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덕질이 팔자에 없나보다. 꼭 내가 바빠 미치겠거나 힘들어 돌아버리겠을 때 덕질거리가 쏟아진다. 내새끼들의 새 앨범도 그렇고, 진호의 크라임씬2도 그렇고. 보고 싶은 드라마도 많았는데 이건 뭐 리스트만 작성해놓았을 뿐 언제 볼 수 있을지 기약도 없고. 요즘에는 그나마 보던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못 보고 몇주째 밀린 상황. 일주일의 피로를 삼둥이 보는 낙으로 풀었는데 그럴 시간 조차도 없어진다. 데스크탑으로 스타 한 판 하는건 꿈도 못꾸고, 모바일 게임도 몇주째 건드려 보지도 못했다. 아이템 받으러 출석체크도 못하고 있으니 원... 아예 생각 조차 못하고 넘어간 적도 많고, 생각은 났는데 바쁘니까 조금 있다가 출첵 해야지 하고 넘겼다가 하루 넘긴적도 많고.

 

 


 

2.

 

 몸이 늙어가는 걸 느낄수록 머리와 정신이 늙어가는걸 느낀다. 체력의 한계 뭐 이런건 차치하고서라도 머리가 굳어서 청춘들 따라잡기가 버겁다는걸 매일매일 체감한다. 가뜩이나 유리멘탈은 이제 소멸하기 직전이고. 한동안 일을 쉬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걸 차치하고서라도 일을 하는게 힘들다. 업무 복귀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여전히 적응하느라 헉헉댄다. 예전엔 일주일이면 했을 일을 이제 보름이 걸려야 마무리할 수 있다. 그것도 이전보다 완벽하지 못한 상태로. 고까워 미치겠다. 지금도 좀 그런 편이지만, 이전에 정말 워크홀릭이었던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같은 놈을 봤다면 아마 엄청 짜증냈을거다. 내가 생각해도 요즘 나는 일을 잘 못한다.

 

 


 

3.

 

 내새끼들의 새 앨범이 나왔다. 신화라는 이름을 달고 정규앨범만 벌써 열 두번째. 12집은 사실 뭐랄까, 썩 내 취향인 것은 아니다. 물론 요즘 바빠서 충분히 듣지 못해 그런 것일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한번에 확 내 마음에 꽂히는 곡이 없다. 역시나 썩 내 취향이 아니었던 10집과 11집에서도 단숨에 나를 끌어당긴 곡이 있었는데 말이지. 10집의 On the road, Move with me나 11집의 마네킹 같은 곡들. 물론 한번에 꽂히는 곡이 없다고 해서 좋아하는 곡이 없는건 아니다. 타이틀은 10집 Venus, 11집 This love보다도 훨씬 취향이다. 뭐 수록곡들도 듣다보면 좋다. '꽂힌 곡'과 '좋은 곡'은 다른 개념이니까.

 내 취향과는 상관 없이, 12집의 완성도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나는 신화가 꾸준히 음악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또 항상 노력한다는 것에 정말 큰 점수를 주는데, 내새끼들의 대단한 점은 그 노력이 과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결과물로도 치환된다는 것이다. 12집 또한 그렇다.

 컴백 첫 주의 무대밖에 보지 못했지만, 표적의 무대를 보면서 나는 내새끼들이 신화라는 이름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또 얼마나 지키고 싶어하는지가 또렷히 보여 고맙고 또 가슴뭉클했다. 과거에 멈춰선 아이돌이 아니라, 과거를 팔아서 현재를 사는 아이돌이 아니라, 역사와 전통을 가진 채로 미래를 보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돌. 그게 바로 신화다.

 그러니까 제발 방송이고 언론이고 내새끼들만 보면 자동으로 "장수비결?" "시조새님?" "조상돌님?" "추억팔이좀?" "과거재현좀?" 이딴 헛소리를 지껄이거나 개똥같은 요구좀 그만 해라!!! 제발 다른 아이돌에게 하듯 이번 앨범은 어떤 앨범인지 묻고, 신화의 음악이 어떤지좀 조명하고, 신화의 무대와 춤은 어떤지 얘기하고, 신화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논평하란말이다!!!!!!

 

 


 

4.

 

 콩두 스타리그가 끝났다. 항상 본방으로는 못보고 VOD로 겨우겨우 보았고 그나마도 별로 안 좋아하는 선수들 경기는 스킵해가며 보긴 했다만은 어쨌든 보긴 봤다. 콩두 스타즈리그 시작할 때 부터 진호... 아니 홍진호 대표와 콩두 컴퍼니에 하고싶은 말이 많았는데 그래도 리그가 다 끝날 때 까지는 지켜보다가 논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 글을 미뤘었다. 그런데 요즘 너무 바빠서 영영 미뤄질 것 같다는 게 함정...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상반기 안에는 꼭 짬을 내서 적어보고 싶다. 뭐 이러저러한 할 말은 많지만, (예를들어 테사기라든가... 테란 씹사기라든가...) 이번에 콩두 스타즈리그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은 윤용태와 한상봉이었다.

 맨날 용새라고 혼자 놀리긴 했었다만 사실 놀리는 만큼이나 안타까웠던 윤용태. 그 육룡이면서도 그놈의 새가슴때문에 훨씬 대성할 수 있는 선수가 제 능력을 맘껏 펼쳐보지 못한 것 같아서 선수 시절부터 안쓰럽고 또 안쓰러웠었다. 그런데 진짜 전투의 신 윤용태 아직 안 죽었구나, 아니 어디 안 갔구나 싶을 정도로 잘 싸우더라. 용태 경기는 다 재미있었다. 덤으로 임진묵과의 경기에서는 임진묵의 항복선언인 "우승해라 GG"가 정말 찡하기도 했었고.

 그리고 사실 이번 리그의 진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한상봉. 뒤늦게 리그에 합류해 맛집 취급을 받다가 용택이택신을 때려잡으며 시작된 쇼부봉의 진수. 결승까지 올라온 것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1세트와 2세트에서의 경기는 정말... 뭐 좀 OME끼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진짜 이게 쇼부봉이지! 이게 저그의 쇼부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박성균이 이성을 잃는 바람에 자멸한 탓도 있겠지만, 상대가 이성을 잃고 자멸하도록 만드는 것도 실력이니까. 아무튼 한상봉이 걸물은 걸물이더라. 준우승하고도 젠틀하게 소감 말하는 것도 좋았고.

 간만에 스타 보면서 정말 즐거웠다. 결승이 테저전이라 더 좋았고. (소닉 스타리그는 테테전 결승이라 안 봤거든... 프프전보다 재미없는 테테전;;) 저그가 이겼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오랜만의 잔치에 그건 뭐 어떠랴 싶다. 는 개뿔! 테란 개사기! 벙커링 씹사기!!!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 다음이 꼭 오리라고 믿으며 블로그에 쓰다가 만 '콩두컴퍼니에 보내는 제언'은 꼭 완성시켜야지. 흠.

 

 


 

5.

 

 기다렸던 크라임씬2에 진호가 또다시 출격한다. 기대하고는 있는데 볼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이런건 스포 당하고 보면 재미가 없어서... 본방은 못 보더라도 퇴근후 스포 없이 VOD를 볼 수 있도록 노력은 하겠다만은 가능할는지... 아무튼 기대중이다. 방송인 홍진호의 '성장'이 요즘 좀 주춤한 것 같던데 이 기회를 다시 발판삼아 더 더 흥하기를. (듣자하니 무도 식스맨 후보로 거론까지 되었다던데... 우리 진호 많이 컸구나ㅠ_ㅠ)

 

 


 

6.

 

 간만에 일찍 집에 왔는데 스타 한 판 하고 자야겠다. 개떡같은 클라이언트 만나서 기분을 잡치긴 했다만 덕분에 일찍 퇴근했으니 그냥 겜 한판 하며 잊어야겠다. 겜 하고 집안이 하고 해도 오늘은 적어도 6시간은 잘 수 있겠군.

 아, 블로그 메인의 슬라이드 이미지들은 없애버렸다. 로딩이 너무 오래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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