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살아났다.

여전히 상태는 최악이지만, 이제 목숨부지에 급급한건 아닌듯 하다.

 

한숨 돌리고 나니 떠오르는 것들.

가족. 일. 공부.

벌려놨던 팬페이지.

그 외 시작하다 만 것들.

 

오랜만에 더 옐로우에 들어갔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래도 최근까지 명맥유지는 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초토화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걸음마도 떼지 못한 상태에서 관리자가 빠졌으니.

복구할 엄두도 나질 않고, 사실 그정도까지 몸 상태가 회복된 것도 아니고.

막막하다. 짧게나마 만났던 분들께 미안하기도 하고.

어쩌지, 닫아두는게 더 나으려나.

 

진호는 잘 지내는 것 같다.

못 본 사이 더 예뻐진 것 같기도.

그동안 콩두스타즈파티도 잘 끝낸것 같고, 예능 하나도 잘 끝냈고,

여전히 고정인 프로들도 있고. 점점 더 방송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나보다.

여전히 어색하고 조금은 아쉽지만... 뭐, 어쩔 수 없나.

서른 훌쩍 넘어버린 진호에게 게이머 해달라는 욕심은 말도 안되는 거겠지.

생각해 보면 원레기, 마레기, 찬레기, 진조작, 신베팅 등등과 같은 사례는 말할 것도 없고

술집 영업부장 한답시고 지 팬까페까지 술집 영업까페로 바꾼 누구라던가

아프리카에서 마레기와 어울린다던가 일베 비위나 맞춰주고 있는 몇몇 아이들이라던가(아프리카 한다고 무조건 나쁘다는건 절대 아니다.)

어디서 뭐 하고 사는지 소식조차 알 수 없는 아이들에 비하면 진호는 무척이나 괜찮은 길을 가고 있는 거니까.

내가 적응해야겠지, 방송인 홍진호에게.

 

지오디가 컴백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반가운 마음도 들었지만,

솔직히, 신화의 팬으로서는 조금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

지오디가 15주년이라고는 하지만, 공백기가 10년 가까이 되는데 그걸 온전한 15주년으로 볼 수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신화는 군대 다녀오느라 생긴 공백을 제외하면 정말 꾸준히 앨범내고, 무대 서고, 활동하면서 지켜온 16년인데

신화의 15주년, 16주년과 지오디의 15주년에 대한 대중과 언론의 관심과 온도가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여론, 언론은 물론 같은 연예계 종사자들까지 신화와 지오디의 15주년에 대해 확연히 차이를 보이니,

성실히 음악하고 활동해온 우리 애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은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16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8년 전에도, 2년 전에도, 작년에도, 올해까지 여전히.... 끊임없이 평가절하 당하는 우리 애들이 불쌍할 뿐.

뭐, 해체했던(공식적이든, 잠정적이든) 옛 그룹들이 다시 뭉치고 활동하는 최근의 트렌드를 이끈게 바로 신화의 컴백이었다는 점에 의의를 두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까.

 

지난 5개월동안 세월호를 비롯해 참 별별 일이 다 있었고,

세상은 그 사이에 또 많이 바뀌었고,

나만 멈춰 있었구나.

 

한번에 따라잡긴 힘들겠지만, 다시 걸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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