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드라마를 그다지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드라마를 보면 열에 아홉은 주연이 아니라 서브주연, 혹은 조연에 닥빙해 보는 스타일인데요, (어느정도로 심각한가 하면, 시티홀의 신미래-조국과 태양의 여자에서 신도영을 제외하면 닥빙해본 주연이 거의 생각나지 않을 정도...) 제가 아끼는 매력적인 서브 캐릭터를 다른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기도 하고, 저처럼 의도하지 않아도 매번 메인 캐릭터가 아닌 다른 캐릭터에 닥빙하는 분들, 혹은 자주는 아니지만 정말 매력적인 서브 캐릭터에 꽂혀본 기억이 있는 분들은 과연 어떤 캐릭터를 애정하시는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저부터 꼽아보자면 (시간순)





1. 진실(2000, MBC)의 이신희(박선영), 박승재(손지창)
 
제 서브닥빙의 징크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캐릭터였어요.
 당시 이신희를 대신해 수능 대리시험도 봐주고, 인사사고 낸 교통사고 가해자로 누명도 쓰고, 그 외에도 신희에게 이리저리 이용만 당하던 이자영(최지우)이 정말 엄청나게 불쌍하고 감정몰입이 되는 독보적 캐릭터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이신희, 박승재를 욕하는 그런 분위기였음에도 저는 이신희, 박승재쪽에 감정을 두고 보는 편이었죠.
 초중반까지는 가진것이 없고 밑바닥이 지긋지긋해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 보려는, 그러기 위해서라면 못할 짓이 없었던 박승재쪽에 몰입해서 보다가 중후반으로 치닫으면서는 모든 걸 가진것 같았지만 똑똑하고 야무지지 못해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그래서 가진것 없어도 똑똑하고 씩씩한 이자영을 남몰래 부러워 하고 있었던, 자신의 과오로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모든걸 잃게 된 상황을 앞두고 겁에 질린 이신희 쪽에 닥빙해서 봤어요.
 공부만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인 줄 알았던 학창시절, 그것을 잘 하지 못했던 신희가 가지고 있던 열등감과, 똑똑한 딸을 원하는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던 신희. 그런 신희가 성인이 되어 뒤늦게, 사람은 각기 잘 할 수 있는 것이 다르고, 자신에게 그것은 공부가 아니라 방송일임을 알았을 때... 얼마 되지 않던 찰나의 그 기쁨과 성취감, 그리고 이제 조금씩 아버지의 신임을 얻어가나 싶어 행복했던 그 순간들을 잃기 싫어 진실을 은폐하고 감추며 거짓에 숨어 몸부림 치는 과정들이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꼽는 진실의 최고 명장면은 눈앞에서 모든걸 잃은 이신희와, 그토록 지긋지긋하던 밑바닥일지라도 신희만 곁에 있어준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던 박승재가 결국 동반 자살을 결심하고 차 안에서 입맞추며 물을 향해 엑셀레이터를 밟는 장면이었어요. 그 장면에서 흐르던 권연우의 거짓말처럼이란 노래는 아직도 종종 듣곤 합니다.






 
(하드에 영상이 없는 관계로 캡쳐 대신 공식 홈페이지 사진을 가져왔어요.)

2. 천국의 계단(2003, SBS)의 한태화(신현준)
 
다들 차송주를 외칠때 저는 홀로 한태화를 외쳤습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 차송주보다 훨씬 더, 몇백곱절 몇천곱절은 더 한태화가 멋져 보였어요. 그래서 도덕적 관념이고 뭐고 다 집어 치우고, 그냥 태화와 정서가 잘 되길 빌기도 했었던;;
 자신과 동생을 낳아만 놓고, 본인의 출세를 위해 딸아들은 버리다시피 한 어머니 탓에 사람이라고는 자기 자신 외엔 믿지 못하는 태화. 그래도 딸인 유리에게는 자신의 욕망을 투영하며 자식 취급을 해주던 어머니는(태희가 필사적으로 자식 취급을 받으려 노력한 덕도 있음), 태화를 외면하다 못해 투명인간 취급을 합니다.
 양부에게도 친모에게도 없는 사람 취급을 받던 태화를 사람 취급 해준건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여동생 한정서 뿐이었어요. 좁디 좁았던 방 보다 더 작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우울을 곱씹으며 어머니는 물론 세상에,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조차 반항적이었던 남자. 누구에게도 관심을 두지 않고 누구에게도 관심을 받지 않으려는 듯 보이지만, 실은 세상 그 누구보다 관심과 사랑에 목말라했던 남자. 그런 남자가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호적상으로는 남매 관계에 있는 여동생을 사랑하면서, 남자는 자신이 가진 그 모든것을 사랑에 바칩니다. 그것이 비록 보잘것 없고 누추해, 자신이 사랑하는 여동생의 연인이 가진 그것에 비할 바 되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이뤄질 수 없는 금지된 사랑의 끝이 파국일 것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 태화는 끝내 고백 한마디 해 보지 못하고, 끝까지 사랑하는 여자의 멋지고 듬직한 오빠라는 이름 하에, 가진것 없던 자신이 그녀에게 해 줄 수 있는 전부를 주고 떠났어요. 아니, 주기 위해 떠났다고 해야겠죠. 한태화를 떠올리면, 한정서에게 자신의 눈을 주기 위해 기꺼이 웃으며 자살을 택하던 장면부터 생각납니다.




 

3. 태왕사신기(2007, MBC)의 서기하(문소리)
 아직도 태왕사신기를 떠올리면 배용준의 담덕이나, 유승호의 어린 담덕이나(ㅋㅋㅋㅋㅋ), 이지아의 수지니나, 이필립의 처로나, 연기 하나로 어마어마한 존재감에 빛났던 최민수의 대장로가 아닌, 문소리의 서기하부터 생각이 납니다.
 기하 캐릭터 자체가 이해가 안가는 이상한 캐릭터라며 논란도 많았고, 서기하 역의 문소리씨도 미스캐스팅이네, 담덕의 이모뻘로 보이네, 영화에서보다 연기가 못하네 등등 말이 많았었지만 저는 혹평을 받았던 초반의 서기하 연기도 괜찮게 봤고,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문소리씨가 연기를 잘 해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어요. 개인적으로 문소리가 아닌 서기하는 상상조차 되지 않을 정도였네요. 서기하라는 캐릭터가 극의 주요 사건에 모두 얽혀있는 데다가 감정변화도 워낙 복잡한 캐릭터였고, 절제와 폭발 두가지 다 표현해줘야 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더더욱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기하의 전생이었던 가진이나 어린 기하의 포스가 성인 기하에게서는 반감되었다는 점이 좀 아쉽지만(배우 문소리씨의 포스 말고, 기하라는 인물 자체의) 성인이 된 기하라는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안쓰럽고 가여웠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 상쇄되었다고나 할까요. 이토록 안쓰러운 캐릭터가 포스를 철철 풍겼다면 오히려 가여움이 반감되었을 것 같아요. 말로는 악인인 양 굴지만, 차마 악인이 될 수 없어 울기만 하는 캐릭터라 더 가여워 할 수 밖에 없었네요. (... 는 당시에 욕을 많이 먹었던 기하 캐릭터 에 대한 제 쉴드;;) 
 
아무것도 모른 채 부모를 죽인 원수의 손에 자라, 그 원수들의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사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여자. 전생에서는 사랑하는 이의 사랑을 받지 못해 자살했고, 현생에서는 사랑하는 이의 아이를 가졌으나 사랑하는 이의 오해로 배신 아닌 배신을 당해 대립하는 여자. 아이의 심장을 꺼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미로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도 내놓을 수 있는 여자. 자기 인생을 망쳐놓은 원수 때문에, 20년 넘게 동고동락한 스승이자 부모까지 제 손으로 죽여야 했던 여자... 안쓰러운것으로 치자면 한도 끝도 없는 캐릭터예요, 기하는. 인간적으로도 안쓰러운 인생이지만, 여자였기 때문에 더더욱 안쓰러운 삶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기하의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역시 엔딩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결말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는데, 기하 팬으로서는 꽤 흡족한 결말이었어요. 결국은 폭주해 산화해버렸을지라도, 그토록 그리워했던 아이를 품에 안고, 사랑하던 이와 오해를 풀고, 마지막엔 웃을 수 있었던...




 

4. 추노(2010, KBS)의 황철웅(이종혁)
 
물론 업복이나 곽한섬도 좋아하긴 했습니다만... 추노에서 가장 몰입하며 본 캐릭터는 황철웅이었어요. 전형적인 2인자 컴플렉스를 가진 인물이었는데, 그래서 더 마음이 갔는지도 모르죠.
 사람을 너무 많이 죽여서, 살수 아닌 살수라 느껴진 적도 있던 황철웅. 아마 단일 캐릭터의 극 중 직접 살인(청부가 아니라,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힌) 횟수로는 역대 드라마까지 통틀어도 다섯 손 안에 꼽힐만큼 많을꺼라 생각 합니다. 적어도 제가 본 드라마 중에서 황철웅만큼 사람을 많이 죽인 캐릭터는 없었어요. (갑자기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 보니, 6화부터 15화까지 10화분동안 확인 된 희생자만 70명이라고 하네요. 이쯤 되면 희대의 살인마라 불러도 무방한듯;;;)
 가난한 노모를 모시고 사는 독자. 그 시대에서 보잘것 없는 집안의 무관이 성공에 대한 야심을 품었을 때 부터, 이미 황철웅의 미래는 핏빛으로 점철되어 있었을 지 모릅니다. 야망을 이루기 위해 좌의정의 사위가 되었으나, 권세가의 식구가 되기 위한 조건은 뇌성마비인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이는 것. 가난한 노모에 이어 뇌성마비 아내까지, 황철웅에게 가족은 치부나 다름이 없었어요. 그래서 더더욱 그는 야망에 집착했던게 아니었을까요.
 늘상 2인자로 살아왔던 그에게 목표는 오직 1인자가 되는 것 뿐이었습니다. 권세고 권력이고 하는 것은 그 다음 목표였죠. 황철웅은 송태하를 뛰어넘는 1인자가 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공을 세우고, 직급이 높아져도, 송태하에겐 자신이 뛰어넘을 수 없는 무엇이 있다는 것을 뼈져리게 깨달았을 때, 그는 벽을 넘는 대신, 벽을 없애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거죠. 
 
장인인 좌의정에게 이용당하기만 하고, 장인의 계략에 의해 벼슬까지 박탈당한 채 살인귀가 되어 멈출 줄 모르고 살인을 계속하던 황철웅은 송태하를 죽여야만 모든 게 어떤식으로든 끝날 거라고 믿던 사람입니다. 그 파멸의 끝을 향해 미친듯이 질주하다가 불현듯이 멈춰 섰을 때, 그동안의 고독과 회한이 한꺼번에 우르르 무너져 내렸을 때, 그제서야 황철웅은 반은 열등감에, 반은 장인에 의해 조종당하던 악귀에서 사람으로 돌아와, 엉망진창이 된 채 피가 엉겨붙은 자신의 손에서 스스로의 의지로 칼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됩니다. 욕망에 지치고 고독에 찌들어 피폐해진 모습으로, 그토록 무시했던 부인의 손을 잡고 오열하던 마지막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5. 자이언트(2010, SBS)의 이성모(박상민)
 아마 제 드라마 역사상 가장 아끼는 인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대로된 러브라인이나 로맨스도 없었지만, 되려 그래서 가장 드라마틱한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후반부에 작가의 뻘짓으로 등장한 지연수란 인물과 엮이지만 않았다면, 제 드라마 역사상 가장 완벽한 비극적 인물이 되었을텐데 그 점이 조금 아쉽지만...
 눈 앞에서 아버지가 목숨을 잃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장남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을 보살피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감히 힘들어 할 수도 없었던, 한평생 복수를 위해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개를 자청해 더럽고 위험한 일을 모두 해내면서, 그 악마의 손에 아버지는 물론이고, 가장 혼란스럽고 힘이 없었고 힘들었을 때 의지와 위로가 되었던 군의관 형, 그리고 그의 동생이자 자신의 소울메이트와도 같았던, 잃어버린 동생의 자리를 대신해주던 동료 유찬성까지 잃어야 했던 사람. 복수와 가족만을 생각하며, 심장이 오그라들고 피가 말라붙어서, 동생들을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세상에서 가장 비참히 살아왔던 그런 사람. 다시 만난 동생들에게 그 끔찍한 복수의 업보를 지워주기 싫어 더러운 피는 자신의 손에만 뭍히고자 했던 그런 사람. 상황이 뜻대로 되지 않아 동생들까지 복수에 나서게 되었을 때, 누구보다도 스스로의 못남을 자책했던 사람.
 정말 이성모에게는 복수와 가족, 그 두가지 뿐이었어요. (동생들은 제대로 된 사랑이라도 해 봤지만, 성모는 평생을 여자가 뭔지도 모르고 살았죠. 후반 지연수와의 일들은 지연수 일방적인 구애에 불과합니다. 성모가 총에 맞은 뒤에도 마찬가지죠.) 그 두가지를 위해 죽을때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희생한 사람. 심지어 가족과 복수를 위해 총에 맞고도 죽을 수 없었던(개인적으로는 이성모의 본능과 의지가 죽음마저도 '포기'했다고 느꼈어요.) 큰형, 큰오빠 이성모 .
 이성모가 가엾고 안쓰러웠던 장면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중 제일로 뽑을 만한 씬은 아무래도 성모가 실종된 뒤 동생인 강모, 미주가 성모 홀로 살던 집을 찾아갔을 때가 아닌가 합니다. 집이라고 하기도 민망할 만큼 작은 방. 그 누추한 방을, 중정 최고 요원을 거쳐 현직 안기부 과장으로 있는 사람의 집이라고 어느 누가 상상조차 할 수 있을까요. 그 당시 중정, 안기부가 어떤 곳이었는지를 떠올려 본다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 입니다. 게다가 동생들은 제법 잘 나가는 중견 건설기업의 사장과 제법 잘 나가는 떠오르는 신예 연예인. 그런 사람의 집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초라한 방의 모습에서, 동생들에게 뭐든 해주고, 동생들만을 위해 살겠다던 맏이의 진심이 뼈져리게 묻어 나와 가슴 아팠습니다.




 

6. 무사 백동수(2011, SBS)의 여운(유승호)
 드라마 자체는 시망똥망이지만 여운이라는 캐릭터 하나로 버텼던 드라마. 그만큼 여운의 모든게 매력적이었어요. 비주얼 같은걸 떠나(물론 비주얼마저 여운이란 캐릭터와 잘 어울려서 좋았습니다ㅋㅋㅋ) 여운이라는 캐릭터가 갖는 비극이 좋았달까요.
 운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은 아이예요. 고아로 자라지는 않았지만, 차라리 고아로 자라는 것 보다 못한 가정에서 자랐죠.(부모가 없었어도, 늘 흑사모의 사랑을 듬뿍 받은 백동수의 어린시절이 차라리 훨씬 행복했을 겁니다.) 자신의 친부는 자신을 살성으로만 치부하고, 자신을 살리려던 친모는 남편의 손에 죽게 되면서 아이는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은 채, 기억도 없는 어린 시절부터 사람을 죽이는 운명으로 크게 되었고, 아비에게 제대로 된 애정 한번 받지 못하고 늘 목검을 쥔 채 외로움을 달래던 아이에게 생에 처음으로 따듯한 관심을 주었던 사람은 하필이면 살수 집단 의 총수.
 천수는 운이에게 살성 따위는 없던 운명이라 말했지만, 어쩌면 운이는 살성이 아니었더래도 살수가 될 운명이었을 지 모릅니다. 죽을 때 까지 자신이 지고 가야 할 멍에인 줄 알았던 아버지의 죽음이 자신의 짓이 아님을 알게 되었을 때, 자신이 평생을 아버지처럼 믿고 따르던 이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임을 알았을 때, 그러나 마냥 그를 미워할 수 없을 만큼 그에게 정을 주고 받았음을 깨달았을 때, 차라리 운이가 절대악을 타고난 살성이길 바랄 만큼 운이는 선했습니다.
 살성을 타고 나지 않았지만 살수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아이. 그렇기 때문에 저는 운이의 그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살수 같지 않은 행동들이 이해가 됐어요. 운이는 무인과 살수 사이에서 한쪽씩만 발을 담근 채, 반반씩만 몸을 걸친 채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살아왔어요. 운이의 양 손에 쥔 검, 그 중 하나는 살수의 검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활인검이었죠.
 그렇게,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면서, 착할 수도 악할 수도 없었던 아이는 마지막엔 평생의 업보라고 믿었던 허구의 살성을 스스로 깨부수고 오직 자신의 힘과 의지를 통해 선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역시 제가 꼽는 여운의 베스트씬은 백동수와 싸우던 중, 운이가 자결을 택하는 장면이예요. 운이의 선택을 단순한 죽음이 아닌, 거짓된 살성으로 얼룩진 자신의 운명을 지우고 태초의 선으로 돌아가려는 주체적 선택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사실 꿈보다는 해몽ㅠㅠ 동무라 믿었던 초립이의 모진말에 상처받은 운이의 눈빛은 지워버리고, 그렇게 믿으렵니다...)




 

7. 공주의 남자(2011, KBS)의 경혜공주(홍수현), 정종(이민우)
2인자 컴플렉스를 가지고 자멸을 향해 엑셀레이터를 밟던 신면이란 캐릭터도 관심있게 봤지만, 역시 공남에서는 정경에 닥빙할 수 밖에 없었죠. 역사속에 실재했던 실존 인물이라 더더욱 가슴저리며 닥빙했었어요.




이 외에도 많지만, 딱 일곱 작품에서만 꼽아봤습니다. 너무 길어졌네요;; 여러분이 애정하는 서브 캐릭터는 어떤 인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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