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October - Time To Love

출처 : 브금저장소 (http://bgmstore.net/view/Xn1U4)






1.

 

 이제는 그럴 일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스타(이 글에서는 스타크래프트 1을 지칭)와 스타리그(이 글에서 스타리그는 개인리그와 프로리그를 통칭하며 필요할 경우 각각 개인리그와 프로리그로 구별)를 사랑했던 사람들과 가끔씩이나마 그 시절 그 경기와 그 선수들에 관해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기쁘고 또 즐거운 일이다. 때로는 함께 추억에 젖기도 하고 또 때로는 신이 나게 키보드 배틀을 하기도 하면서 나는 십여 년 전 어느 지점으로 돌아가 내가 사랑했던 선수와 함께 보낸 청춘의 열정을 복기한다.


 내게 홍진호라는 이름은 흉터다. 너무 뜨겁게 사랑해서, 데여 버린 상처 또한 지워지지 않는 그런 이름. 오글거리지 않느냐고? 전혀 그렇지 않다. 몇 년 뒤에 내가 이 글을 다시 읽어본대도 나는 이불을 뻥뻥 차기는커녕 여전히 가슴 아릴 것이다. 그만큼 그를 사랑했던 것은 진심이었다. 그를 사랑했던 그 오랜 기간동안, 연애하는 것만큼 행복했고 가슴 아팠던 것도 사실이었다.


 홍진호가 가진 이름은 많았다. 지금이야 많이 희석되었다지만 그가 그토록 싫어했던 '콩'이라는 이름엔 원래 비하의 의미가 가득했었다. '만년 2인자', '무관의 제왕', '비운의 저그'나 '이벤트 전의 황제', '테란을 일으킨 자' 정도는 나쁜 이름에 들지도 못한다. '육회저그', '종필저그', '포풍', '콩익덕'... 홍진호를 부르는 수많은 이름은 아주 오랫동안 그를 조롱하고 비하하면서 그의 이미지도 바꿔갔다. '라이언킹', '홍매너', '홍랜덤', '폭풍'같은 이름은 서서히 잊혀져갔다. 동시에 시대를 호령한 최고의 저그라는 이미지도 묻혀버렸다.


 이제는 오래전인 그 어떤 지점서부터는 홍진호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타인과 싸워야 할 때가 많아졌다. 그들과 내가 홍진호를 부르는 이름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나는 열심히 키배를 떠 가면서 홍진호의 진짜 이름이 무엇인지를 주장했으나 허사일 때가 많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아마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기억하고 사랑했던 이름이 홍진호의 이름이듯이, 그들이 기억하고 조롱했던 이름도 홍진호의 이름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국, 나는 홍진호가 가진 이름들을 모두 인정하고 상대도 그렇게 하는 선에서 논쟁이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서로 어디에 방점을 찍을 것인가는 각자의 기준과 취향의 문제이므로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지만, 그래도 나는 홍진호의 부정적인 이름을 우선으로 놓는 이들을 볼 때마다 속상해서 씩씩거리곤 했다.


 최강의 저그가 누구인가를 꼽는다면 스타팬들은 99.9%의 확률로 이제동을 꼽을 것이다. 나 역시 이견이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그다음 자리를 놓고 주말에도 신나게 논쟁을 벌였지만, 그 논쟁 속에서 거론된 것은 아니나 다를까 홍진호의 부정적인 이름이었다. 골든 마우스에 빛나는 투신 박성준, 저그 빌드에 크게 기여하고 성적도 준수했던 목동 조용호, 압도적 포스를 자랑했던 운영의 마술사 박태민.. 거론되는 여러 이름 가운데 홍진호는 0회 우승의 준우승자로 불렸다.

 메이저 스타리그가 끝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홍진호는 재평가는커녕 여전히 그 시절의 오명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것의 억울함을 호소하려면, 홍진호의 오명을 기억하는 이들의 그 지점보다 한참을 더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시간이 지나 잊혀져가는 지점, 후대의 영광에 가리워진 그 지점을 찾아 거꾸로 오르는 것은 매우 귀찮고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그 지점을 찾지 않고 자신들이 기억하는 지점에서 홍진호를 부르는 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럼에도 홍진호의 팬으로서 여전히 억울한 마음은 어찌할 수 없었다.

 

 “홍진호의 이름, 그 시작에 어떠한 것들이 있었는지를 기억해달라.”

 누군가에게는 아주 번거롭고 귀찮은 일일 것이다. 다른 저그를 사랑하는 누군가에게는 내키지 않는 일일 것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관심 없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누구에게도 차마 강요할 수 없는 주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 글을 쓴다. 홍진호가 가진 이름, 그중에 이제는 잊혀져 가는 이름을 위하여.

 

 

 

2.

 

 테란 암울의 시기가 끝나고 테란 최강 시기가 시작되는 그 지점에 그가 있었다. 테란의 시대라는 서사 첫머리에서 테란과 맞서 싸운 저그가 있었다. 자연히 저그의 희망과 저그라는 굴레를 동시에 짊어져야 했던 선수가 있었다. 테란의 수장이 바뀌는 동안에도 여전히 홀로 최후의 저그로서 그들을 상대했던 저그의 수장이 있었다. 홍진호가 있었다.

 

 그야말로 테란 천하였다. 스타판 전체에서 손꼽힐만한 천재적이고 압도적인 선수들이 모두 테란을 잡았다. 의도적이었든 아니었든 간에 테란을 위한 맵이 넘쳐났다. 상성에서 뒤처지는 저그로, 역사에 길이 남은 불리한 맵과 역사에 길이 남은 최강의 선수들을 상대해 저그의 자존심을 지켰던 것은 홍진호였다. 그래서 그 시절, 홍진호의 이름은 최강의 저그였고 최고의 프로게이머였고 영원한 우승 후보였다. 분명 홍진호에게는 그런 이름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 시절 홍진호의 이름은 저그 그 자체였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새끼 사자에서 멋지게 자라나 왕이 된 라이언킹이라는 이름도 있었고, 팬들과 상대 선수에게 그리고 경기 매너가 좋아 붙은 홍매너라는 이름도 있었다. 저그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다른 종족도 잘해서 홍랜덤이라는 이름도 가졌었다. 그리고 내가 영원히 잊지 못할 폭풍이라는 이름도 있었다,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벅찬 이름이.

 

 홍진호가 군림했던 시기는 아직 원시적이었다. 스타판이라는 생태계는 이제 겨우 조금씩 제대로 된 틀을 갖춰가고 있었다. 그 혼란 속에서 홍진호가 남겼던 자취들은 지워지거나, 잊혀지거나, 아니면 별것 아닌 것으로 취급되기도 했다.

 원시적이었던 것은 스타판 뿐만 아니라 저그도 마찬가지여서, 빌드 정립이라든가 전략이라든가 하는 부분에서 세 종족 중 가장 원초적이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 시기에, 홍진호는 다른 저그들과 조금 달랐다. 해설자의 설명처럼 '공격적이다'라고 단정하기에는 모자란 무언가가 있었다. 당시에는 그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다만, 그 무엇인가가 홍진호와 다른 저그를 구별하는 지점이며 홍진호가 최고의 저그일 수 있는 이유일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었다.

 많은 저그들이 그를 따라 했다. 어떤 선수는 부대 지정까지도 따라 했다고 했다. 그러나 홍진호와는 달랐다. 저그라는 종족 자체가 타 종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빌드가 정립되기 어려운 종족이어서였을까. 홍진호 경기의 핵심은 빌드가 아니라 감각이었고 홍진호에게는 순간적인 판단과 센스가 곧 빌드였다. 어쩌면 원시적이었던 그 시기에 가장 걸맞은 저그의 제왕이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대엔 아주 찬란한 작품이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고 시대가 바뀌면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해버리는 것은 쉬웠다. 그 원초적이었던 시기에 가장 빛났던 홍진호의 감각은 빌드로 인정받지 못했다. 따라 할 수 있는 이가 없고 정립되기에 부적합하다는 이유였다. 그렇게 홍진호는 벼락이라도 맞듯이, 저그 빌드에는 기여한 바 없이 그저 혼자만 잘했던 저그라는 평가를 받았다.

 모든 문명은 원시시대의 산물을 토대로 발전하였으나,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이룬 문명이 원시를 거쳤다는 것을 부정이라도 하듯 지난 시대는 무시되었다. 그 시기가 문명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였고 태초에 그 시대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시대와 문명의 존재가 어찌 되었을지 모른다는 것들을 계산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모두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문명에 도취해 그들이 누리는 시대를 찬양하기 바빴다. 그렇게 원시시대는 폄하 받았고 잊혀져갔다. 그리고 그 구시대의 상징에 홍진호가 있었다.

 

 스타판의 시간은 빨랐고 선수들의 개화기는 짧았다. 홍진호가 피웠던 꽃은 시들어가고 새로운 강자들이 등장해 꽃을 피웠다. 홍진호는 새로운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자 발버둥 쳤지만,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었다. 홍진호는 자신이 만개할 때 시들어갔던 이전의 강자들처럼 저무는 해가 되어갔다. 새로운 시대의 저그는 홍진호가 지배하던 시대를 거름 삼아 더 화려하고 커다란 꽃을 더 오래 피웠다. 저그가 우승을 차지하고 왕좌를 가졌다.

 홍진호가 폄하되는 구시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그 시점부터였을 것이다. 홍진호가 피투성이로 죽을 힘을 다해 싸웠던 시대, 도저히 저그가 테란을 이길 수 없었던 그 시대의 책임은 홍진호 개인의 책임으로 귀속되었다. 홍진호가 혈혈단신으로 저그를 이끌었기에, 그래서 저그가 우승하지 못한 것은 도리어 홍진호의 책임이 되었다. 홍진호가 흘린 피와 땀이 후대의 양분이 되었다는 것을 기억하고자 하는 이는 별로 없었다. 그저 후대가 이룬 것을 진작 성취하지 못했던 홍진호를 비난하거나 비하하기 바빴다. 홍진호에게 저그라는 이름을 주었던 이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이름을 거두어갔다. 그리고 이제껏 홍진호에게 있었던 이름들이 아닌, 다른 이름들이 붙기 시작했다. 사실, 그것들은 이름이라기보다는 폭력에 가까웠다.

 

 시대는 발전을 계속해나갔고 세대도 여러 번 바뀌었다. 그 사이 평가가 바뀐 선수들도 많았다. 평가가 높아진 선수들도 있었지만, 평가 절하당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홍진호와 홍진호의 시대만큼 지속적으로 그 가치를 부정당한 경우도 없을 것이다. 박성준도 조용호도 박태민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혹은 시대가 지날수록 평가가 더 좋아지기도 했지만, 홍진호만큼은 예외였다. 홍진호의 업적은 대역죄로 몰락한 가문의 자손들처럼, 홍진호라는 죄인의 기록이란 낙인이 박힌 채로 역사 속에 파묻혔다. 저그의 문명이 발전해갈수록, 저그로 우승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저그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홍진호가 지은 '우승하지 못한 죄'는 더 선명해졌다. 저그는 태초의 부진을 부정이라도 하듯 홍진호에게 더 매몰찼다.

 

 홍진호는 까였다. 저그 최초의 우승을 달성한 박성준과 비교당하며 까였고, 운영형 저그의 기틀을 닦은 조용호와 비교당하며 까였고, 저그로 엄청난 포스를 내뿜었던 박태민과 비교당하며 까였고, 저그로 모든 것을 이룬 이제동과 비교당하며 까였다. 그가 지배했던 저그의 시대는 이후의 강자들이 지배했던 저그의 시대보다 열등했다며 까였고, 그래서 그 시대의 유물이나 업적은 보잘것없다고 까였다.

 홍진호가 지배했던 시기가 얼마나 저그에게 잔인했고 그 매서운 시대 속에서 홍진호가 처절하게 이뤄낸 것들이 얼마나 값어치 있는 것인가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얼마 없었다.

 

 

 

3.

 

홍진호가 개인리그에서 상대했던 당대 선수들

 (홍진호가 4강 이상 진출한 개인리그에서, 4강 이하에서 상대해 승리한 선수들)

김정민(2001) : 134전 89승 45패 (66.4%) / vs Zerg 57전 45승 12패 (78.9%)

변길섭(2002) : 144전 87승 57패 (60.4%) / vs Zerg 89전 64승 25패 (71.9%)

이윤열(2002) : 238전 169승 69패 (71.0%) / vs Zerg 110전 78승 32패 (70.9%)

이윤열(2003) : 177전 116승 61패 (65.5%) / vs Zerg 79전 55승 24패 (69.6%)

이병민(2003) : 57전 42승 15패 (73.7%) / vs Zerg 27전 18승 9패 (66.7%)

전상욱(2006) : 92전 59승 33패 (64.1%) / vs Zerg 38전 25승 13패 (65.8%)

강도경(2002) : 145전 87승 58패 (60.0%) / vs Zerg 46전 30승 16패 (65.2%)
장진남(2002) : 181전 97승 84패 (53.6%) / vs Zerg 48전 31승 17패 (64.6%)

이병민(2004) : 121전 66승 55패 (54.5%) / vs Zerg 31전 20승 11패 (64.5%)

한동욱(2006) : 78전 44승 34패 (56.4%) / vs Zerg 33전 21승 12패 (63.6%)

기욤패트리(2002) : 113전 58승 55패 (51.3%) / vs Zerg 44전 28승 16패 (63.6%)
박정석(2002) : 184전 108승 76패 (58.7%) / vs Zerg 112전 71승 41패 (63.4%)
임요환(2002) : 170전 102승 68패 (60.0%) / vs Zerg 87전 55승 32패 (63.2%)

조용호(2002) : 109전 67승 42패 (61.5%) / vs Zerg 37전 23승 14패 (62.2%)

박성준(2004) : 143전 95승 48패 (66.4%) / vs Zerg 29전 18승 11패 (62.1%) 

최인규(2002) : 155전 88승 67패 (56.8%) / vs Zerg 70전 43승 27패 (61.4%)

김동수(2001) : 88전 52승 36패 (59.1%) / vs Zerg 38전 23승 15패 (60.5%)

조정현(2001) : 63전 36승 27패 (57.1%) / vs Zerg 38전 23승 15패 (60.5%)

한웅렬(2002) : 121전 76승 45패 (62.8%) / vs Zerg 55전 33승 22패 (60.0%)

조용호(2003) : 159전 97승 62패 (61.0%) / vs Zerg 42전 25승 17패 (59.5%)
베르뜨랑(2002) : 119전 71승 48패 (59.7%) / vs Zerg 64전 38승 26패 (59.4%)

김현진(2002) : 64전 36승 28패 (56.2%) / vs Zerg 27전 16승 11패 (59.3%)

박경락(2002) : 150전 95승 55패 (63.3%) / vs Zerg 53전 30승 23패 (56.6%)

박정석(2001) : 59전 34승 25패 (57.6%) / vs Zerg 23전 13승 10패 (56.5%)
김현진(2003) : 105전 52승 53패 (49.5%) / vs Zerg 49전 25승 24패 (51.0%)

이병민(2006) : 77전 41승 36패 (53.2%) / vs Zerg 26전 15승 11패 (57.7%)

박정석(2004) : 105전 64승 41패 (61.0%) / vs Zerg 40전 23승 17패 (57.5%)
임요환(2004) : 113전 60승 53패 (53.1%) / vs Zerg 47전 27승 20패 (57.4%)
전상욱(2004) : 120전 78승 42패 (65.0%) / vs Zerg 37전 21승 16패 (56.8%)

 

그리고 이들을 꺾고 올라가 결승에서 만난 선수들

2001 코카콜라 임요환 (2001) : 216전 159승 57패 (73.6%) / vs Zerg 94전 77승 17패 (81.9%)
2002 KPGA 1차 임요환 (2002) : 170전 102승 68패 (60.0%) / vs Zerg 87전 55승 32패 (63.2%)
2002 KPGA 2차 이윤열 (2002) : 238전 169승 69패 (71.0%) / vs Zerg 110전 78승 32패 (70.9%)
2003 TG삼보 최연성 (2003) : 87전 68승 19패 (78.2%) / vs Zerg 32전 27승 5패 (84.4%)
2003 올림푸스 서지훈 (2003) : 129전 85승 44패 (65.9%) / vs Zerg 73전 51승 22패 (69.9%)

 

이 과정에서 홍진호가 극복해야 했던 맵들

 (홍진호가 4강 이상 진출한 개인리그에서 사용된 맵들 중, 저그 승률이 45% 이하인 맵)

Silent Vortex   T100% : Z0% / P100% : Z0%

Ragnarok   T92.8% : Z7.1%

Pelennor   T87.5% : Z12.5% / P66.7% : Z33.3%

Crimson Isles   P80% : Z20%

U-Boat   T75% : Z25%

Indian Lament   P70.3% : Z29.6% / T60.7% : Z39.2%

815Ⅲ   T67% : Z33%

Incubus   T65.6% : Z34.4%

Enter The Dragon   T65.5% : Z34.4%

개마고원   T64.6% : Z35.4%

Symmetry Of Psy   T62.5% : Z37.5%

Neo Hall of Valhalla   T61.7% : Z38.2%

백두대간   T59.2% : Z40.7%

River Of Flames   T59.1% : Z40.8%

신개척시대   T59% : Z41%

Rush Hour3   T57.5% : Z42.5%

Neo Forbidden Zone   T57.1% : Z42.9%

Requiem   T56.9% : Z43%

Nostalgia   T56.7% : Z43.3%

Neo Bifrost   T56.3% : Z43.7%

Plains To Hill   T56% : Z43.9%

Jungle Story   T55.9% : Z44%

Blade Storm   T55.3% : Z44.7%

 

이러한 맵들에서 홍진호의 종족 기여도

 (미리 분석해 둔 데이터가 2001 코카콜라배 뿐이라 이것만 예시로 들겠으나, 이런 사례를 찾자면 여럿 찾을 수 있을 것이다.)

Hall of Valhalla

 - 비공식전 포함 총 전적   T66.6% : Z33.3% -> T70.3% : Z29.6% => 종족 기여도 3.7%

 - 공식전 전적   T53.3% : Z46.6% -> T71.4% : Z28.5% => 종족 기여도 18.1%

 

Jungle Story

 - 비공식전 포함 총 전적   T55.6% : Z44.3% -> T58.2% : Z41.7% => 종족 기여도 2.6%

 - 공식전 전적   T50% : Z50% -> T62.5 : Z37.5% => 종족 기여도 16.3%

 

Ragnork

 - 종족 기여도   100%

 

 

이 모든 악조건 속에서 홍진호가 남긴 기록들

2001년 : 123전 78승 45패 (63.4%)
vs Terran 54전 34승 20패 (63.0%)
vs Protoss 33전 20승 13패 (60.6%)
vs Zerg 36전 24승 12패 (66.7%)

 

2002년 : 210전 143승 67패 (68.1%)
vs Terran 95전 68승 27패 (71.6%)
vs Protoss 64전 41승 23패 (64.1%)
vs Zerg 51전 34승 17패 (66.7%)

 

2003년 : 164전 99승 65패 (60.4%)

vs Terran 85전 46승 39패 (54.1%)
vs Protoss 33전 22승 11패 (66.7%)
vs Zerg 46전 31승 15패 (67.4%)

 

2004년 : 95전 58승 37패 (61.1%)
vs Terran 42전 25승 17패 (59.5%)
vs Protoss 30전 22승 8패 (73.3%)
vs Zerg 23전 11승 12패 (47.8%)


연간 역상성 종족전 최고 승률 보유 저그 : 2002년 71.6%, 비공식전 포함


역대 케스파랭킹 2위 횟수 3위 : 12회[2002.09-2003.02(6회), 2003.10-2004.03(6회)]

역대 케스파랭킹 3위 이내 횟수 공동 5위 : 24회, (공동 5위 김택용)

역대 케스파랭킹 5위 이내 횟수 5위 : 32회

역대 케스파랭킹 10위 이내 횟수 공동 6위 : 44회, (공동 6위 임요환)

(홍진호 위에 랭크된 선수들 : 이영호, 이제동, 김택용, 임요환, 이윤열, 송병구)

 

역대 케스파랭킹 저그랭킹 1위 횟수 2위 : 27회[2002.05-2004.07(27회)]

역대 케스파랭킹 저그랭킹 2위 횟수 8위 : 7회[2002.03-2002.04(2회), 2004.09-2005.01(5회)]

역대 케스파랭킹 저그랭킹 3위 이내 횟수 2위 : 46회

(홍진호 위에 랭크된 저그 : 이제동)

 

역대 양대 리그 4강 진출 횟수 : 4위(10회)
[1위 : 이제동 (12) / 2위 : 이윤열, 이영호 (11) / 5위 : 임요환, 최연성 (9) / 7위 : 강민, 조용호, 송병구 (8) / 10위 : 김택용, 정명훈 (7)]


역대 두 번째로 억대연봉 장기계약 체결
역대 두 번째로 온게임넷 스타리그 100승 클럽 가입
역대 두 번째로 온게임넷 스타리그 명예의 전당 등록
역대 온게임넷 스타리그 다승순위 2위
역대 프로게이머 통산 다승순위 5위

 

통산전적 923전 527승 396패 (57.1%)
대테란전 427전 235승 192패 (55%)
대토스전 275전 165승 110패 (60%)
대저그전 221전 127승 94패 (57.5%)

 

 

 

4.

 

 타 종족에 비해 저그가 선수들의 순위를 매김에 있어 의견 충돌이 잦은 것은 결국 홍진호의 존재 때문이다. 홍진호가 우위냐 박성준이 우위냐, 홍진호가 우위냐 조용호가 우위냐를 놓고 몇 년 동안 답이 없는 설전이 벌어지는 것은 근본적으로 홍진호가 우승하지 못한 저그라는 것에서부터 기인한다. 결국, 우승 한번 하지 못한 홍진호가 죄인이 된다.

 

 후대의 저그들은 쉽게, 압도적으로 차지한 그 우승을 홍진호는 차지하지 못했으므로 홍진호는 평가 절하되어야 하는가? 우승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홍진호가 남긴 업적과 기록은 그 가치를 상실하거나 일부만 인정받아야 하는가?

 홍진호가 결승에서 맞서 싸운 상대와 박성준, 조용호, 박태민이 맞서 싸운 상대는 다르다. 그것을 그저 승패만을 놓고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인가?

 각자 세대가 다르고 전성기를 맞이한 시대가 다른 선수들을, 각 시대와 세대의 차이를 무시한 채 거시적 관점에서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있을 것인가?

 홍진호의 전성기는 박성준의 전성기나 조용호의 전성기나 박태민의 전성기와 견주어 보아도 더 좋은 승수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래도 홍진호는 우승이 없으니 그들보다 못한 저그인가?

 나는 잘 모르겠다.

 

 어떠한 선수를 평가할 때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함은 옳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되도록이면 수치화된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으려고 한다. 그러나 저마다 최강과 최고를 가리는 기준은 주관적일 수 있다. 그러니까, 스타팬들이 가장 손쉽게 꺼내는 그 '커리어'에 우승 횟수만 포함시킬 수도 있고 나처럼 전성기 승률과 승수, 누적 승률과 승수, 역상성 종족전 전적, 맵 밸런스, 상대해온 선수들, 시대와 시기, 랭킹, 종족 기여도, 상징성(이 상징성이라는 것이 결코 스타성에서만 기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외모나 성격, 경기 스타일, 성적 등을 포괄한다고 보며, 따라서 이것이 완전히 주관적인 기준인가라는 의문에 나는 부정적이다.)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객관적인 기준은 없다. 어떤 것에 더 점수를 줄 것인가도 결국은 주관적이다.

 그러므로 홍진호를 최고의 저그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최강의 저그를 꼽을 때 이제동 다음 자리에 홍진호가 아닌 다른 저그를 넣을 수도 있다. 서로의 기준 차이일 뿐, 어떤 것도 정답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홍진호라는 선수를 평가할 때, '0회 우승의 준우승 저그'라는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가 있다면, 그러한 이름으로 홍진호를 부르는 것이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만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떠올린 그 이름의 시작에 어떠한 것들이 있었는지를 부디 돌이켜 봐주었으면 좋겠다. 그대들의 기억 속에도, 그대들이 홍진호에게 붙여준 '저그'라는 이름이 있고 '폭풍'이라는 이름이 있고 홍진호가 애처롭게 싸우며 지켜낸 저그의 시대가 있을 것이다.

 "0회 우승의 저그 따위가 어딜 감히 3회 우승의 저그에게?"와 같은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홍진호에게 너무 잔인한 말이다.

 

 

 

5.

 

 홍진호가 가졌던 예쁘고 영광스러운 이름은 홍진호의 시대와 함께 잊혀져가고 있다. 추억은 미화되기도 한다지만, 그보다 더 손쉽게 바래지기도 한다. 우승 한 번 하지 못한 죄로 홍진호의 이름과 홍진호의 시대는 점점 더 그 가치를 잃을 것이다. 홍진호는 계속해서 평가 절하 받을 것이고 나는 그것을 억울해 할 것이고 그래서 눈이 뒤집혀 키배를 뜨다가도 "그러게, 한 번만이라도 우승했다면 어떻게든 좋게 평가해 볼텐데.." 하는 말을 들으면 속상해서 눈시울이 뜨거워질 것이다. 그렇게 홍진호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 앞으로도 콩, 2인자, 비운의 저그 등 좋지 않은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릴 것이다.

 

 그러나, 절대 그의 시대를 잊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가 이뤄낸 업적과 가치를 고스란히 인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의 진정한 이름으로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의 진짜 이름이 무엇인지를 두고 열정적으로 키배를 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전히 그를 최고의 저그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가 가진 수많은 이름, 그중에서도

폭풍 홍진호의 진정한 이름, ‘저그의 혼’으로 그를 부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 전적 출처 : http://www.ygosu.com

+ 참고자료 (홍진호의 종족 기여도) : http://yusongi.tistory.com/413

+ 이 글은 PGR21에도 게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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