄지.

근데, 잘못한거 욕하는것까지 말릴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앞뒤 사정은 좀 알아줬음 좋겠네.

그 시기는 일단 일벤지 뭔지 그런게 지금처럼 잘 알려져 있을 때도 아니었고

(나도 인터넷 헤비유전데 당시엔 일베같은거 들어보지도 못했음.)

나는 안 해서 잘 모르지만, 롤 채팅창이 원래 더럽기로 유명하다며. 게다가 당시에 롤 유저중에는 일베 유저들도 많았고

일베 용어가 인터넷에 알게모르게 퍼져서, 일반 인터넷 유저들도 별 생각없이 일베용어 쓰는 일이 많았기에,

게임 내에서도 일베 용어가 무자비하게 사용됐다고 한다.

일베 용어가 알게모르게 퍼져서 일반인도 사용했다는 건 나도 체험한게, 나도 당시에는 인터넷에 많이 보이는 일베용어들-

예를들면 오오미라든지 하는 것들. 그런것을 나도 썼었다. 사투리 '오메'처럼 비슷하게 썼거든. 이런 식으로.

물론 민주화란 단어는 엄연히 뜻이 있는 것인데, 그렇게 쓴 건 잘못이지만

당시 진호가 롤 프로게임단 감독이었고, 하루종일 롤 붙잡고 살던 시기였기 때문에

의도치 않더라도 그 단어를 자주 접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그 단어에 익숙해질 수 밖에 없던 환경이었던 건 알아줬으면 좋겠다.

무비판적으로 그 단어를 수용하고 사용한건 잘못이지만.

 

그리고 간밤에 진호 트윗 가지고 홍진호 일베충! 하는 것들은 다음 중 하나라고 단언한다.

1. 글자는 볼 수 있으나 글은 읽을 줄 모르는 난독증 환자.

2. 글을 읽고 문맥의 뜻조차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린 아이들.

3. 글을 읽고 문맥의 뜻조차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언어능력이 부족한 사람들.

4. 일베포비아에 걸려 뇌내망상이 심해진 정신병 환자.

5. 그냥 요즘 홍진호가 잘나가니까 까고싶어 안달난 열등감 덩어리들.

 

문장 읽어보면 모르겠냐? 문맥의 뜻이 파악 안 돼??? 누가 봐도 가슴이 찌릿찌릿하다, 찌르르 하다 정도로 사용한 말이잖아.

그정도로 말귀 못 알아들어서 어떻게 사회생활 하지?

사회생활 하다보면 상대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할 일이 천진데.

 

찌릉찌릉이란 말은 나도 처음 들어봐. 근데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고 일베에 갖다 붙이자는 논리면,

이상민의 '뽀소두'는 들어봤냐? 내가 이날 이때까지 살면서 뽀소두란 말은 또 첨 들어봤는데. 야르는 들어봤지만.

아니, 다 됐고, 나도 말하거나 글쓸때 나도 잘 모르는 의성어나 의태어, 표현같은거 나올 때 있는데 그럼 나도 일베냐 씨팔???

찾아보니 일베새끼들도 모르는 단어라는데 그게 뭔 일베용어야, 병신새끼들이.

뇌내망상질 작작좀 하라고. 이젠 하다하다 대갈빡에서 일베용어까지 만들어내네. 그거 병이야, 병신새끼들아.

여초에서 시작했다는데 세상에 미친년들 존나 많아요.

철딱서니 없는 어린애들 모여있는 곳이란건 알지만 욕 쳐먹기 싫으면 개소리는 하지 말았어야지.

어린년들이라고 싸잡아 욕하기 싫은데 진짜 쌍욕 나오게 하네.

 

진호 원래 글로 존나 귀염 떨어. 경기 앞두고 그 떨리고 긴장되는 순간에도 채팅창에 토끼그림 그리는 놈이 걔야.

옛날부터 글로 귀척 존나 떨었고 찌릉찌릉도 그 귀척 중의 하나야. 알간???

애 그만 몰아가. 일베 안한다니까. 씨발 본인이 안한다는데!!!!!!

 

진호가 최근에 인터뷰 한 건 봤냐??? 저승가면 만나고 싶은 사람 두명 꼽아보라는 질문에

아버지랑, 노통 꼽은거???? 노무현 대통령이 아버지 닮아서 만나보고 싶다던 그 인터뷰는 쳐 봤냐고.

증거짤 사진도 있다 씨발.

대갈통을 장식으로 달고 다니지 말고,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봐, 이 덜떨어진 년놈들아.

저런 인터뷰 한 놈이, 진짜 노무현 대통령 닮은 아버지를 둔 놈이

노무현 대통령 비하하며 놀고 욕하는 그딴 곳에서 같이 히히덕거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거냐????

'추천'받아서 변호인 영화 보고 온 놈이, 그 영화의 모티브인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한다고????

진짜 대가리는 장식인가. 진호 말마따나 머리여 똘이여 이 띨띨한 새끼들아!!!!

 

그리고 하나 더 말해두자면 진호 원래부터 ~소. ~여. 말투 썼어. 걔 충청도 출신이거든??? 사투리 쓰거든???

아니, 애초에 충청도 출신 아닌 나도 ~보소. ~여. 같은 말투 존나 잘 쓰는데 그럼 나도 일베충이겠네 씨발!!!!!!!!!

병신같은 것들이 까려면 좀 성의있게 깔것이지 씨발 존나 무성의하게 까요.

당장 진호 선수시절 영상이나 좀 찾아보고 와. 고릿짝적 얘기 안 할게. 영상 구하기 쉬운 07 08년도 영상이나 찾아보고 와.

그때도 진호는 ~소. ~여. 말투 썼으니까. 씨팔 일베 생기기 전부터 일베용어 썼냐?????????????

만물 일베설이여 무슨. 씨발 나도 일베충이라고 하지 왜??? 나도 글, 말 할 것 없이 십여년 전부터 ~소. ~여 존나 썼는데!!!!!!

일베새끼들이 한글 쓰니까 한글도 쓰지 말아야겠네??????? 어?????

추가로 찌릉찌릉은 충청도 사투리요 병신들아. 잘 안쓰이는 말이라고는 하더만은 어쨌든간.

 

씨팔, 진호가 일베를 한다고??? 개소리좀 집어쳐.

프로게이머 시절부터 홍진호 봐 온 사람들이면 그딴 개소리 못해.

진호를 봐봤자 고작 지니어스에서 한 서른시간 봐 온 년놈들이 뭐가 어째???

지니어스 이전에 진호를 알아봤자 인터넷에서 22, 콩 이딴걸로만 진호를 들어봤을 년놈들이 뭐가 어쩐다고???

지들이 진호를 봤으면 얼마나 봤다고 지랄들이야. 니들이 알아봤자 진호를 얼마나 알아?

걔가 어떤앤지 진짜 알고 개소리 씨부리냐???

인터넷에서 홍진호 인성이나 홍진호 성격같은거 검색이나 좀 해보고 지껄이던가.

진호 선수시절 글들, 2000년대 초반 글들 찾아 볼 성의도 없으면 까질 마 씨발새끼들아.

진짜 내가 살다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호가 어떤 앤데 일베를 한다고 지랄이야ㅋㅋㅋㅋ 진짜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나오네ㅋㅋㅋㅋㅋㅋ

 

여봐요, 진호에 대해서는 씨팔 제대로 아는거 하나도 없는 님들아,

프로게이머 시절부터 홍진호의 인성과 성품은 다들 알아줬네요.

존나 좁아서 성질 드러우면 언젠간 다 까발려지는 데가 스타판인데요,

팬한테고 동료들한테고 선후배한테고 감독들 스텝들 방송국 사람들한테도

한번도 진호 인성이 문제가 된 적이 없었네요. 다들 사람이 너무 좋다고들만 했지.

일베를 할 수 있는 애가 아니네요. 그 똥통에서 버틸 수 있는 놈이 아니라고요.

 

열살 넘는 동생이, 까마득한 후배가 존나 싫어하는 거 가지고 놀려도 허허 웃고 넘어가는게 진호야.

이러다가 애 자살하겠다 싶을 정도로 인터넷에서 까일때도 팬들 걱정한다고 웃고 다녔던게 진호야.

아무 죄도 없이, 단지 나이먹어서 기량 하락했단 이유로... 그 거지같은 이유 하나만으로

인터넷에서 문희준 다음으로 많이 까이던 시절에도 고소 한번 안 하고, 묵묵히 그거 참아내던게 진호야.

예의바르고 깍듯해서 별명이 '매너'였던게 진호야.

그렇게 상처받았던 시절에 대해서, 지금 누가 물어보면 웃으면서 대답해주는게 진호라고.

씨팔 진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새끼들이 어디서 진호를 까고 지랄이야.

성적 안나왔다고 진짜 숨만 쉬어도 까이던 시절에도, 속 다 썩어 문드러졌던 시절에도 '다 내탓이다' 하던게 진호인데.

그 시절 알지도 못하는 새끼들이 뭘 안다고 지껄이는거야, 지금.

 

진호 초창기부터 봐 왔던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 지옥같았던 시절부터만이라도 진호를 봐 온 사람이라면 다 알아.

홍진호는 일베같은거 할 놈이 아니라는거.

어디서 씨팔 조또 모르는 새끼들이 지랄들이야.

 

본인이 아니라잖아. 이제껏 일베 논란 있었던 놈들중에 진호처럼 단호하고 확실히 말한 애가 없는데,

뭘 더 어쩌라는거야? 씨발.

 

내가 진짜 짜증나는게, 지니어스로 진호 새로 안 놈들 중에서 일부는...

피눈물나는 준우승의 한, 아직도 진저리나는 2인자라는 꼬리표, 그 시절도 모르는 것들이

진짜 아무렇지도 않게 22거리며 진호 놀리더라. 진호랑 홍빠들이 그 2에 얼마나 한이 맺혔는지 알기나 하고 웃냐?

진호가 쪼끄맣고 귀여워서 나도 가끔 '콩'같다고 장난치고 싶을때 있어도, 진호가 질색하며 싫어했던 시절이 생각나서

함부로 쓰지 못하는 '콩'이란 단어도 아무렇지 않게 쓰더라. 고작 지니어스로 진호 알게된 것들이 콩진호 콩진호 할때마다

쟤들은 소위 '콩빠'됐다는 애들이, 진호가 저 단어를 한때 얼마나 싫어했는지 알기나 할까 싶어서 진짜 기분나빠.

올드팬 부심 부리는게 아니라, 쓰지 말라는게 아니라,

알고나 좀 쓰라는거야. 알고나면, 진짜 팬이라면, 나처럼 그런 단어들 함부로 못 쓰게 될테니까.

 

아무튼,

지니어스로 진호 팬이 됐든 아니든, 진호를 새로 알게된 애들은

진호가 인터넷에서 개같이 까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고 풍문으로 듣고나니

진호가 만만하냐? 씨팔 아무나 까도 되는 줄 알아? 걔가 진짜 콩이라도 되는줄 아냐?

뭘 안다고 함부로 까고 지랄들이야.

애 잘나가니까 그렇게 배아파? 왜 못 잡아먹어서 안달들이야? 지들이 뭔데???

 

하여간, 지니어스 2기 이후로 진호가 너무 독보적이라 진호를 깎아내리려는 놈들이 슬슬 많아지더니만

이젠 이런 일까지 터지네. 잘나가는게 죄다 씨팔.

이때다 싶어서 진호 깎아내리는 새끼들은 진짜 존나 노답. 그렇게 열등감에 쩌는 놈들 일상이 어떨지 안봐도 훤하다.

 

니들이 그렇게 함부로 까대고 파묻어도 되는 사람 아니야, 홍진호는.

그러니까 씨발 작작좀 쳐 하시라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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